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획] 내년도 최저임금 9860원… 승자 없는 싸움 격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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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획] 내년도 최저임금 9860원… 승자 없는 싸움 격화
  • 김혜나 기자
  • 승인 2023.07.19 12: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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역대 최장 심의에도 의견차 못 좁히고 ‘표결’
2.5% 인상분, 경영계도 노동계도 ‘강한 불만’
내년도 최저임금이 노사 양측의 의견차를 좁히지 못하고 표결로 결정됐다. 시민들이 서울역 대합실 TV로 관련 뉴스를 지켜보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내년도 최저임금이 노사 양측의 의견차를 좁히지 못하고 표결로 결정됐다. 시민들이 서울역 대합실 TV로 관련 뉴스를 지켜보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매일일보 = 김혜나 기자  |  내년도 최저임금이 노사 양측의 의견차를 좁히지 못한 채 표결로 결정됐다. 결국 ‘승자 없는 싸움’으로 격화돼 긴장감이 돌고 있다.

19일 최저임금위원회에 따르면, 사용자위원들은 최종안으로 9860원을, 근로자위원들은 1만원을 제시했다. 이들은 전날(18일) 오후 3시부터 회의 차수를 넘겨가며 ‘밤샘 논의’를 진행했다. 110일이라는 역대 최장 심의에도 합의는 불발됐다. 합의안이 도출되지 않자 결국 표결에 부쳐졌다. 사용자위원들의 요구안인 9860원이 26표 중 17표를 얻었다. 올해 대비 240원(2.5%) 인상됐다. 월급으로 환산하면 약 206만740원이다. 당초 공익위원들은 양측의 의견이 좁혀지지 않자 ‘심의촉진 구간’으로 9820원~1만150원을 제시한 바 있다.

경영계는 발표 이후 앞다퉈 논평을 내놨다. 한국경영자총협회는 “이번 결정은 어려운 상황에서도 사용자위원들이 최선을 다한 결과”라며 “최저임금이 또다시 높게 인상되면 각종 부작용이 나타난다. 이를 최소화하기 위한 불가피한 선택”이라고 밝혔다. 중소기업계는 최저임금 동결 실패에 아쉬움을 표했고, 최저임금에 가장 민감한 소상공인들은 ‘무책임한 처사’라며 강한 유감을 드러냈다.

노동계도 거세게 반발했다. 민주노총은 성명을 통해 “정부 편향 인사의 공익위원 자격 문제, 노동자 위원에 대한 강제 해촉과 재위촉 거부, 언론을 통해 드러난 정부 고위인사의 9800원 발언과 경사노위 위원장의 1만원 이하 최저임금 발언으로 정부의 개입 정황이 사실로 확인된 셈”이라며 “공정성과 중립성을 생명으로 하는 최저임금위원회에 대한 정부의 개입으로 인해 노사공 사회적 합의기구인 최저임금위원회는 그 존재와 가치를 상실했다”고 주장했다.

이어 “법이 정한 최저임금 수준의 결정 기준은 무시되고, 정부가 발표한 통계자료와 비혼단신생계비에도 턱없이 미치지 못했다”면서 “물가 상승과 예정된 공공요금 인상 등이 전혀 고려되지 않고, 산입범위 확대 개악으로 인해 실질임금 하락이 지속되는 상황에서 이를 도외시한 결정으로 소득불평등은 더욱 가속화되는 결과를 초래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근로자위원 간사인 류기섭 한국노동조합총연맹 사무총장은 내년도 최저임금이 의결된 직후 “경제성장률과 물가상승률에도 미치지 못하는 수준으로 결정된 것은 실질임금 삭감이나 마찬가지”라고 말했다. 이어 “최저임금제도는 1987년 제도 시행 이후 저임금노동자의 생활안정과 국민경제의 건강한 발전에 최우선 목적이 있는 대표적인 사회안전망”이라며 “지난 2년간 최저임금 결정 산식이 잘못된 예측으로 지난해 물가 폭등 상황을 제대로 반영하지 못해 저임금노동자들의 생활을 더욱 어렵게 만들었다”고 비판했다.

최장기간 심의 끝에 표결을 통해 최저임금이 결정됐지만, 노사 양측 누구도 만족하지 않는 결과가 도출됐다. 이에 최저임금을 둘러싼 경영계와 노동계 간 갈등이 우려된다. 

한편, 최임위는 최저임금법에 따라 이날 의결한 내년도 최저임금안을 고용노동부 장관에게 제출해야 한다. 고용부는 이의제기 절차를 거쳐 내달 5일까지 최저임금을 고시할 예정이다. 이후 내년 1월 1일부터 효력이 발생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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