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인허가 민간주택 33만100가구… 전년비 절반 이하
공사비 갈등·조합 내분 등 영향… “2~3년 뒤 집값 상승 우려”
공사비 갈등·조합 내분 등 영향… “2~3년 뒤 집값 상승 우려”
매일일보 = 나광국 기자 | 최근 부동산 침체에 공사비 급등과 조합 내분까지 겹치면서 건설업계에는 주택 공급 부족 우려가 확산하고 있다.
정부가 한 달 전 공급대책을 내놓았지만 이 같은 분위기가 지속될 경우 주택 공급량이 줄면서 2~3년 뒤 집값 불안이 재연될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오는 상황이다. 26일 부동산R114가 올해 전국 민영아파트 분양 실적을 조사한 결과 △1분기 2만8908가구 △2분기 3만4725가구 △3분기 4만9470가구로 3분기까지 누계 분양 실적은 11만3103가구로 집계됐다. 이는 지난해 말 조사한 연내 계획 물량(25만8003가구) 대비 44%에 불과하다. 또 작년 같은 기간(17만2000가구)에 비해서는 34% 감소한 수준이다. 정부가 민간 건설사 자금난 해소를 위해 부동산 프로젝트파이낸싱(PF) 보증 규모를 확대했지만, 여전히 착공하지 못한 대기 물량 가운데 절반가량은 분양 일정을 잡지 못하고 있다. 국토부에 따르면 인허가를 받은 민간주택 대기 물량은 총 33만1000가구다. 연내 분양 예정된 물량이 절반도 안 되는 15만7000가구로 나타났다. 이달부터 오는 12월까지 연내 분양을 확정한 단지는 10월 4만8000가구, 11월 2만5000가구, 12월 2만3000가구가 예정돼 있다. 나머지 6만1000가구는 연내 분양 예정으로 구체적인 날짜를 확정하지 못했다. 사실상 분양이 미뤄질 가능성이 큰 물량이다. 오는 2024년에는 약 3만 가구 분양이 예정돼 있지만, 내년에도 금리 등 불확실성이 높다. 분양 일정이 지연되는 이유는 다양하지만 그 가운데 공사비 증액이나 조합 내 갈등 등이 주요 원인으로 꼽힌다. ‘청담르엘’은 지난 7월 견본주택을 열고 분양에 나설 예정이었지만 일반분양 모집공고를 앞두고 조합 내 갈등이 불거져 조합장이 사퇴했다. 조합은 이달 새 조합장을 선출할 예정이며 새 조합장이 조합 내 마찰을 봉합한 이후 분양 일정을 다시 세울 것으로 전망된다. 성동구 행당7구역을 재개발한 ‘라체르보 푸르지오써밋’은 연내로 잡혔던 일반분양 시기가 계속 미뤄지고 있다. 조합원의 동호수 추첨도 이미 지난 3월 끝났지만 공사비 증액을 놓고 시공사인 대우건설과 조합이 합의점을 차지 못해서다. 노원구 ‘월계동신’은 작년 3.3㎡당 540만원에 계약한 공사비가 667만원까지 오르자 조합원이 사업 지연을 이류로 조합장 해임을 추진하고 있다. ‘신반포메이플자이’도 공사비 증액을 놓고 조합과 시공사가 석 달 넘게 협상 중이다. 건설 원자잿값과 인건비 급등 등으로 전국 아파트 분양가 상승세가 이어지고 있는 가운데, 분양 물량이 급감하면서 집값이 폭발적으로 오를 수 있다. 전문가들도 착공·분양 일정이 계속 미뤄질 경우 주택공급 부족과 이에 따른 집값 자극까지도 이어질 수 있다고 내다봤다. 권대중 서강대 일반대학원 부동산학과 교수는 "신규 아파트 입주 물량이 줄어드면 전월세 시장이 불안해지고, 전셋값 상승이 집값 상승으로 이어진다"며 "내년에 신규 입주 물량 감소가 예상되는 서울을 중심으로 주택 공급이 부족해 지면서 집값 상승 압력이 더욱 커질 수 있다"고 설명했다.저작권자 © 매일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