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개월 새 농산물 ETF 18%·레버리지 옥수수 선물 ETN 47%↑
곡물 가격에 엘리뇨 영향 적을 수도… 레버리지 투자 유의해야
매일일보 = 이채원 기자 | 올해 ‘슈퍼 엘니뇨’가 발생해 곡물 생산량에 타격을 줄 것이라는 관측이 제기되자 농산물 관련 ETF와 ETN이 강세를 보이고 있다.
26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KODEX 3대농산물선물(H)’은 18.72%의 1개월 수익률을 내며 이 기간 전체 ETF 수익률 중 2위를 차지했다. 이 ETF는 ‘’S&P GSCI Grains Select Index Excess Return’을 기초지수로 삼고 시카고상품거래소(CBOT)에 상장된 옥수수선물, 콩선물, 밀선물 가격에 연동해 가격을 산정한다.
ETN에서도 농산물 ETN이 한 달 수익률 상위권을 휩쓸었다. ‘하나 레버리지 옥수수 선물 ETN(H)’은 1개월 간 49.6% 뛰었다. 이 상품은 ‘DJCI Corn 2X Leveraged Daily TR’ 지수를 추종한다. 옥수수 선물 가격이 상승하면 2배의 수익을 추구하는 구조다.
‘미래에셋 레버리지 옥수수 선물 ETN’도 같은 기간 47.51% 올랐다. 해당 ETN은 CBT옥수수 선물로 구성된 기초지수의 일별 수익률 2배를 추종한다. 이외에 ‘메리츠 레버리지 대표 농산물 선물 ETN(H)’이 36.1%, ‘하나 레버리지 콩 선물 ETN(H)’이 28.41% 상승했다.
‘메리츠 레버리지 대표 농산물 선물 ETN(H)’은 대두, 밀, 옥수수 선물의 일일 수익률을 추종하며 ‘하나 레버리지 콩 선물 ETN(H)’은 대두 선물 가격이 상승할 때 2배의 수익률을 낸다.
이같이 농산물 관련 ETF·ETN이 최근 들어 상승세를 나타내는 이유는 ‘슈퍼 엘니뇨’로 인해 곡물 재배에 어려움이 있을 것이라는 관측 때문이다. 엘니뇨란 페루 지역 바닷물 온도가 0.5도 이상 상승해 6개월을 지속하는 현상을 말한다. 슈퍼 엘니뇨는 해수면 온도가 2도 이상 높은 상황이 3개월 이상 지속되는 현상이다, 미국 해양대기청은 올해 여름 슈퍼 엘니뇨가 발생할 것으로 관측했다.
엘니뇨가 발생하면 중남미에는 폭우와 폭염 현상이 생기고 호주 동남아 인도에는 가뭄이 오는 등 이상기후가 발생한다. 이에 해당 지역들에서 생산되는 밀·옥수수·대두·커피 등 농산물과 곡물 생산량에 타격을 줄 가능성이 크다.
다만 엘리뇨가 곡물 가격에 큰 영향을 주지 않을 것이라는 관측도 제기된다. 하나증권 심은주 연구원은 “7월 엘리뇨 발생 가능성이 기정 사실화되면서 이를 우려하는 목소리도 적지 않지만 과거 엘리뇨·라니냐 발생 시기 곡물가에 부정적 영향을 미친 사례는 50%보다도 낮았고 2014년 엘리뇨, 2016년 라니냐, 2018년 엘리뇨는 곡물가에 별다른 영향을 미치지 못했다”고 분석했다.
이어 “엘리뇨 발생으로 일부 지역에서는 농작물 수확량이 감소할 가능성이 있지만 다른 지역은 증가하기도 한다”며 “한국농촌경제연구원에 따르면 밀은 미국 및 중앙아시아에서 단수가 증가할 확률이 높지만 호주는 감소가 예상된다. 옥수수 단수는 미국에서 증가하는 반면 인도나 아프리카에서는 감소할 가능성이 있어 일부 지역에서 농작 수확물은 감소할 수 있으나 다른 지역이 증가하면서 수급 균형이 가능해 보인다”고 말했다.
고찬영 NH투자증권 연구원은 “현재 시점에서 엘니뇨 환경(풍부한 강수량)은 오히려 작황에 긍정적인 영향을 미칠 것으로 기대한다”며 “유가의 강한 하방경직성은 농산물, 특히 옥수수와 대두 등의 바이오연료향 수요를 확대해 곡물價 하방 압력을 제한한다”고 전했다.
이에 레버리지 투자의 변동성에 유의할 필요가 있다는 의견이 나온다. 금투업계 관계자는 “원자재 가격을 추종하는 레버리지 상품은 변동성에 취약함과 동시에 급격한 하락세도 보일 수 있어 투자에 유의해야한다”고 말했다. 실제로 ‘하나 레버리지 옥수수 선물 ETN(H)’과 ‘미래에셋 레버리지 옥수수 선물 ETN’은 26일 하루에만 각각 9% 넘게 하락하기도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