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기부진에도 가계빚 불안감 여전…한은 4연속 금리동결 무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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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기부진에도 가계빚 불안감 여전…한은 4연속 금리동결 무게
  • 이광표 기자
  • 승인 2023.07.12 15: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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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3일 한은 금통위 본회의...늘어나는 가계부채 고려할 듯
벌어진 한미 금리차 부담...연내 금리인하 가능성 멀어져
13일 한국은행 금융통화위원회가 통화정책방향 회의를 여는 가운데 4회 연속 기준금리 동결이 점쳐지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13일 한국은행 금융통화위원회가 통화정책방향 회의를 여는 가운데 4회 연속 기준금리 동결이 점쳐지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매일일보 = 이광표 기자  |  한국은행 금융통화위원회가 13일 통화정책방향 결정회의에서 기준금리를 4연속 동결하는 쪽에 무게가 실린다. 이렇게 되면 2월부터 4회 연속 동결이지만 한은은 종전처럼 추가 금리 인상 가능성을 열어두고 ‘매파(긴축 선호)’ 입장을 유지할 거라는 게 전문가들 시각이다.

소비자물가상승률이 한은 예상대로 둔화하고 있는 데다, 수출경기 부진 등을 고려할 때 '물가보다 경기'를 택할 가능성이 높다는 전망이다.

다만 현행 1.75%p인 미국과의 금리차 추가 확대로 인한 환율 불안과 통화긴축 기조에도 늘어나고 있는 가계부채는 고민거리다. 이에 한은이 올해 기준금리를 낮추지 않고 통화긴축 기조를 이어가면서 매파적 발언을 이어갈 것이란 관측이 나온다.

12일 금융권에 따르면 한은 금통위는 13일 하반기 들어 첫 통화정책방향 결정회의를 갖고 기준금리 동결 여부 등을 결정한다. 물가와 금융안정 등을 고려할 때 '동결'에 무게가 실린다. 

지난 6월 소비자물가상승률은 전년동월 대비 2.7%를 기록했다. 지난 4월(3.7%), 5월(3.3%)에 3%대로 둔화한 데 이어 21개월 만에 2%대로 둔화한 것이다. 분기별로 봐도 지난 1·4분기 소비자물가상승률은 4.7%, 2분기엔 3.2%로 둔화세가 뚜렷하다.

식료품과 에너지를 제외한 근원물가상승률 또한 둔화폭이 확대됐다. 6월 근원물가상승률은 3.5%로 지난 4월(4.0%), 5월(3.9%)에 비해 상승세가 둔화됐다.

성장의 하방위험과 금융안정의 리스크를 고려할 때도 금리동결이 유력하다는 분석이다. 우리나라 국제교역 성적표인 경상수지는 5월 19억3000만달러 흑자로 한 달 만에 흑자 전환했지만, 자동차를 제외하고는 반도체·화공품 등 수출 부진이 이어지고 있다. 누적 경상수지는 34억4000만달러 적자로 여전히 펀더멘털이 부진한 모양새다.

새마을금고 대출 연체율 상승 등 비은행권을 중심으로 금융안정 리스크도 곳곳에 잠재해 있다. 오는 9월 코로나19 만기연장·상환유예 조치가 종료되고 자영업자, 중소기업 대출 연체율이 오를 가능성이 점쳐진다. 금융사 3곳 이상에서 대출을 받은 취약차주의 상환부담 능력 저하도 하반기 신용리스크로 꼽힌다.

다만 한미금리차 확대로 인한 원·달러 환율 상승, 가계부채 누증은 고민스러운 지점이다.

실제 지난 5월 금통위에서 "역대 최고 수준인 한미 기준금리차가 환율 불안 요인으로 작용하고 외환시장의 변동성을 확대시킬 우려가 있다", "미 연방준비제도(연준)의 추가 금리인상 여지가 남아있는 상황에서 국제금융리스크가 증가할 경우 원화 변동성이 다시 확대될 우려도 크다"라는 금통위원들의 지적이 나왔었다. 한미간 금리차가 커지면 금리가 높은 쪽으로 자금이 쏠려 외국인 투자자금 등 외화가 유출될 우려가 있다.

미국이 오는 25~26일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에서 베이비스텝(한번에 금리 0.25%p 인상)을 밟을 경우 우리나라와 금리차는 상단 기준 2.00%p로 역대 최고를 경신하게 된다. 현재 미국 정책금리는 5.00~5.25%인데, 노동시장이 견고한 흐름을 보이면서 7월과 9월 연속 인상 가능성도 대두되고 있다. 미국 민간 노동시장 조사업체(ADP)에 따르면 6월 민간 고용은 전월대비 49만7000명 늘어 월가 전망치(22만8000명)의 갑절 이상이었다.

총부채원리금상환비율(DSR) 규제를 적용받지 않는 정책모기지 '특례보금자리론'을 비롯해서 주택담보대출을 중심으로 가계대출이 늘어나는 것도 부담이다. 가계부채가 늘어나면 중장기적으로 경제성장률을 낮추는 요인으로 작용한다는 게 한은 분석이다. 한 금통위원은 지난 5월 회의에서 "우리나라에서 디레버리징이 충분히 이뤄지지 않은 것이 우려스럽다"면서 "높은 가계부채 비율은 향후 정책 운용에 부담을 줄 가능성이 있다"고 말했다.

특히 한은이 조금이라도 비둘기파(금리 인하) 메시지를 낼 경우 가계대출 증가세를 키울 수 있어 ‘매파’ 메시지를 이어나갈 가능성이 높다는 관측이다. 이창용 한은 총재는 5월 본인을 제외한 6명 금통위원 모두 금리를 3.75%까지 인상할 가능성을 열어둬야 한다는 입장이라고 밝힌 바 있다.

전문가들은 이런 점을 고려해 금통위가 기준금리를 동결하되 매파적 발언을 이어갈 것이라고 전망했다. 김유미 키움증권 연구원은 "동결로 보고 있다. 물가가 둔화되기는 했지만 미국 등 주요 선진국이 금리인상을 계속하고 있기 때문에 금리를 동결하면서 매파적 입장을 주지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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