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1월 코스피 10.7% 상승...올 들어 월별 최고 수익률
금리 인상 종료 기대감 반영...연말까지 랠리 가능성
매일일보 = 이광표 기자 | 크리스마스를 전후로 주가가 강세를 보이는 '산타랠리'에 대한 기대감이 커지고 있다. 증시 전문가들 사이에선 긴축 종료에 대한 기대감이 높아졌고 연말까지 채권 금리, 달러화 하향 안정세를 바탕으로 코스피는 물론 글로벌 증시의 상승세가 지속될 것이라는 전망에 무게가 실리고 있다.
29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11월 코스피는 이달 들어 28일까지 10.70% 상승했다. 월별 기준으로 올 들어 가장 높은 수치다. 특히 지난 달에 7.59% 하락하며 월별 최대 낙폭을 기록한 점을 감안할 때 이달 상승세가 돋보였다. 더구나 최근 3개월간 월별 하락했던 지수가 4개월만에 반등했다는 점도 산타랠리 기대감을 키우고 있다.
'산타랠리'란 증시가 연말 크리스마스를 전후로 상승하는 현상을 뜻한다. 일반적으로 연말 배당 기대감 등이 작용하면서 주가가 상승하는 경향을 보인다.
특히 올해의 경우 공매도 전면 금지에 따른 숏커버링 유입 효과와 함께 미중 정상회담, 미국 채권 금리 하락, 유가 급락 등 글로벌 투자 환경까지 긍정적으로 조성되면서 때 이른 산타랠리 가능성이 커지고 있다.
증권가에서도 물가 상승이 점차 둔화되고 미국의 금리 인상이 사실상 끝났다는 예상이 힘을 얻으면서 글로벌 증시의 훈풍이 국내 증시에도 긍정적인 영향을 미칠 것이라는 전망이 제기되고 있다.
이혁진 삼성증권 연구원은 "올해 산타랠리가 더 빨리 올 것으로 예상한다"면서 "핵심 지표는 환율로, 지난달 1360원까지 상승한 이후 최근에는 1290원선까지 급락했다"고 설명했다. 달러가 반락한 가운데, 한국 수출이 반등에 성공하면서 원화의 상대적 강세를 이끌고 있다는 설명이다. 원화가 강세를 나타낼 경우 통상 국내 증시의 투자매력은 커진다.
이 연구원은 "외국인과 기관이 이달 코스피를 순매수하는 등 수급 환경 변화도 긍정적"이라면서 "긍정적으로 바뀐 지표들을 적극 활용할 때"라고 말했다.
실제 이달 들어 그동안 코스피를 비롯한 글로벌 증시를 억눌러왔던 불확실성 변수, 리스크 요인들이 빠르게 완화되고 있다. 미 국채 발행 계획 축소, 유가 레벨다운(80달러 하회), 11월 미국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에서 완화적인 스탠스 확인 등을 통해 10년물 채권금리 상승 압력이 완화됐다. 지난주에는 미국의 물가 안정을 재확인한 데 이어 중국 경제지표 개선, 미중 정상회담, 미국 임시 예산안 통과까지 가세했다.
이경민 대신증권 연구원은 "글로벌 금융시장은 3개월 간의 변동성에서 빠르게 벗어나 정상화가 진행 중"이라며 "등락이 있더라도 코스피는 연내 2600선을 향하는 흐름이 지속될 전망이다. 방향성 은 명확해졌다"고 강조한다.
특히 역사적으로 연초 이후 11월15일까지 미국의 S&P500 지수가 5% 이상 상승할 경우 연말까지 주가는 상승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올해의 경우 지난 15일까지 S&P500 지수가 17.3% 상승하면서 연말까지 추가 상승할 가능성이 높아지고 있다.
박상현 하이투자증권 연구원은 “22년 동안 S&P500 지수가 5% 이상 상승한 경우 나머지 연말까지 어김없이 플러스 증가율을 기록했다”며 “또한 애플, 마이크로소프트, 아마존, 알파벳, 엔비디아, 테슬라, 메타 플랫폼스 등 ‘매그니피센트 7(Magnificent Seven)’이 강한 상승 랠리를 보였지만 추가 랠리 가능도 남아 있다”고 말했다. 이어 “하반기 들어 전개된 고금리라는 악조건에서도 매그니피센트 7의 랠리가 이어져 디스인플레이션 기대감 강화로 금리 안정 혹은 추가 하락할 가능성은 매그니피센트 7 랠리의 추가 동력으로 작용할 여지가 있다”고 덧붙였다.
실제 지난 22년 동안 S&P500 지수가 11월15일까지 5% 이상 상승한 경우 나머지 연말까지 어김없이 지수는 플러스 증가율을 기록한 바 있다. 기간을 좀 더 연장해 보더라도 지난 50년 동안 11월15일까지 5% 이상 상승한 30번의 사례 중 4번을 제외하고 모두 연말 랠리가 나타났다. 이전 사례가 맞다면 올해 11월15일까지 S&P500 지수가 17.3% 상승했음은 연말까지 S&P500 지수가 추가 상승할 가능성을 시사한다.
나아가 10월 미국 소비자물가 발표 이후 12월과 내년 1월 미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회의에서 금리 동결을 예상하는 확률이 100%에 이르고, 이후 내년 상반기에는 금리 인하마저도 예상하는 분위기가 조성되는 점도 산타랠리 가능성을 높이고 있다.
다만 일각에선 산타랠리 기대감이 이미 주가에 반영됐다는 분석도 있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최근 미국 국채 10년물 금리가 4.4%대로 여전히 높은 수준을 유지하기 때문에 지수의 추가 상승을 제한할 것으로 내다봤다.
문남중 대신증권 연구원도 “내년 미국 대선 이전까지 미국 증시의 우상향을 예상하지만, 올해 연말 산타랠리의 피크 아웃 이후 내년 2월까지 기간 조정 형태로 쉬어갈 것”이라며 “약 2~3개월간의 지지부진함을 견디지 못할 투자자라면 산타랠리 후반부를 적극적으로 공략해야 할 것”이라고 조언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