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일보 = 염재인 기자  |  5월 임시국회가 시작됐지만 노란봉투법, 방송법, 전세사기법 등 쟁점 법안이 산적한 탓에 여야 간 대립이 이어질 것으로 우려된다. 특히 야당은 노란봉투법과 방송법 등과 관련해 강행 처리를 예고하면서 5월 임시회 뇌관으로 작용할 것으로 보인다. 전세사기법의 경우 피해자 구제에 대해 여야 모두 공감대를 형성했지만, 전세보증금 지원 여부를 놓고 양측이 평행선을 달리면서 처리 가능성에 빨간불이 켜졌다.

3일 정치권에 따르면 박광온 더불어민주당 원내대표는 지난 2일 국회에서 윤재옥 국민의힘 원내대표를 만났다. 지난달 28일 박 원내대표가 선출된 이후 첫 회동이다. 윤 원내대표는 이날 회동에서 "민생을 챙기고 국익을 챙기는 정치 본연의 모습으로 돌아가면 여야 협치의 조건은 없다"며 "21대 국회 마지막 1년이라도 국민께 희망과 신뢰를 드리는 성숙한 국회의 모습을 보여드릴 수 있었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박 원내대표는 "민생에 우선하고 정치를 복원하는 중요 과제는 긴밀히 협의하면서, 선의의 경쟁을 하면서 국민과 함께 소통한다면 대한민국 정치에 대한 국민의 신뢰는 지금보다 훨씬 높아질 것이라는 확신을 가진다"고 화답했다.

양측은 이날 회동에서 향후 현안들에 대한 협상을 염두에 둔 듯 쟁점 법안들에 대한 구체적인 언급은 생략한 채 원론적 입장만 반복한 것으로 알려졌다. 

여야가 이견을 보이는 법안 중 하나는 하도급 노동자에 대한 원청 기업의 책임을 강화하는 내용의 노동조합법 2·3조 개정안(노란봉투법)이다. 민주당은 노란봉투법을 이번 회기에서 처리하겠다는 방침이지만, 국민의힘은 법제사법위원회에서 좀 더 면밀히 심사해야 한다는 입장이다. 해당 법안이 법사위 계류 기간인 60일을 넘긴 만큼 야당은 이달 중 본회의 직회부를 시도할 것으로 예상된다. 

방송3법 개정안(방송법)도 여야 쟁점 법안이다. 방송법은 지난달 27일 여당의 표결 보이콧으로 인해 야당 주도, 본회의에 부의됐다. 민주당은 법안 내용 및 표결 시기 등과 관련해 국민의힘과 합의에 이르지 못한다면 이달 중 임시국회에서 방송법 상정을 요청한다는 방침이다. 

노란봉투법·방송법과 달리 여야가 원만히 처리할 것으로 기대했던 전세사기법, 즉 전세 사기 피해자 구제를 위한 법안도 합의가 잇따라 불발되면서 먹구름이 드리웠다. 여야는 지난 2일에 이어 3일에도 국회 국토교통위원회 법안소위에서 전세사기 특별법 논의를 이어갔지만 합의에 이르지 못했다. 전세 사기 피해자 요건과 보증금 반환 채권 매입 여부 등에서 평행선을 달리면서다. 야당은 이 사태를 '사회적 재난'으로 바라보는 반면, 여당은 다른 사기 사건들과 형평성을 고려해야 한다는 입장이다. 

이 밖에 지난달 27일 본회의에서 통과된 간호법 제정안에 대한 윤 대통령의 거부권 행사 여부, 지난 본회의에서 패스트트랙(신속처리안건)으로 지정된 '쌍특검법' 등도 갈등의 불씨로 남아있다. 5월 임시국회에서도 야당이 노란봉투법과 방송법 등에서 강행을 예고한 만큼 야야 간 대치는 계속될 것으로 전망된다. 

염재인 기자 [email protected] 다른기사 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