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일주일 6번 당정협의회 진행…'민생 119'도 재가동 예정
매일일보 = 문장원 기자 | 당 지도부의 잇따른 설화에 시달리던 국민의힘이 당 윤리위원회와 당무감사위원회를 동시에 띄우며 내부 기강 잡기에 나선다. 아울러 전세 사기와 전기·가스요금 인상, 마약 문제 등 각종 민생 현안에 대한 당정협의회를 연이어 여는 등 민생 행보로 나서며 정국 주도권 잡기에 주력하는 모양새다.
23일 정치권에 따르면 국민의힘은 24일 윤리위 위원을 추가로 임명하고 윤리위 구성을 마무리할 예정이다. 앞서 윤리위원장에 황정근 변호사를, 전주혜 의원을 윤리위원에 임명했다.
당 안팎에서는 윤리위가 새롭게 구성되면 망언 논란으로 구설에 오른 김재원·태영호 두 최고위원에 대한 징계 검토에 들어갈 것으로 보인다. 특히 새 윤리위의 '1호 징계' 대상이 김 최고위원이 될 것이라는 전망이 우세하다.
김 최고위원은 김기현 지도부가 출범하자마자 '5·18 정신 헌법 수록 반대' '제주 4.3 폄하' '전광훈 목사 칭송' 등 거듭된 설화를 일으켜 사실상 당 지지율 폭락에 실마리를 제공했다. 김 최고위원이 김기현 대표의 공개 경고에 4월 한 달간 자숙을 자처했지만 자진 사퇴를 요구하는 목소리가 계속 이어지고 있다.
이철규 사무총장도 지난 19일 KBS라디오 '최경영의 최강시사'와의 인터뷰에서 "(김 최고위원이) 당이 추구하는 이념, 가치와 어긋나 보인다"며 "윤리위가 구성됐다. 우리 당이 적어도 국민 눈높이에 어긋나고 일반적인 생각과 어긋난 분들이 모인 당은 아니다"라고 밝힌 바 있다.
전당대회부터 거친 입으로 논란을 일으킨 태 최고위원도 징계 대상이다. 김 대표가 '제주 4·3사건은 김일성 일가의 지시', '쓰레기(Junk) 돈(Money) 성(Sex) 민주당. 역시 JMS 민주당', '김구 선생이 김일성의 통일전선 전략에 당한 것' 등 발언을 한 태 최고위원에 대해 계속해서 경고를 한 것으로 알려진 데다, 태 최고위원이 자진해서 윤리위 심사를 요청한 만큼 징계 논의 가능성이 높다.
다만 징계 수위에 대해서는 민심에 끼칠 영향을 두고 전망이 갈리고 있다. 만일 중징계가 내려질 경우 출범 두 달도 안 된 김기현 지도체제가 타격을 입어 혼란이 불가피해진다. 반대 징계를 피하거나 경징계로 그친다면 내년 총선을 앞두고 중도층으로부터 외면을 받을 수도 있다.
또 징계가 제명, 탈당 권유, 당원권 정지, 경고의 네 단계로 나뉘는데 앞선 이준석 전 대표의 경우처럼 '당원권 정지 1년 6개월' 징계를 받을 경우에는 내년 공천 자체가 봉쇄될 가능성도 있다.
당무위도 오는 24일 구성을 마친 뒤 이르면 상반기 중 당무감사에 돌입할 예정인 것으로 알려졌다. 당내에선 당무위가 이르면 이달 중 계획을 공표한 뒤 6~7월부터 전국 당원협의회에 대한 당무 감사에 나선다는 얘기도 나온다. 여기에 김 대표가 현재 26곳이 비어있는 사고당협을 채울 조직강화특별위원회를 또다시 꾸리는 방안도 검토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그만큼 당을 내홍을 수습하고 기강을 잡으려는 김 대표의 의지가 그만큼 큰 것으로 읽힌다.
민생 행보에도 박차를 가하고 있다. 국민의힘은 17일 교육위 당정을 시작으로 지난주에만 총 6번의 당정협의를 진행했다. 21일에는 마약류 관리 종합대책 관련 당정협의를 가졌고, 특히 최근 불거진 전세 사기 피해와 관련해서는 20일과 23일 두 번의 당정협의회를 개최했다.
당내 기강 잡기와 더불어 민생 당정과 전세 사기 피해 지원 티에프 등 각종 특위를 구성해 민생 현안을 적극 챙기면서 민심 공략도 병행한다는 계획이다. 여기에 '밥 한 공기 다 먹기' 조롱 논란으로 개점휴업 중이던 김기현호 첫 특위 '민생119'도 24일부터 재가동에 들어간다. 특위는 시급한 민생 현안과 관련 현장 방문 등 특위 활동 전반에 대해 논의해 당의 민생 행보를 지원할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