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中企, 고질적 인력난·전근대적 노동관에 MZ 이탈 가속
미국·홍콩 등 주요국, 디지털 대전환·창의성 발굴로 애로 완화
매일일보 = 김원빈 기자 | MZ세대의 중소기업 인식 개선을 위해 해외 주요국 사례를 참고해야 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20일 업계에 따르면, 중소기업은 젊은 구직자로부터 외면 받으며 인력난에 처해있다. 반면, 일부 해외 선진국들은 중소기업의 업무 구조를 효율화하고, 창의적 아이디어를 장려해 중소기업의 강점을 부각하고 있다.
특히 해외국들은 중소기업의 ‘디지털 전환’에 방점을 찍고 이를 적극적으로 추진하고 있다. 중소기업의 고질적인 인력난이라는 난관을 극복하는 동시에 업무 효율화를 추진해 노동시간을 단축하는 게 이들의 주된 목표로 설정됐다. 또 중소기업을 찾는 고객 경험을 제고하고 중소기업의 창의성을 살린 새로운 비즈니스 모델 발굴 및 도입 등도 적극 이뤄지고 있다.
보스턴컨설팅그룹(BCG)이 825개 기업을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 미국내 83%가 디지털 전환을 서두르고 있다고 응답했다. 국내와 유사하게 코로나19 확산으로 인력난이 가중되자 이를 해소하기 위해 나서기 시작한 셈이다.
먼저 미국은 ‘인프라 투자 및 고용 법안’이라는 법적 근거를 마련해 중소기업의 디지털 전환을 능동적으로 지원하고 있다. 구체적으로 미국 중소기업청(SBA)은 작년 2월 Business Forward와 함께 민관 협력단체 SBDA(Small Business Digital Alliance)를 설립해 중소기업의 디지털 전환 지원에 나서고 있다.
이들은 전자상거래, 통신, 금융 서비스 등 다양한 분야의 현지 기술 선도기업(아마존, 구글, 메타)이 참여하는 디지털 전환 멘토 프로그램을 운영하고, 이들과의 협력 기회를 제공한다.
중소기업이 실질적인 디지털 전환을 이룩할 수 있도록 단순 예산을 투입하는 것이 아닌 ‘디지털 툴 라이브러리’를 운영하는게 핵심이다. 디지털 툴 라이브러리는 참여 대기업이 제공하는 디지털 도구(온라인 마케팅, 사이버 보안, 시스템 최적화 등) 활용 관련 조언 및 온라인 워크샵 등을 제공한다. 이외에 홍콩, 대만, 스웨덴, 스위스 등도 산학연 협력 강화 등 각기 다른 방식으로 중소기업이 디지털 전환에 나설 수 있도록 돕고 있다.
디지털 전환을 통해 혁신적 아이디어를 사업 모델(BM)로 구축한 사례도 있다. 홍콩의 맞춤형 영양제를 판매하는 C사는 홍콩 내 건강기능식품에 대한 수요가 높다는 점에 착안했다. 또한 소비자들이 자신의 건강상태에 부합하는 건강기능식품을 찾는데 어려움을 겪고 있다는 점을 포착했다.
이에 디지털 전환을 통해 확보한 인공지능(AI) 기술을 활용한 맞춤형 영양제 구매 플랫폼을 개발해 소비자로부터 높은 호응을 얻었다. 전문가가 설계한 설문지를 소비자가 작성하면 AI 시스템이 이용자의 건강상태를 분석해 각각의 이용자에게 필요한 제품과 섭취량을 추천한다.
구매 역시 구독 경제 시스템을 채택해 1개월분의 영양제 배송으로 소비자 부담을 낮췄다. 또 소비자들은 개인화된 포장 방식과 문구 등을 개발해 선물 등으로 활용될 수 있도록 제품 범용성을 확대했다.
업계에서는 이같은 해외 사례와 같이 한국의 중소기업이 세계적 디지털 전환 흐름을 빠르게 포착할 필요성이 있다는 주장을 제기한다. 또 디지털 전환을 활용해 소비자를 대상으로 한 경쟁력을 확보하고, 더 나아가 브랜드 이미지 제고를 통한 구직자 유입을 촉진해야 한다는 의견도 나온다.
이에 업계는 국가, 대기업, 산학연 등 다양한 주체를 통한 중소기업의 디지털 역량을 확보하는 게 핵심이라고 주장하고 있다. 중소기업이 소비자로부터 인정받는 제품과 서비스를 개발할 수 있다면, MZ 구직자의 유입은 자연스럽게 이뤄질 수 있는 과정이라는 게 이들의 호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