긴축 우려 완화·어닝시즌 기대감 모락...증시 훈풍 기대
증권가 "수출 개선 속 반도체 비중확대 전략 여전히 유효"
매일일보 = 이광표 기자 | 코스피가 지난 한 주간 무려 4% 넘게 오르면서 단기간에 2600선을 다시 회복한 가운데 고물가, 고금리에 억눌렸던 투자심리가 바닥을 지나고 있다는 주장에 힘이 실린다.
17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코스피는 지난 14일 종가 기준 전날보다 37.07p(1.43%) 오른 2628.30에 거래를 마쳤다.코스피가 2600선을 넘어 마감된 것은 지난 3일(2602.47) 이후 9거래일만의 일이다.
이 기간 외국인과 기관 투자가들은 그야말로 폭풍 순매수세를 이어갔다. 유가증권시장에서 외국인은 6152억원어치를 사들였고 기관도 7757억원어치를 샀다. 각각 최근 4거래일 연속 순매수세이자 하루에만 총 1조3000억원이 넘는 순매수세를 합작한 것이다.
김석환 미래에셋증권 연구원은 "미국의 소비자물가지수(CPI)에 이어 생산자물가지수(PPI) 둔화가 확인되면서 물가 안정에 따른 위험선호심리가 회복됐다"고 판단했다.
여기에 '매파' 인사였던 제임스 불러드 세인트루이스 연방준비은행 총재의 사임도 주식시장에 긍정적으로 작용했다.
특히 반도체주가 상승을 주도하고 있다는 점이 고무적이다. 긴축 우려를 덜어내면서 미국 기술주 강세와 연동하고 있는 것이다.
증시 전문가들은 이번주부터 본격적으로 시작되는 2·4분기 실적 시즌이 기대 이상의 성과를 보여준다면 주식시장은 우려를 제치고 상승 추세를 이어갈 것이라고 판단하고 있다. 현재 분위기는 나쁘진 않다. 1·4분기 기업 실적이 양호했고 2·4분기 중 주가가 랠리를 보였음에도 불구하고 지난 3개월동안 2·4분기 컨센서스는 단 2.0% 하향 조정됐기 때문이다.
김성환 신한투자증권 연구원은 "경기가 좋지 않음에도 기대치를 웃도는 어닝 서프라이즈가 가능할 것이란 판단이다"라며 "답보 상태의 경기를 딛고 2·4분기 중 △빅테크, 인프라 투자 △주택건설 △반도체 △여행 수요 등이 강력한 모멘텀을 보여줄 것"이라고 전망했다.
한편 코스피가 3분기 중 2800선을 돌파할 가능성이 있다는 전망도 나왔다.
이경민 대신증권 연구원은 “3분기 중 코스피 2800선이 가시권에 들어오고, 돌파시도 가능성을 충분히 열어놓을 필요가 있다”며 “밸류에이션 측면에서 지지선과 상승목표치가 추가적으로 상향조정될 수 있다”고 밝혔다.
이 연구원은 “이후 생산자물가지수(PPI) 예상 하회, 미시간대 소비자신뢰지수 서프라이즈(7월 72.6, 예상치 65.5, 6월 64.4)가 가세하며 디스인플레이션 기대와 함께 연착륙 기대가 동반 유입됐다”며 “그 결과 채권금리는 연중 고점에서 레벨다운 되었고, 추가 금리인상 우려와 채권금리 상승에 시달려 온 주식시장은 서프라이즈 모멘텀에 힘입어 강한 반등세를 보였다”고 판단했다.
이 가운데 중국의 2분기 국내총생산(GDP)성장률을 비롯해 6월 소매판매, 산업생산, 고정자산 투자가 17일 공개된다. 이 연구원은 “중국 경기불안은 주식시장에 상당부분 반영돼 있다”면서 “중국 증시는 연초 이후 저점권에서 등락 중”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향후 중국 경제지표 결과는 예상에 부합하거나 양호할 가능성 높아 중국 경기회복에 대한 신뢰를 다시 얻을 것으로 예상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이 과정에서도 외국인은 반도체, 자동차, 조선 업종을 꾸준히 매수해왔다”면서 “조선 업종의 단기 가격부담은 경계하지만, 반도체, 자동차 비중확대 전략은 여전히 유효하다”고 강조했다.
다른 전문가들도 2분기 실적 시즌을 주도할 업종으론 반도체, 자동차, 철강 등을 꼽았다.
김영환 NH투자증권 연구원은 "국내 기업들의 경우, 최근 한 달 간은 매출·이익 컨센서스가 상향되는 흐름이었는데 이번 주 들어 컨센서스가 소폭 하향해 종목간 차별화가 나타날 가능성을 시사한다"고 진단했다. 김 연구원은 관심 업종으로 반도체, 원전, 방산·우주항공, 화장품·의류, 철강 등을 제시했다.
중장기 투자 종목으론 삼성전자, LG화학, POSCO 홀딩스를 지목했다. 반도체 대장주인 삼성전자인 경우 IT 수요 둔화에도 불구하고, 내년 구조적 공급부족에 기반해 반도체 업황은 올 3분기부터 회복이 기대되기 때문이다.
허재환 유진투자증권 연구원은 "반도체 비중확대 의견을 유지하되, 단기적으로 올해 부진했던 종목군에 대한 관심이 필요하다"고 제언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