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의당도 "병립형 퇴행 안돼"…30일 의총서 난상토론 예정
매일일보 = 이설아 기자 | 최근 더불어민주당 안팎에서 선거제 개편과 관련해 '병립형 회귀' 주장이 지속해 제기된다. 이에 비이재명(비명)계 의원들 및 소수정당들이 '연동형' 공약 이행을 촉구하며 이재명 대표를 비판하고 나섰다. 이 대표를 향한 압박이 심화되는 가운데 민주당은 30일 의원총회에서 난상토론을 통해 당론 도출에 힘쓸 예정이다.
29일 정치권에 따르면 민주당 내에서 비례대표 배분 방식에 있어 병립형으로 회귀하자는 목소리가 점차 높아지고 있다. 소수정당에 의석을 양보하자는 '이상론'에 앞서 정부·여당을 견제할 의석 확보가 우선이라는 '현실론'적 시각에서다. 특히 이재명 민주당 대표 또한 전날 유튜브를 통해 "멋있게 지면 무슨 소용이 있겠나"라며 "내년 총선에서 우리가 1당을 놓치면 지금 이 폭주를 막을 길이 없다"고 말해 사실상 '병립형 회귀' 추진을 시사했다.
그러나 이에 대해 당내 반발의 목소리도 높다. '지역구 불출마'까지 선언하며 선거제 개편 필요성을 주장한 이탄희 의원과 '연동형 도입'을 공개적으로 촉구하고 나선 비명계 의원 모임 '원칙과 상식' 등이 대표적이다.
'원칙과 상식' 소속 김종민 민주당 의원은 이날 자신의 SNS를 통해 "이재명식 정치에 반대한다"며 이 대표가 대선 당시 '위성정당 방지법' 및 '연동형 비례대표제' 도입을 약속했던 것을 지켜야 한다고 주장하기도 했다.
김 의원은 "'멋있게 지면 무슨 소용이냐'(는 말은) 선거 승리를 위해서 국민과의 약속을 져버리고 선거제 퇴행으로 가겠다는 얘기"라며 "이건 우리가 알던 민주당이 아니다"고 비판했다. 또한 생전 '원칙 있는 패배'를 강조한 노무현 전 대통령을 언급하며 "노무현의 길과 이재명의 길, 어느 쪽이 지도자의 길인가. 어느 쪽이 민주당이 가야 할 길인가"라고 덧붙였다.
소수정당들도 이 대표에 대한 압박에 가세했다. 소수정당들은 원내진출 여부에 대해 비례대표제의 직접적 영향을 받는 만큼 반드시 연동형이 유지돼야 한다는 입장이다. 김준우 정의당 비상대책위원장은 이날 국회에서 이 대표를 만나 "최근 공직선거법 개정 방향에 대해 민주당 내에서도 갑론을박이 많은 것으로 안다"며 "최소한 병립형으로의 퇴행은 막는 유의미한 결단을 해달라"고 요구했다.
아울러 김 위원장은 "지난 대선에서 이 대표가 '다당제 개혁과 정치교체를 확실히 한다'고 한 연설을 기억한다"며 "약속을 지키지 못하는 윤석열 대통령과 약속을 지키는 이 대표의 대조점을 기다린다"고 말했다.
이 같은 당내 반발 여론에 민주당은 쉽게 당론을 모으지 못하는 상황이다. 이에 따라 민주당은 당초 이날 예정됐던 '선거제 개편 내부토론' 의원총회를 30일 개최하는 것으로 순연했다. 지도부는 의원들의 의견을 수렴에 최대한 빠른 시일 내에 선거제 개편안 당론을 확정할 계획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