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일보 = 김경렬 기자  |  ‘자산관리명가’ 신영증권의 신탁사업에 먹구름이 꼈다. 신탁계약 고객들이 연달아 법원에서 무릎 꿇고 있기 때문이다. 작년에는 유언대용신탁 고객이 마산지원에서 유류분반환청구 소송에 피소돼, 패소 확정판결을 받았다. 올해 대법원에서는 신영증권의 신탁계약이 애초에 무효라고 판시했다. 헤리티지솔루션본부의 로드맵에 연달아 제동이 걸리고 있는 모습이다.

26일 창원지법 마산지원 제1민사부에 따르면 지난해 5월4일 신영증권이 계약한 유언대용신탁이 유류분반환청구 소송에서 패소했다. 피고는 항소하지 않고 원심판결을 받아들였다. 마산지원 판결문(2020가합100994)에 따르면 신영증권이 계약해 신탁재산을 넘겨받은 고객은 9173만원어치 재산과 지연이자를 반환해야한다. 안산시 토지 및 주식 등 사건의 재산 가액은 약 16억9395만원, 별론 종결 시 재산 가액은 14억8751만원으로 판단했다. 법원이 산정한 비율대로 토해내야 하는 총 금액이 9000만원을 넘는다는 얘기다. 소송은 “신영증권의 유언대용신탁 계약을 통해 상속된 재산이 ‘특별수익’에 해당하는지”가 쟁점이었다. 재산이 특별수익에 해당된다면 신영증권의 신탁계약 효력이 인정된다. 다만 법원은 “망인(신영증권과 계약한 고객)과 신영증권이 증여로 인해 유류분권리자에게 손해를 가할 수 있다고 알지 못했기 때문에 이 사건 신탁재산은 특별수익에 해당하지 않는다”고 봤다. 법원은 “망인의 사망 당시 재산은 신영증권에 신탁돼 있었다”며 “해당 유언대용신탁을 신영증권에 대한 증여로 볼 수도 있다”는 점 등을 근거로 삼았다. 신영증권의 신탁계약은 신통치 않다. 지난 3월 말에는 대법원이 신영증권의 신탁계약 무효 확인의 소를 기각했다. 대법원은 항소심에서 패소(2021나2026008 신탁계약 무효 확인의 소)한 신영증권의 입장을 심리하지 않았다. 재판부는 “원고가 사건을 체결할 당시 의사능력이 없었으므로 원고의 나머지주장(강박에 의한 의사표시, 비진의 의사표시)에 대해 더 판단할 필요 없이, 이 사건 신탁계약은 효력이 없다”고 했다. 계약이 다소 무리하게 체결됐다는 판단이었다. 업계에서는 계속된 패소가 승승장구하고 있는 신영증권 신탁 사업 로드맵에 걸림돌이 될 수 있다는 말들이 나온다.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에 따르면 신영증권의 신탁보수(신탁계약 수수료 포함)는 지난해 431억원을 기록했다. 신탁보수는 2018년 46억원, 2019년 56억원, 2020년 164억원, 2021년 332억원 등으로 해마다 증가했다. 신탁은 헤리티지솔루션본부가 맡고 있다. 신영증권 자산관리는 김대일 전무를 필두(WM총괄본부장)로 산하에 WM신사업추진, WM사업, 헤리티지솔루션, APEX패밀리오피스 본부를 두고 있다. 헤리티지솔루션본부장은 오영표 상무가 맡고 있다. 오 상무는 지난 3월 이사에서 상무로 승진했다. 함께 일한 직원들이 최근 토지신탁사, 은행, 증권사, 변호사 개업 등 타사로 줄줄이 이탈하는 와중에도, 영업력을 바탕으로 사내에서 신임과 입지를 지켜냈다. 헤리티지솔루션본부의 근간은 ‘패밀리 헤리티지 서비스(Family Heritage Service)’다. 주력 상품은 ‘유언대용신탁’과 ‘증여안심신탁’이다. 유언대용신탁은 상속, 증여안심신탁은 증여에 각각 초점을 뒀다. 신영증권 측은 사업보고서를 통해 “신탁사업과 관련된 소송은 패소시 판결원리금이 신탁계정에서 지급되거나 신탁관계인에게 구상가능해 연결실체의 고유계정에 미치는 영향은 제한적”이라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