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획] ‘그리드플레이션’ 우려…먹거리 물가 또 오르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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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획] ‘그리드플레이션’ 우려…먹거리 물가 또 오르나
  • 강소슬 기자
  • 승인 2023.11.16 14:44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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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요 원료 가격 하락세…식품업계 영업이익 증가
식품업계 “고금리‧고유가 상황 속 글로벌 환경 불안”
외식 물가 상승률은 5개월 연속 둔화했지만 최근 햄버거와 맥주 등의 가격이 잇따라 인상되면서 먹거리 물가가 다시 상승할 것이라는 우려가 나오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외식 물가 상승률은 5개월 연속 둔화했지만 최근 햄버거와 맥주 등의 가격이 잇따라 인상되면서 먹거리 물가가 다시 상승할 것이라는 우려가 나오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매일일보 = 강소슬 기자  |  최근 햄버거와 맥주 등의 가격이 잇따라 인상되면서 먹거리 물가가 다시 상승할 것이라는 우려가 나오고 있다. 특히 기업의 이윤 추구가 물가상승(인플레이션)을 초래한다는 ‘그리드플레이션(Greedflation)’이 대두하고 있다는 논란도 일고 있다.

16일 통계청 국가통계포털에 따르면 올해 1∼10월 가공식품 물가는 누계비 기준 작년 같은 기간보다 7.6% 상승했다. 같은 기간 외식 물가의 경우 6.4% 상승했다. 작년 연간 상승률인 7.7%보다는 낮아졌다. 지난 4월 이후 둔화세를 보이지만, 작년을 제외하면 1994년(6.8%) 이후 가장 높은 수준이다.
정부가 식품·외식업계에 물가 안정 동참을 요청하는 상황에서도 최근 맘스터치와 맥도날드 등 햄버거와 오비맥주에 이어 하이트진로도 주류 가격을 인상해 진정세를 보이던 먹거리 물가 부담이 다시 가중될 것이라는 분석이 지배적이다. 통상적으로 식품과 외식 부문은 상위 한 개 업체가 가격을 인상하면 다른 기업들이 줄이어 인상하는 식이기 때문이다. 식품업계, 외식업계는 지난해부터 원자재값 상승을 이유로 가격인상에 나섰지만, 밀과 옥수수 등 주요 식품 원료 가격이 하락세를 이어가고 있다. 시카고상품거래소(CBOT) 선물 시장 등에 따르면 이달 밀의 부셸(곡물 중량 단위·1부셸=27.2㎏)당 가격은 평균 5.69달러다.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 등으로 가격이 치솟았던 지난해 5월 평균 가격인 11.46달러에 비해 50.3% 하락했다. 같은 기간 가격 정점을 찍은 팜유와 옥수수, 대두 등의 가격도 정점 대비 내림세가 이어진다.
식품 기업이 원자재 값이 올라갈 때는 즉각 이를 반영하지만, 가격이 내려갈 때는 반영하지 않거나 더 늦은 속도로 반영하기 때문에 그리드플레이션이 우려가 나오고 있다. 그리드플레이션은 탐욕(greed)과 인플레이션(inflation)의 합성어로 기업의 이윤 추구가 물가상승을 초래한다는 의미의 용어다. 한국소비자단체협의회는 최근 식품 기업들이 원재료가 하락한 상황에서도 국민의 고통 속 기업들 자신만의 이익만을 채우고 있는 것이 아니냐는 성명을 내기도 했다. 실제 올해 식품 기업들은 3분기 실적 호조세를 보였다. 농심은 영업이익 1175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304.5% 증가했다. 빙그레 160.3% 영업이익 증가율을 보였으며, 해태제과 75.5%, 풀무원 33.2%, 동원F&B 29.7%, 오뚜기 21.7% 등 식품기업들은 많게는 세 자릿수 이상 영업이익 증가율을 보였다. 업계 관계자는 “일부 원자재 가격이 전년 대비 하락한 건 맞지만 전분과 설탕 등 가격이 지속적으로 오른 원재료도 있다”며 억울함을 토로했다. 이어 “고금리로 금융 비용 부담이 커졌고 국제유가도 올라 물류비 부담도 확대된 상황에서 중동 불안 상황 등 글로벌 환경으로 현재도 가격인상 압박이 큰 것은 사실”이라고 말했다.

담당업무 : 유통 담당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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