백내장 잡았지만 과잉진료 사각지대에 손해율 악화
지급기준 과도한 강화 우려..."선량한 소비자만 피해"
지급기준 과도한 강화 우려..."선량한 소비자만 피해"
매일일보 = 이광표 기자 | 보험사들이 지난해 실손의료보험으로 1조5300억원의 손실을 냈다. 과잉진료에 비급여항목 손해액이 늘면서 보험료수입보다 보험료지급이 더 컸던 탓이다. 이로써 실손보험은 7년째 적자 행진을 이어가게 됐다. 내년에도 보험료 인상이 불가피하다는 전망이 나오는 이유다.
실손보험은 전 국민 대부분이 가입해 '제2의 건강보험'으로 불린다. 업계 안팎에선 누적된 적자에 선량한 가입자만 피해를 보는 악순환을 끊어야 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18일 금융감독원이 발표한 '2022년 실손보험 사업실적'에 따르면 지난해 실손보험 손익(보험료수익에서 발생손해액과 실제사업비를 제한 값)은 1조5300억원 마이너스를 기록했다. 전년(2조8600억원)보다는 적자 폭이 1조3300억원 개선됐다. 보험금 누수의 원흉이었던 백내장 수술에 대한 심사기준을 강화하며 적자 규모는 줄었지만 여전히 모니터링이 부족한 과잉진료의 사각지대들이 존재하며 적자행진을 이어갔다. 보험사들은 비급여항목에 대한 과잉진료에 지급보험금이 늘어나면서 매년 손해율 악화에 시달리고 있다. 국회 보건복지위원회 이종성 국민의힘 의원이 손해보험협회로부터 제출받은 '10대 비급여 등 지급보험금 통계'에 따르면 지난해 실손보험금 지급액은 10조9300억원이다. 전년(10조5959억원)과 비교해 3.2%로 소폭 증가했지만 3년 전인 2019년(8조7531억원보)과 비교 시 24.9%나 치솟았다. 특히 이 중 10대 비급여 지급보험금이 2조9665억원으로 27.1%를 차지했다. 보험업계와 소비자단체에 따르면 최근 체외충격파치료에 의한 보험금 청구가 급증하면서 일부 보험사들이 지급 기준을 재정비하기 위한 심사에 들어갔다. 체외충격파치료는 충격파가 발생하는 치료기를 이용해 절개 없이 근골격계 통증을 치료하는 비수술적 치료다. 체외충격파치료는 실손보험 과잉진료 주범으로 지목되는 도수치료와 병행되는 경우가 많고 최근 실손보험금 청구 건수가 급증하고 있다. 이 외에 전립선비대증 수술도 보험금 누수의 새로운 주범이 되고 있다. 이에 손보사들은 올 상반기 전립선비대증 수술에 대한 실손보험금 지급 규모와 과잉진료 사례 등에 대한 취합을 마무리 하고 이르면 하반기 실손보험금 지급 기준을 개정한다는 방침이다. 현재 일부 손보사들은 SIU를 통해 전립선 비대증 과잉수술이 의심되는 병원들을 조사하는 한편 일부 병원에 대해서는 경찰에 수사를 의뢰하기도 했다.금감원 관계자는 "정당한 보험금 청구건은 신속히 보험금을 지급할 수 있도록 지급심사 관련 감독을 강화할 것"이라며 "보험사기 의심 청구건 등에 대해서는 엄밀한 심사를 실시해 보험금 누수 등 보험료 인상 요인을 최소화 하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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