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일보 = 김혜나 기자  |  소상공인단체가 꾸준히 주장해온 ‘소상공인 전용 에너지요금’ 신설에 대한 요구가 커지고 있다.

7일 정부에 따르면, 지난 2일 열린 비상경제대책회의에서 ‘동절기 난방비 지원 및 에너지 절감 대책’이 발표됐다. 먼저 소상공인에 대한 고효율 기기 교체 지원책이 확대된다. 에너지 사용량이 많은 냉·난방기, 히트펌프 등 고효율기기 교체지원 물량을 늘린 것이다. 올해 400억원을 들여 신설된 해당 사업은 내년 1100억원으로 지원 규모가 대폭 커졌다. 소상공인에 대한 가스요금 분할납부도 실시한다. 동절기(10월부터 3월까지) 사용한 도시가스요금에 대해선 월별 청구 요금을 각각 4개월간 균등 분할 납부를 허용한다는 계획이다. 분할 납부를 원할 경우, 별도 서류 제출 없이 도시가스사에 전화·방문 또는 홈페이지를 통해 신청하면 된다. 그러나 소상공인업계는 단순 분납 제도는 실효성이 부족하다는 주장이다. 전기요금은 지난해부터 올 2분기까지 다섯 차례에 걸쳐 상승했다. 이 기간 킬로와트시(kWh)당 총 40.4원이 올라 인상률은 39.6%에 달한다. 올해 3분기 전기요금을 동결했지만 이미 큰 부담이다. 소상공인은 전력량 요금이 비싼 일반용(상업용)을 적용받고 있어서다. 현장에선 실질적인 요금정책이 필요하다는 주장이 지속 제기돼왔다. 지난 여름 ‘냉방비 폭탄’을 맞은 소상공인들은 요금 감면 또는 소상공인 전용 에너지요금 마련을 촉구한 바 있다. 외국의 사례도 예시로 들었다. 프랑스의 경우 10조 8000억원의 전기세를 감면해준다. 스페인은 전기요금 부가가치세를 10%로 인하하는 등 실질적인 요금할인 정책을 펼치고 있다는 평가다. 본격적인 겨울철을 앞두고 올 겨울 난방비에 대한 소상공인의 걱정이 커지고 있다. 이에 한국가스공사도 난방비 폭탄 방지 대책 마련에 나섰다. 지난 6일, 도시가스를 사용하는 전국 87만개소 소상공인을 대상으로 동절기(10월~3월) 사용분 가스요금을 4개월간 분할 납부할 수 있도록 지원한다고 밝혔다. 대상은 일반용 또는 업무난방용 도시가스를 사용하는 전국 소상공인이다. 다만 가스공사도 한전 못지않은 재정난에 시달리는 만큼 가격 인상 우려도 있다. 액화천연가스(LNG) 수입 원가보다 낮은 가격(원가보상률 78%)에 가스를 판매하고 있어서다. 최연혜 가스공사 사장은 10월24일 국회 산업통상자원중소벤처기업위원회의 가스공사 국정감사장에서 “가스요금 인상을 놓고 정부와 논의를 하고 있다”고 밝힌 바 있다. 소상공인연합회는 지난 여름에도 “요금 납부유예 등 단기 대책에만 매달리지 말고 전기수요가 많은 하절기 요금할인, 소상공인 전기요금체계 개편 등 중장기적인 대책을 마련해야 한다는 게 소상공인의 공통적인 바람”이라며 “에너지 지원 법제화, 소상공인 전용요금제 신설 등 소상공인이 체감할 수 있는 종합적인 정책을 정부가 마련하길 다시 한 번 강력하게 촉구하는 바”라고 전했다. 상황에서 비용부담을 최소화할 수 있도록 지원책을 법제화해야 한다는 주장이다. 연합회는 또 “에너지 급등에 따른 비용 증가도 소상공인에게는 재난”이라며 “전기세와 가스비 급등 상황에 대비한 사회보험 제도를 마련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현재 행정안전부는 풍수해보험을 통해 자연재난으로 인한 소상공인의 피해를 대비하는 제도를 운영하고 있다. 소공연 관계자는 “소상공인단체는 에너지요금 지원책에 대해 꾸준히 목소리를 내고 있다”며 “소상들이 현장에서 체감하는 점들과 정책 결정 주체 간의 불가피한 괴리가 있는 것 같다”고 말했다. 미용실을 운영하는 한 소상공인은 “지난번 겨울에도 난방비가 크게 올라 어려움이 많았던 만큼 이번 겨울도 난방비 걱정을 안 할 수가 없다”며 “이번에도 최대 4개월까지 분할 납부를 지원해준다고는 하지만, 결국 갚아야 할 돈인 것은 마찬가지인 만큼 에너지바우처를 확대해주거나 요금을 감면해줬으면 좋겠다”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