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전법·보험법 충돌로 신사업 진출 어려움 호소
매일일보 = 홍석경 기자 | 캐피털 업계가 신사업 진출에 어려움을 호소하고 있다. 최근 네이버와 카카오, 토스 등 빅테크 기업이 ‘보험상품 비교·추천 서비스’ 등 보험업 진출에 성공했다. 반면 오랜기간 보험업 진출을 추진해오던 캐피털사에는 진출이 허용되지 않았다. 캐피털사는 과거부터 신사업을 발굴하기 위해 법인보험대리점(GA) 진출을 포함해 여신업 외에 다른 금융업 문을 두드리고 있지만, 관련법 충돌과 규제로 인해 지지부진한 상황이 이어지고 있다.
10일 금융당국과 여신업계에 따르면 지난달 초 금융위원회는 ‘제7차 금융규제혁신회의’를 열고 ‘플랫폼 보험상품 취급 시범운영 세부방안’을 발표한 바 있다. 금융당국은 작년 8월 플랫폼 또는 핀테크 사업자가 복수의 보험상품을 온라인에서 비교·추천할 수 있도록 허용하는 방안을 추진한 바 있다. 이르면 올해 말이나 내년 초부터는 보험 소비자가 네이버·카카오·토스가 자동차보험이나 실손의료보험 등 본인에게 맞는 보험상품을 찾을 수 있게 된다. 반면 보험업 진출을 노려왔던 캐피털 업계에선 적지 않은 불만이 터져 나온다. 캐피털사들은 수년 전부터 금융당국에 신사업 분야에 진출을 허가해 달라고 요청해왔다. 카드사들이 캐피털사의 주요 먹거리던 자동차 할부 시장에 침투하는 등 금융환경이 급변하면서 새로운 먹거리가 절실해졌기 때문이다. 지난 2021년 말 당시 고승범 금융위원장이 여전사 CEO들과의 간담회에서 마이데이터 사업에 참여한 캐피탈사들의 보험대리점(GA)운영을 허용하는 방안을 적극적으로 검토하겠다고 밝히기도 했다. 그러나 추가적인 희소식은 들리지 않고 있다. 캐피털사들이 보험업 진출이 어려운 배경은 관련법의 충돌 때문이다. 현행 여신전문금융업법 시행령 제16조2항 제6호 ‘보험업법에 따른 보험대리점 업무’를 보면 여전사가 보험대리점을 운영하는 것이 가능하다. 그러나 보험업법 시행령 제40조3항에는 여전사 중에서도 신용카드사만 보험업을 영위할 수 있도록 규정해 캐피털사는 보험대리점을 운영할 수 없다. 글로벌 시장에선 캐피털사의 GA진출이 일상화해 있다. 도요타의 전속금융사인 ‘도요타 파이낸셜(Toyota Financial Services)’은 지난 2016년 미국에서 자동차보험대리점을 설립했다. 이를 통해 여러 보험사와 함께 운전자 데이터를 기반으로 보험료를 할인해 주는 등 주요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캐피털 업계 한 관계자는 “같은 여전사지만 특별한 사유도 없이 카드사는 보험대리점 업무가 허용되고 캐피털사는 허용되지 않는 차별 규제에 대해 수차례 문제를 제기했지만, 응답이 없다”면서 “주요 정책에서 소외되는 기간이 길어지면서 신사업 진출이 쉽지 않은 상황”이라고 토로했다.저작권자 © 매일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담당업무 : 보험·카드·저축은행·캐피탈 등 2금융권과 P2P 시장을 담당합니다.
좌우명 : 읽을 만한 기사를 쓸 수 있도록 노력하겠습니다.
좌우명 : 읽을 만한 기사를 쓸 수 있도록 노력하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