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6월 말보다 28.3% 늘어나
매일일보 = 이채원 기자 | 엔저 열풍에 일본 증시가 33년 만에 최고 기록을 갈아치우면서 일본 주식에 투자하려는 국내 투자자들의 열기가 이어지고 있다.
18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지난 15일 기준 자본총계 기준 상위 8개 주요 증권사에 예치된 엔화 예수금 및 일본 주식 평가금액 전체 규모가 총 4조946억2000만원인 것으로 나타났다. 8개사는 미래에셋·한국투자·NH투자·삼성·하나·KB·메리츠·신한투자증권 등이다. 이는 1년 전인 지난해 6월 말(3조1916억원)보다 9000억원 이상(28.3%) 늘어난 수준이다. 지난 1월 말(3조4924억5000만원)과 비교해봐도 6000억원 이상(17.2%) 증가했다. 국내 일본주식 투자 열풍은 역대급 엔저 현상과 일본 증시 강세가 맞물린 영향으로 풀이된다. 일본 증시의 대표 지수인 닛케이225 평균주가(이하 닛케이지수)는 지난 14일 3만3502.42엔으로 거래를 마치며 그 전날에 이어 33년 만의 최고 기록을 연일 경신했다. 닛케이지수가 3만3000엔을 넘긴 것은 거품 경제 시기인 1990년 7월 이후 처음이다. 연초(2만5716.86) 대비 최근 지수의 상승률은 30.3%에 달한다. 국내 투자자들은 최근 일본 주식을 쓸어 담고 있다. 예탁결제원에 따르면 지난달 국내 투자자들이 일본 주식을 순매수한 규모는 총 3441만7000달러로 집계됐다. 이달에도 지난 15일까지 이미 1851만3600달러를 순매수한 상태다. 최근 두 달간의 순매수 규모 합계(약 5293만1000달러)를 원화로 환산하면 674억원 수준이다. 이는 앞선 2년 치(2021년 4월∼올해 4월)의 순매수 규모(한화 약 401억원)보다도 많은 수준이다. 지난달 국내 투자자의 일본 주식 매수 건수는 7757건으로 올해(1∼4월) 건수 평균인 5625건을 훌쩍 넘어섰다. 최근 한 달간 국내 투자자들이 가장 많이 사들인 종목 1∼2위는 모두 상장지수펀드(ETF)로 나타났다. ‘글로벌 엑스 일본 반도체 ETF’(2484만 달러)를 가장 많이 사들였으며 다음으로는 ‘아이셰어즈 미국채 20년물 엔화 헤지 ETF’를 2248만 달러 규모로 순매수했다. 증권가에서는 일본 증시가 당분간 강세장이 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다만 일본 증시 내 외국인 수급과 차익실현 수요 등에 따라 장세가 변화할 가능성도 있다는 의견이 나온다. 김채윤 NH투자증권은 “일본 주식시장은 외국인 투자자 매매 비율이 70% 수준으로 높아, 외국인 순매수가 계속되다가 순매도로 돌아서면 시세의 전환점이 되기 쉽다”며 “더욱이 최근 일본 주식은 버블 붕괴 이후 연일 최고가를 경신하는 상황이라 이익 확정이나 차익 실현 매물이 나오기 쉬운 상황”이라고 했다.저작권자 © 매일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