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일보 = 김경렬 기자 | 이복현 금융감독원장이 해외에 있는 외국 금융회사에도 국내 은행 간 외환 시장에 참여할 수 있도록 허용하는 제도 개선을 추진하겠다고 12일 밝혔다. 외환 시장 규제를 개방·경쟁적 구조로 혁신해 나가겠다는 입장이다.
이복현 원장은 이날 여의도 페어몬트호텔에서 열린 외국계 금융회사 최고경영자 간담회에서 이같이 밝혔다. 간담회에는 김기준 JP모간체이스 대표, 정은영 HSBC 대표, 허샤오젠 중국공산은행 대표, 네이슨 마이클 촹 AIA생명 대표, 정현진 골드만삭스 대표 등이 참석했다. 이들은 규제 개선 건의와 한국의 금융중심지 발전 방향에 대한 고민을 공유했다.
이 원장은 “비거주자가 본인 명의의 계좌가 없는 은행과도 외환 매매가 가능하도록 제도를 개선했다”며 “해외 소재 외국 금융기관이 국내 은행 간 외환시장에 직접 참여할 수 있도록 허용하고 외환시장 개장 시간을 런던 등 글로벌 금융시장의 마감 시간까지 연장하기로 했다”고 말했다.
이 원장은 금융당국이 글로벌 금융환경 변화에 부합하는 규제 혁신과 금융 인프라 구축 추진을 통해 금융중심지의 지속적인 발전을 모색하고 있다고 했다. 그는 “자본시장의 접근성을 높이기 위한 제도 개선도 다각도로 추진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이 원장은 “외국인 투자자 등록 의무 연내 폐지 및 상장법인 영문 공시의 단계적 의무화 등을 비롯해 배당절차 개선 및 불공정거래에 엄정 대응해 자본시장 신뢰도를 향상할 계회이다”며 “국제예탁결제기구와 국채 통합계좌를 구축해 국내 채권시장 접근성을 높이도록 할 것”이라고 약속했다.
앞서 추진했던 규제 혁신에 대해서도 소개했다. 이 원장은 “외국 펀드의 등록 심사 지연 문제와 관련 심사 전담 부서 신설 등 심사 역량을 강화했다”며 “외은 지점의 원화 예대율 규제 완화 요청에 대해 규제 적용 대상을 완화하는 등 금융중심지로 도약을 위한 지원도 해왔다”고 설명했다.
이 원장은 “외국계 금융회사도 대내외 불확실성에 선제적으로 대응해 건전성 유지 및 사전적 리스크 관리에 최선을 다하고 내부 통제 강화에도 노력해달라”고 당부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