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거비에 허덕이는 20대 ‘연체율 역대최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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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거비에 허덕이는 20대 ‘연체율 역대최고’
  • 김경렬 기자
  • 승인 2023.08.09 14: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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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월 말 20대 주택대출 연체율 0.44%로 치솟아
사진=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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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일일보 = 김경렬 기자  |  미성년자를 갓 벗어난 20대 청소년들이 빚 부담에 시달리고 있다. 일 년 새 주택 관련 대출 연체율이 껑충 뛰었다. 연령대를 고려하면 직업이 없거나 고용이 불안한 경우가 많을 수 있어 부실에 대한 우려가 나온다.

9일 국회 기획재정위원회 양경숙 의원(더불어민주당)이 금융감독원을 통해 받은 ‘연령별 주택담보대출 연체율 현황’에 따르면 19개 은행의 2분기 말 기준 만20대 이하 연령층의 연체율(1개월 이상 원리금 연체 기준)은 0.44%를 기록했다. 5년여 만에 가장 높은 수준이자 사실상 역대 최고치다.

2분기 말 기준 30대 이상의 연체율은 0.17%, 40대 0.21%, 50대 0.20%, 60대 0.21% 등을 놓고 보면 유독 20대의 연체율이 높은 상황이다.

6월 말 20대 이하의 주택담보대출 잔액은 현재 34조2500억원으로 집계됐다. 2018년 9월 말(13조4700억원)의 2.54 배 규모다. 같은 기간 해당 연령대 연체액은 200억원에서 1500억원으로 7.5 배 뛰었다.

특히 20대 이하 연령층을 세분화하면 19세 이하 주택담보대출 연체율은 20.0%에 달했다. 작년 1분기 말까지만하더라도 연체율은 줄곧 0%였다. 그러다 지난해 2분기 말 12.5%로 올랐고 일 년 뒤인 올해 2분기 말에 20.0%로 뛰었다.

업계에서는 주택금융공사 보증부 청년 전·월세 대출 정책 금융상품의 영향으로 보고 있다. 상품은 만 19세 이상 30세 이하 청년 가운데 ‘무소득자’에게도 대출을 내어주도록 설계됐다.

연체를 우려한 일반 시중은행들은 판매에 소극적이었지만 인터넷전문은행들이 전체 물량의 절반 이상을 취급했다. 이에 카카오뱅크의 19세 이하 주택담보대출 연체율은 6월 말 기준 27.0%를 기록했다. 일부 물량을 받은 은행들의 19세 이하 연체율도 4.2%로 안심할 수준은 아니었다.

문제는 금리가 오르고 있어 상환 능력이 부족한 청년 차주들이 늘어 연체율을 끌어올릴 수 있다는 점이다. 특히 당국은 여타 대출과 달리 전세대출 차주의 여력을 고려하지 않았다. 일각에서 청년 대출의 잠재 리스크가 일파만파 번질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오는 이유다.

다만 20대 이하 대출 규모는 전체 대출의 3.2% 수준으로 비중이 적어 금융권 위기까지 이어지지는 않을 것이라는 게 업계 중론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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