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로벌 전기차 수요 위축…K-배터리 “위기 아닌 기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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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로벌 전기차 수요 위축…K-배터리 “위기 아닌 기회”
  • 이상래 기자
  • 승인 2023.11.02 14: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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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기차 판매량 감소…GM·포드, 전기차 전환 속도 늦춰
K-배터리 위기설 ‘일축’…LG엔솔 권영수 “내실 다질 기회”
삼성SDI, 3분기 역대 최고 이익률…SK온, 수율 정상화 순항
국내 배터리 업계가 최근 전기차 수요 부진 상황을 기회로 보고 있다. 사진은 LG에너지솔루션 오창 에너지플랜트 전경. 사진=LG엔솔 제공
국내 배터리 업계가 최근 전기차 수요 부진 상황을 기회로 보고 있다. 사진은 LG에너지솔루션 오창 에너지플랜트 전경. 사진=LG엔솔 제공

매일일보 = 이상래 기자  |  국내 배터리 업계가 글로벌 전기차 수요 위축을 재도약의 발판으로 삼는다. 고금리·고비용 경영환경에서 숨고르기를 통한 내실 다지기에 나선 것이다.

2일 업계에 따르면 LG에너지솔루션, 삼성SDI, SK온 등 국내 배터리 3사가 글로벌 전기차 수요 위축을 위기가 아닌 재도약의 ‘기회’로 삼고 있다.
최근 글로벌 전기차 시장은 수요 부진으로 성장세가 둔화되는 국면이다. 시장조사업체 마크라인즈에 따르면 올 상반기 글로벌 전기차 판매량은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41% 증가했다. 이 성장치는 2021년 115%, 2022년 61%보다 크게 줄어든 수치다. 전기차 판매 부진은 글로벌 완성차 업체의 전기차 전환 감속으로 이어졌다. GM은 최근 2년간 전기차 40만대를 생산한다는 당초 계획을 폐지했다. 미시간주에 건설하기로 한 전기차 공장 가동 시점도 1년 연장했다. 포드도 전체 전기차 투자액 중 120억달러(16조2600억원)를 삭감했다. 포드는 SK온과의 미국 켄터키주 합작 2공장 가동 시점 연기를 검토 중이다. 국내 배터리 업계는 이러한 글로벌 완성차의 전기차 전환 조정을 두고 일각에서의 ‘위기설’과는 달리 나쁘지 않다는 반응이다. 권영수 LG엔솔 부회장은 전날 ‘제3회 배터리산업의 날’에서 기자들과 만나 “미국 자동차 회사들이 임금 협상을 끝냈는데 어마어마한 임금 인상을 요구해 전기차 생산을 줄일 수밖에 없는 상황이고 금리가 올라가기 때문에 수요가 줄 수밖에 없다”며 “원래대로 갔으면 돈이 문제가 아니라 공장을 짓는 인력이 감당이 안 되는 수준이었는데 오히려 잘 됐다”고 밝혔다. 권 부회장은 “급히 성장하다 보니 간과한 부분들이 있는데 (오히려) 그런 부분을 다지다 보면 배터리 산업이 한 번 더 도약할 수 있는 시간이 올 것”이라고 강조했다. 실제 LG엔솔은 최근 3분기 실적 컨퍼런스콜에서 “악화한 대외적 상황에 내년도 성장은 올해와 같지는 않을 것”이라면서도 “일희일비(一喜一悲)하지 않고 정진할 것”이라고 했다. 삼성SDI도 최근 전기차 수요 부진에 개의치 않겠다는 입장이다. 삼성SDI는 3분기 컨콜에서 “글로벌 경기 둔화 지속되고 유럽 일부 국가에서 전기차 정책 변화하는 등 전기차 성장 둔화 가능성이 있다”며 “다만 주요 조사기관을 포함해 확인한 결과는 중장기 성장세에는 변화가 없다는 것”이라고 밝혔다. 실제 삼성SDI는 업황 부진 속에도 3분기에 전기차 배터리 부문에서 역대 최고 수익률을 기록했다. 업계에 따르면 삼성SDI 전기차용 배터리 수익률은 올 3분기 9.3%에 달한 것으로 알려졌다. 지동섭 SK온 사장도 전날 최근 전기차 시장 상황을 두고 “다시 도약할 좋은 기회”라고 밝혔다. 지 사장은 “고금리 상황에 전기차를 리스로 구매하는 수요가 줄면서 내년 하반기까지는 전기차 수요 둔화 출렁임이 있을 것 같다”면서도 “중장기적으로 시장은 더 성장할 수 있다”고 말했다. 그는 “투자비의 문제보다는 단기에 많은 인력을 채용하다 보니 힘든 면이 있었다”며 “오히려 숨을 고르면서 필요한 준비를 더 할 수 있어서 나쁘지 않게 생각한다”고 덧붙였다. SK온은 최근 미국 조지아주 공장 수율을 90% 이상으로 올리며 수익성 개선에 나서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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