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차, 현지 생산능력 증대‧전략 차종 투입…세계 3위시장 노린다
LG전자, 가전 프리미엄 라인 증설…조주완 사장 “현지화 지속 정비”
매일일보 = 김명현 기자 | 국내 주요 기업들이 세계 인구 1위 인도 공략의 날을 바짝 세우고 있다. 인도는 최대 인구대국일 뿐 아니라 프리미엄 제품의 잠재 수요가 높아 매력적인 중국의 대안으로 급부상하고 있다.
2일 업계에 따르면 삼성전자는 IT 제품에 대한 수용도가 높은 인도 시장 확대에 적극 뛰어들고 있다. 인도가 최신 기술이 접목된 IT 기기에 관심이 높은 이유는 청년층 비중이 높기 때문이다. 인도의 중위연령은 약 28세로 중국보다 10년가량 젊은 것으로 조사됐다. 중산층 인구도 2년 뒤엔 6억명에 육박할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최근 노태문 삼성전자 MX사업부장(사장)도 인도 프리미엄 스마트폰 시장 공략을 강화할 것임을 시사했다. 그는 지난달 28일 열린 국내 기자 간담회에서 "인도는 어느 지역보다 빠르게, 폴더블의 성장률이 높은 곳 중 하나"라며 "인도 소비자들은 새 기술에 대한 수용도도 굉장히 높다"고 말했다.
이어 "인도에 맞는 기능을 제공하고 현지 여러 파트너사들과 협업을 강화해 1000불 이상의 프리미엄 시장에서 마켓 쉐어(시장 점유율)를 많이 가져갈 수 있도록 노력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실제 삼성전자는 인도를 핵심 제조 거점으로 두는 등 현지화를 추진, 입지를 지속적으로 다져나가고 있다는 평가다. 앞서 회사는 2019년 중국 톈진과 후이저우 스마트폰 공장을 철수하고 인도 노이다에 세계 최대 규모의 스마트폰 제조공장을 세웠다. 인도 곳곳에 체험형 매장도 공격적으로 늘리며 현지 소비자들과의 접점을 확대하고 있다.
또 삼성전자는 최대 경쟁사인 애플이 인도 시장에 대한 '집중 관리'에 돌입하면서 1위 굳히기 전략을 촘촘히 세울 것으로 보인다. 중저가폰뿐 아니라 프리미엄 갤럭시 신작까지 라인업 전반의 판매 확대에 총력전을 펼칠 것으로 관측된다. 특히 갤럭시 S23 시리즈, 최신 폴더블폰 갤럭시 Z플립5·Z폴드5 등 프리미엄폰의 판매 급증 기대감이 높아지는 분위기다. 삼성전자는 지난해 4분기부터 올 2분기까지 3분기 연속 인도 스마트폰 시장 1위를 기록 중이다.
현대자동차그룹도 신흥 시장인 인도 공략의 수위를 높일 전망이다. 한국자동차모빌리티산업협회에 따르면 인도 자동차 시장은 인구수 영향으로 매년 20%대 성장률을 기록할 핵심 시장으로 꼽힌다. 지난해에는 인도가 처음으로 일본을 제치고 중국, 미국에 이어 세계 3위 자동차 시장에 등극하기도 했다. 글로벌 '톱3' 완성차인 현대차그룹으로선 반드시 주도권을 잡아야 하는 시장이란 분석이 나오는 이유다.
최근 현대차는 인도 첸나이 공장의 케파(생산능력) 증대와 더불어 현지 전략모델 '엑스터(EXTER)'를 전격 투입하며 기세를 올리고 있다. 또한 현대차는 GM 탈레가온 인도 공장 인수를 마무리해 생산능력을 연간 100만대까지 늘릴 계획이다. 기아도 인도 시장 조기 정착에 기여한 '셀토스'의 상품성 개선 모델 '더 뉴 셀토스'를 출시, 현지 점유율 확대에 나섰다.
LG전자도 세계 최대 시장으로 부상한 인도에서 사업 확대를 추진하고 있다. 프리미엄 수요에 대응해 관련 제품 비중을 적극 늘리면서다. 올 초에는 약 310억원을 투입해 인도 푸네공장에서 양문형 냉장고 생산라인을 증설했다. 새 제조시설을 통해 연간 20만개의 양문형 냉장고를 생산한다는 계획이다. 또 현지 에어컨 시장에서 연간 성장률 30% 이상을 목표로 투자를 확대하고 있다.
조주완 LG전자 사장은 지난 6월 인도 뉴델리 판매법인과 노이다 가전 생산라인 및 연구개발(R&D) 센터 등을 방문해 사업경쟁력 강화 방안을 점검한 바 있다. 조 사장은 현지법인 임직원들에게 "프리미엄 가전·TV와 차별화된 맞춤형 서비스, 온라인 판매 역량 강화 등 현지화 전략을 지속적으로 정비해 달라"고 강조했다.
한편 대한무역투자진흥공사(KOTRA)에 따르면 인도 가전 시장 규모는 2018년 109억3000만달러(약 14조원)에서 2025년 210억3800만달러(약 27조원)로 성장할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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