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용 점수 평균 950점 이상…시중은행보다 높아
업계 “100%비대면, 아파트만 취급해 기준 달라”
업계 “100%비대면, 아파트만 취급해 기준 달라”
매일일보 = 김경렬 기자 | 인터넷전문은행들의 주택담보대출 물량이 늘고 있다. 시중은행의 주담대가 줄어드는 현상과 대비된다. 주변에서 신용도가 높은 차주들이 인뱅으로 주담대를 갈아타는 결단력을 보인 사례도 간간히 나온다. 얼핏 인뱅이 시중은행의 물량을 빨아들이고 있는 것처럼 보인다. 일각에서는 “중‧저신용자 대출을 통한 ‘포용금융’을 표방했던 인뱅 취지가 무색해지고 있다”는 우려를 내놓고 있다. 업계에서는 대면 채널을 운영하는 시중은행과 인뱅을 동일 선상에서 비교할 수 없다고 설명한다.
10일 금융권에 따르면 카카오뱅크의 주담대 물량은 3월 말 2조4000억원을 기록했다. 지난해 말 1조2000억원 대비 두배 늘어난 수준이다. 케이뱅크 역시 주담대 비중이 작년 말 22%를 기록했다. 일 년 새 비중이 두 배 가량 늘어난 셈이다. 토스뱅크는 아직 주담대 상품을 출시하지 않았다. 이들 업체가 인기를 끌고 있는 이유는 낮은 금리 덕분인 것으로 분석된다. 은행연합회 소비자 포털에 따르면 인터넷전문은행의 주담대 평균 금리는 카카오뱅크가 연 4.04%, 케이뱅크 4.09%를 기록했다. 지난달 주담대를 취급한 16곳 은행을 놓고 보더라도 가장 낮은 순으로 1, 2위다. 카카오뱅크가 지난달 신규 취급한 분할상환 주담대 중 절반 이상(55.9%) 금리는 연 3.5~4%다. 나머지 물량 최대 5%를 넘지 않았다. 케이뱅크 역시 대부분 주담대 물량이 금리 5%를 넘지 않았다. 물량의 89.4%는 연 3.5~4.5% 금리를 제공했다. 시중은행 주담대 금리가 낮아졌다고는 하지만 저금리 취급 비중은 미미했다. 지난달 연 3%대 주담대를 취급한 곳의 물량 비중은 국민은행 2.1%, 신한은행 0.4% 하나은행 0.3% 등이다. 시중은행의 주담대 금리는 대부분 연 4.5~5% 미만으로 제공됐다. 우리은행의 경우 연 5%가 넘는 물량 비중이 70%를 넘기기도 했다. 지난달 주담대 우대금리를 확대해 지표에 적극적으로 반영되지는 않은 셈이다. 주담대 대출 차주의 신용점수를 살펴보면 인뱅과 시중은행의 차이는 없었다. 오히려 지표상으로는 인뱅에 고신용 차주들이 몰린 것으로 나타났다. 은행연합회에 따르면 올해 2월 케이뱅크 주담대 차주들의 평균 신용점수는 954점, 카카오뱅크는 953점으로 집계됐다. 16개 은행 중 최고치다. 3월 기준 시중은행의 주담대 차주의 평균 신용점수 대비 35점 이상 차이가 난다. 상대적으로 낮은 금리를 쉽게 받을 수 있는 인뱅에 수요가 몰린 것처럼 보이는 이유다. 인뱅 업계에서는 주담대 신용점수를 시중은행과 같은 잣대로 놓고 보면 안된다며 불만을 토로하고 있다. 한 업계 관계자는 “통상 비대면을 이용하는 차주들은 신용점수를 높게 관리한다. 비대면만 놓고 보면 신용점수는 시중은행과 인뱅 간에 차이가 없을 것”이라며 “900점 이상이라면 신용점수별로 금리 차이는 없다. 특히 주담대는 신용점수보다 담보물이 중요하다”고 설명했다. 실제로 비대면 주담대를 실행하기 위해서는 근로소득‧사업소득 증빙자료를 첨부해야한다. 근로소득이 높은 차주들은 3040세대로 인뱅의 주고객(카카오뱅크의 1월 기준 3040세대 비중 81%)이기도 하다. 시중은행 영업점에서 여타 자산을 고려해 신용점수가 낮은 차주에게도 대출을 내줄 수 있다면, 비대면은 보다 꼼꼼한 담보물 평가를 거쳐야한다는 얘기다. 특히 인뱅의 주담대는 상품을 출시한지 3년도 안됐다. 아파트 담보물건만 대출 대상이라 신용점수는 더욱 높을 수밖에 없었다. 업계에서는 2분기부터 인뱅들이 연립이나 빌라 물량을 받기 시작했기 때문에 지표가 빠르게 개선될 것으로 보고 있다.저작권자 © 매일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