캐릭터 접목 및 식물성 단백질 등 차별화 전략 치열
맛‧품질은 기본…단백질 함량 최대 30g 까지 등장
매일일보 = 김민주 기자 | 국내 단백질음료 시장이 초기 진입 단계를 지나 대전성기에 접어들었다.
소수의 대기업 브랜드가 생산‧공급능력 및 인지도 등을 기반으로 시장 전체 파이를 차지해왔지만, 최근엔 판도가 바뀌었다. 편의점·대형마트 등 유통채널 PB가 NB 못지않은 성분과 품질로 가세하며 시장 선점 경쟁이 격화되는 모습이다.
21일 업계에 따르면, 채널을 필두로 한 후발주자들은 가격 경쟁력을 내세우며 기존 단백질음료 강자들을 위협하고 있다. 기존 단백질 함량 20g이 기본적이었다면, 최근 들어선 21g, 27g을 지나 최대 30g대까지 등장하며 함량 경쟁도 치열해지고 있다.
CU의 자체 브랜드 단백질 음료 ‘짱구 액션가면 프로틴’은 CU 전체 프로틴 음료 중 판매 1위에 올랐다. 이달 기준, 전체 프로틴 음료의 평균 판매량에 비해 3배 높은 수치를 기록했다. 그간 대형 제조사들의 제조사 상품(NB)상품이 주도해 온 시장에서 편의점 신규 자체 브랜드(PB)상품이 단숨에 판매 1위에 올랐단 점에서 고무적이란 평이다.
높은 단백질 함량과 캐릭터 마케팅이 주효했단 분석이 나온다. 해당 상품은 성인 기준 하루 권장량의 약 55% 수준인 30g의 단백질이 들어 있다. NB 상품들의 평균 함유량은 20g임을 감안하면, 편의점 판매 RTD 단백질 음료 중 최대치다. 운동이나 다이어트 하는 사람들만 마시는 기능성 음료라는 선입견을 깨고 친근한 캐릭터를 통해 일반인들도 쉽게 접할 수 있도록 심리적인 장벽을 낮춘 전략도 눈에 띈다.
기능성 식음료 전문기업 ‘이그니스’의 프로틴드링크 브랜드 ‘랩노쉬’는 단백질RTD계 신흥강자로 꼽힌다. 단백질 평균 함량이 20g에 못미치던 시절, ‘27g 단백질 고함량’이란 타이틀로 초기 입소문을 탔다. 여기에 진짜 초코‧커피‧과일 우유와 거의 흡사한 관능을 갖춰, ‘락인효과’을 거뒀다. 랩노쉬 프로틴드링크는 2019년 탄생 후 4년 만에 누적 판매량 1000만개 이상을 기록했다. 올해 들어 월 평균 매출은 14억7000만원을 돌파했다.
기존 강자들은 포트폴리오 다각화, 소비 트렌드 접목 등 수성전략에 한창이다. 남양유업은 최근 신제품 ‘테이크핏 맥스 호박고구마맛’을 출시, 소비자 선택권을 확대했다. 겨울 시즌 국내 인기 간식인 호박고구마의 맛을 활용했다. 1팩 음용 시 하루 권장량 38% 수준의 단백질 섭취가 가능하고, 저당·무지방(식품의 영양성분 강조 표시 기준) 설계를 적용했다.
대상웰라이프 ‘마이밀’은 ‘비건’ 열풍에 발맞춰, 100% 식물성 단백질 음료를 개발했다. 마이밀 ‘퓨로틴’은 프랑스산 완두 단백, 미국산 대두 단백, 스웨덴산 귀리 단백 등을 베이스로 동물성 단백질과 유당 섭취가 어려운 소비자들이 부담을 덜었다. 캔·스틱·음료 3가지 타입으로 라인업도 다양화했다.
매일헬스뉴트리션은 단백질 음료인 셀렉스 스포츠를 ‘셀렉스 프로핏(Protein+Fit)’으로 리뉴얼했다. 기존의 셀렉스 스포츠와 마찬가지로 100% 분리유청단백질(WPI)을 사용했고, 운동 전후 최적의 섭취량인 분리유청단백질 20g에 근육 성장에 중요한 역할을 하는 세 가지 아미노산 BCAA(류신, 이소류신, 발린) 4,800mg을 추가해 근육 성장을 더 잘 도울 수 있도록 업그레이드했다. 지방·유당·콜레스테롤이 없는 분리유청단백질을 사용해 유제품 소화에 불편을 겪는 ‘유당불내러’도 걱정 없이 음용할 수 있다.
업계 관계자는 “단백질 함량이 높을수록 소비자들이 기피하는 단백질 음료 특유의 비린 맛이 강해질 수밖에 없는데, 최근엔 헬스케어 전문기업 및 명문대 산하 연구실 등과의 적극적인 협업과 설비 투자로 ‘이취’를 없애는 기술이 고도화되고 있다”며 “맛과 품질은 기본이 됐고, 향후 브랜드 인지도 싸움에선 마케팅‧영업력과 가격 경쟁력 등이 관건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