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일보 = 김명현 기자 | "보통 10대 중 3대는 되돌아갑니다."
지난 19일 '현대 인증중고차 양산센터(이하 양산센터)' B동에서 중고차를 살피던 한 기술자가 한 말이다. 센터에 입고된 후 정밀진단을 통해 차량을 선별하는데, 상태가 안 좋은 차량은 아예 들어올 수도 없다는 얘기였다.
이날 현대차가 제공한 도슨트 투어를 통해 양산센터 곳곳을 살펴볼 수 있었다. 느낀 점을 한마디로 표현하면 제조사가 인증한 중고차가 되는 길은 '멀고도 험하다'는 것이다.
우선 매입단계에서부터 사고, 침수 이력이 있는 차량은 발을 내밀 수도 없다. '5년 10만km 이내'로 수치상의 제한도 명확하다. 총 7단계에 걸친 '상품화 프로세스'는 현대차의 이름을 건 인증중고차로 탄생하는 데 핵심이다. 스마트 진단 장비를 통한 약 270~280개 항목 검사부터 기능 정비, 판금·도장 등 품질개선 작업, 출고 세차까지 '빡빡한' 단계를 거친다.
외장 클리닝 작업이 이뤄지는 A동 2층으로 올라가니 기술자들이 판금, 샌딩 등 상품화 작업에 한창 몰두하고 있었다. 회사 관계자는 "외장 클리닝 작업 공간은 국내 최대 규모"라며 "16대의 차량을 한 번에 수용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판금 공간에서 작업 중이던 한 기술자는 분해, 조립 등 작업을 하루에 4대가량 진행한다고 했다. 이외 오염 없이 친환경 도장이 이뤄지는 작업 공간과 조색실 등을 둘러봤다.
외장 손질이 끝난 차량들은 A동 1층에서 시트오염 제거, 광택, 최종 세차 등을 거친다. 특히 눈길을 끈 공간은 '오감만족 점검실'이었다. 이곳에선 이름 그대로 수백개의 정비항목 외 엔진음과 타이어, 냄새 진단 등이 이뤄진다. 차량이 카메라가 설치된 바닥을 지나가면 눈으로 보기 힘든 사항들까지 모니터로 확인할 수 있는 구조다.
한 직원은 차량 내에서 냄새 정밀 측정기인 'OMX-SRM'을 들고 수치까지 확인하고 있었다. 해당 직원은 "에어컨 냄새 등 실내 잡내가 있는지 살피는 작업"이라며 "입 냄새도 숫자가 '20' 정도로 뜨는데 지금 차량 내 수치는 제로에 수렴한다"며 흐뭇한 표정을 지었다.
센터 건물 밖에는 온갖 절차를 통과한 차들이 위풍당당하게 주차돼 있었다. 이들은 타이어까지 면밀히 살피지 않는다면 모두가 새차로 보일 정도였다. 결벽증이 연상되는 '신차급 상품화' 그 자체인 것이다.
이날 양산센터 행사에 참석한 현대차 유원하 부사장은 인증중고차의 핵심으로 '우수한 품질'을 꼽았다. 신차든 중고차든 현대차 브랜드 로고 아래 모두가 다 같은 고객이라고 강조하면서다. 최고 품질의 중고차를 향한 현대차의 열정과 자신감, 그리고 고객을 최우선순위로 두겠다는 의지를 보인 현대차의 향후 행보에 관심이 쏠린다.
한편 현대차는 이날 '인증중고차' 사업이란 새로운 도전의 시작을 공식화했다. 국내 완성차 브랜드 최초의 일이다. 양산센터를 핵심 기지로 활용, 인증중고차 사업 확장에 대한 의지도 내보였다. 양산센터는 국내 최대 규모의 부지면적인 3만1574m2(9551평)에 연면적 1만76m2(3048평) 규모의 지상 2층, 2개동(A, B)으로 구성돼 있으며, 하루 60대의 상품화가 가능하다.
좌우명 : 내일 지구가 멸망할지라도 오늘 한 그루의 사과나무를 심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