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야, 보증금 상한 5억·무이자 대출 '합의'…전세사기법 25일 본회의 상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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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야, 보증금 상한 5억·무이자 대출 '합의'…전세사기법 25일 본회의 상정
  • 염재인 기자
  • 승인 2023.05.22 14:11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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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2일 국토위 법안소위, 다섯 차례 만에 잠정 합의안 도출
최우선변제금, 최장 10년간 무이자 대출…파산·회생 시 20년간 예외
주택보증공사가 경·공매 대행 서비스…정부가 비용의 70% 부담
전세사기 피해 지원을 위한 특별법 제정안 심사를 위해 22일 오전 국회에서 열린 국토교통위원회 국토법안심사소위원회에서 김정재 소위원장이 의사봉을 두드리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전세사기 피해 지원을 위한 특별법 제정안 심사를 위해 22일 오전 국회에서 열린 국토교통위원회 국토법안심사소위원회에서 김정재 소위원장이 의사봉을 두드리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매일일보 = 염재인 기자  |  여야 간 이견에 진통을 겪었던 '전세 사기 피해 지원을 위한 특별법 제정안'이 국회 국토교통위원회 법안심사소위원회를 통과했다. 이 제정안은 전세보증금이 5억원인 주택까지 전세사기 피해 범위를 확대하고, 최우선변제금을 지급받지 못한 피해자에게 무이자 대출을 지원하는 내용 등을 골자로 한다. 그간 여야는 네 차례에 걸친 협상에도 피해자 인정 범위와 구제 방식 등에서 접점을 찾지 못하면서 평행선을 달렸으나, 극적 합의에 따라 오는 24일 국토위 전체회의와 법제사법위원회를 거쳐 25일 국회 본회의에서 의결될 전망이다. 

국회 국토위는 22일 오전 국토법안소위를 열고 이 같은 내용을 담은 전세사기 피해 지원을 위한 특별법 제정안을 의결했다. 앞서 발의된 3건의 전세사기 관련 특별법과 정부 수정안 등을 놓고 다섯 차례 회의 끝에 마련한 최종 대안이다. 

국토위 여당 간사인 김정재 의원은 기자들과 만나 "쟁점이 되는 부분들을 계속 좁혀나가고 있다"며 "네 차례에 걸쳐 심도 깊은 논의를 했고, 피해자들의 목소리 담아내 정부에 요청했다. 정부도 성심성의껏 최대한 대안을 마련해 왔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타인의 재산권을 침해하는 위헌의 소지가 있어 추후 논의해 거기에 상응하는 만큼 지원되도록 무이자 장기대출을 하기로 했다"며 "연체 정보가 유예되면 전세대출이나 주택담보대출 등도 가능해진다"고 전했다. 

회의에서는 야당이 제출한 수정안 등 관련 논의가 이뤄졌다. 정부·여당이 야당 요구를 전향적으로 수용하면서 야당과 공감대를 형성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따라 여야는 기존 최대 4억5000만원으로 제한된 전세보증금 상한을 5억원으로 확대하기로 했다. 또 이중계약이나 신탁부동산에 대한 전세사기 피해자에 대해서도 금융지원을 할 수 있도록 했다.

막판까지 쟁점이 됐던 전세 피해 보증금 회수방안과 관련해서는 정부가 피해자들에게 현시점의 최우선변제금에 대해 최장 10년간 무이자로 대출해주는 내용이 담겼다. 최우선변제금이란 세입자가 살던 집이 경·공매로 넘어갔을 때 은행 등 선순위 권리자보다 앞서 배당받을 수 있는 금액을 말한다. 또 이중계약이나 신탁부동산에 대한 전세사기로 인한 피해자에 대해서도 금융 지원을 할 수 있도록 했다.

피해주택에 대한 경매 또는 공매를 대행하는 서비스를 이용할 때 정부 부담 비율을 기존 50%에서 70%로 확대한 것에도 의견을 모았다. 주택도시보증공사(HUG)가 전세 사기 피해자들의 경·공매를 대행해주는 '경·공매 원스톱 대행 서비스'도 특별법에 포함됐다. 이 밖에 △전세 사기 피해자에 우선매수권 부여 △LH 공공임대 활용 등 내용도 특별법에 담겼다.

국토위 소속 맹성규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이번 전세사기 특별법과 관련해 "가장 의미 있는 성과라면 아무래도 피해자의 대상 범위가 정부안보다 넓어져서 깡통전세, 근린생활시설 불법건축물에 사기로 입주하신 분들 등에 대해 사기 피해자로 인정받을 수 있는 길을 열어놨다는 것"이라고 평가했다. 

앞서 여야는 지난 1일과 3일, 10일, 16일 네 차례 만나 전세 사기 특별법 제정을 논의했지만, 피해자 인정 범위와 구제 방법 등 핵심 쟁점과 관련해 접점을 찾지 못했다. 야당은 공공기관이 전세보증금 채권을 직접 매입하는 '선 지원·후 구상권 행사'를 주장했지만, 정부·여당은 보이스피싱 등 다른 사건과 형평성을 이유로 선을 그었다. 정부·여당은 최우선변제 기준 상향 소급 적용에도 부정적인 입장을 보였다. 

여야 협의 과정에서 전세 사기 피해자들이 잇따라 극단 선택을 하면서 상황이 심각해지자 지난 11일 여야 원내지도부는 오는 25일 본회의를 열고 전세사기 특별법을 처리하는 데 합의했다. 여야 협의 실패 시 여야 원내지도부가 직접 협상에 나서겠다고 밝힌 만큼 여야 간 평행선에도 불구하고 법안 처리에 기대가 커진 바 있다. 

여야의 극적 합의로 이날 소위 문턱을 넘은 전세사기 특별법은 오는 24일 국토위 전체회의와 법제사법위원회를 거쳐 25일 국회 본회의에서 의결될 전망이다. 여야 합의안인 만큼 25일 본회의 통과가 유력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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