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폐업신고 건설사 2015년 이후 최다
매일일보 = 권영현 기자 | 올해는 부동산 경기 침체로 건설업계가 크게 위축됐다. 미분양은 지속적으로 감소했지만 여전히 높은 수준을 보이고 있고, 악성 미분양이 1만건을 넘어서는 등 위기 가 지속되고 있다.
18일 국토교통부에 따르면 10월 말 기준 전국 미분양 주택수는 5만8299가구로 정점을 기록한 2월(7만5438가구)과 비교해 1만7139가구(22.7%)가 감소했다. 반면 악성 미분양으로 꼽히는 준공 후 미분양은 10월 말 기준 1만224가구로 증가세를 보이고 있다. 준공 후 미분양이 1만 가구를 넘긴 것은 2021년 2월(1만779가구) 이후로 32개월만이다.
준공 후 미분양이 꾸준히 늘어나는 등 건설 경기 침체가 장기화되면서 문을 닫는 건설사들도 늘어나고 있다.
국토부 건설산업지식정보시스템(KISCON)에 따르면 올해 1월부터 12월 현재까지 전국의 부도업체수는 종합건설사 6곳, 전문건설사 7곳 총 13곳이다. 폐업신고도 최근 9년 만에 최고 수준을 기록했다. 현재까지 폐업신고(변경‧정정‧철회 포함)은 3352건으로 종합건설업이 547곳, 전문건설업이 2806곳이다.
실제 올해는 신일건설과 에이치엔아이엔씨·대우산업개발·금강건설·국원건설·대창기업 등 굵직한 건설사들이 부도처리됐다. ‘해피트리’로 유명한 신일건설은 시공능력 113위, 브랜드 ‘이안’의 대우산업개발은 75위 등 100위권 안팎의 건설사들이 무너진 셈이다.
지난 11월에는 경남 지역 시공능력평가 8위(전국 285위) 업체인 남명건설이 12억4000여만원의 만기어음을 막지 못해 최종 부도처리됐다. 최근에는 광주 소재 해광건설은 만기 도래한 어음을 막지 못해 최종 부도 처리됐다.
여기에 최근 분양시장에서도 중견, 중소건설사보다는 대형 건설사들이 시공한 단지에 청약이 쏠리면서 중소건설사들의 분양 단지는 미달을 기록하고 있다.
최근 경남 산청군에서 분양에 나선 77가구 규모의 한 단지는 1건이 접수되며 미달에 그쳤고, 전북 임실에 공급된 129가구 단지도 7가구 접수에 그쳐 전 타입 미달을 기록했다.
한 중견건설사 관계자는 “내년과 내후년까지는 건설업이 침체될 것으로 보임에 따라 유동성 관리에 심혈을 기울여야 한다”며 “최근 공사비와 인건비가 오른 데 이어 층간소음 기준을 채우지 못하는 단지는 준공승인도 안내준다고 하니 중견, 중소건설사들의 어려움은 계속해서 커질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서진형 공정주택포럼 공동대표(경인여대 교수)는 “브릿지론 등이 내년 상반기에 집중돼 있는 만큼 현재 시장 상황을 고려하면 내년 상반기엔 중소건설사들은 30% 정도가 폐업할 수 있다”며 “우량자산 매각이나 사업성 있는 사업 지구를 내놓는 등 당장의 자구 노력이 필요하다”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