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야 원내 지도부 '2+2' 협의체 논의도 빈손
매일일보 = 이설아 기자 | 더불어민주당이 국회 본회의에서 '쌍특검'(대장동 50억 클럽·김건희 주가조작) 처리를 예고하면서 여야 갈등이 고조되고 있다. 이런 상황에서 여야가 연내 처리를 약속한 다수 '민생법안' 처리도 좌초될 위기다. 극한 정쟁에 민생을 등한시했다는 비판을 피할 수 없게 된 모습이다.
27일 정치권에 따르면 여야는 이날 국회 법제사법위원회에서 그동안 이견을 보인 △이자제한법 △전세사기 피해 구제 특별법 △온라인플랫폼법 △중대재해처벌법 유예안 등의 민생법안 처리에 실패했다. 이자제한법은 서민을 대상으로 법정 이자율 초과 시 계약을 무효화하는 내용을, 전세사기 피해 구제 특별법은 전세사기 피해자에 대해 정부가 선구제 후구상을 진행하는 내용을 담았다.
온라인플랫폼법은 입점 업체를 대상으로 한 온라인 플랫폼의 갑질을 방지하기 위한 내용이다. 중대재해처벌법 유예안의 경우 상시 근로자 50인 미만 사업장에 대한 중대재해처벌법 적용을 2년간 미루는 방안이다.
이 법안들은 각각 해당 상임위원회 심사를 마쳤다. 법안 체계 및 자구 검토를 위한 법사위 심사 과정에서 처리돼야 28일 본회의에서 법안이 최종 통과될 수 있다. 그 때문에 해당 법안들은 결국 연내 본회의 처리가 불가능해질 전망이다. 여야 원내 지도부는 전날 양당이 무게를 두는 민생법안들의 조속 처리를 위한 '2+2 협의체' 회동을 가졌으나 이견만 확인했다. 상대당에 협상 파행의 책임을 떠넘기는 모습만 남겼다.
유의동 국민의힘 정책위의장은 회동 직후 "우려 표명이 무색하게도 20일 민주당이 일방적으로 모든 상임위에서 민주당이 2+2에서 논의하자고 가져온 법안을 중심으로 일방통행을 강행했다"며 "민주장 지도부에서 공개적으로 문제를 제기하시고 시정을 요구해주셨으면 좋겠다는 생각을 갖고 있다"고 비판했다.
이에 대해 이개호 민주당 정책위의장은 "여야 법안들이 어렵지만 조금씩 진전을 이루고 있다"며 "국민의힘에서는 민주당이 일방처리했다고 말하지만 아직 법제사법위원회에서 논의할 기회가 많이 남아있고 2+2를 통해 계속 논의가 가능하기에 여야 간 조율이 가능하다"고 반박했다.
한편 앞서 여야는 매주 화요일 2+2 협의체를 가동해 법안을 처리하기로 약속한 바 있다. 국민의힘은 △중대재해처벌법 적용 2년 유예 △산업은행 본점 소재지 부산 이전법 △우주항공청 설치법 △개식용 금지 및 폐업 지원 특별법 등을 제시했고, 민주당은 △이자제한법 △지역사랑상품권 이용 활성화법 △전세사기 피해 구제 특별법 △온라인플랫폼법 등을 제안했다.
그러나 이른바 '지역의사법'이 지난 20일 국회 보건복지위원회에서 민주당 주도로 처리되자, 국민의힘이 이에 반발하며 협의체의 원활한 진행이 어려운 상황이다. 민주당은 원내 지도부가 최대한 여야 합의를 이끌어내겠다면서도 상임위의 자율적 부분들을 일괄 제어할 수 없다며 국민의힘의 비판에 대해 반박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