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일 '헌신' 강조…불출마·험지 출마 요구 관측
매일일보 = 문장원 기자 | 한동훈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이 이번주부터 3선‧4선 이상 중진 의원들과 릴레이 회동을 갖는다. 취임 직후부터 당을 위한 '헌신'을 강조해 온 한 비대위원장이 중진들의 불출마 또는 험지 출마를 요구할지 주목된다.
14일 정치권에 따르면 한 비대위원장은 오는 15일 3선, 17일에는 4선 이상 중진 의원들과 연속으로 오찬 간담회를 가질 예정이다. 한 비대위원장이 취임사에서부터 총선 불출마를 선언하고, 줄곧 '선민후사'를 내세우며 당을 위한 헌신을 내세운 만큼 이번 회동을 통해 중진들의 총선 불출마 또는 험지 출마를 요청할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온다.
한 비대위원장은 지난 2일 대전시당 신년인사회에서 "국민의힘이 총선에서 이겨야만 국민에게 도움이 된다고 확신한다"며 "그것을 위해서 헌신이 필요하다고 생각한다. 그런 차원에서 제가 불출마를, 정계에 데뷔하자마자 은퇴 선언까지 했다"고 강조한 바 있다. 지난 10일 '부산시당 당직자 간담회'에서도 "용기 있게 헌신한다면 총선 승리는 우리의 것"이라고 말했다.
국민의힘의 험지에 속하는 서울 영등포을 출마를 선언한 박민식 전 보훈부 장관은 지난 9일 채널A 라디오쇼 '정치 시그널'에서 "한 비대위원장이 총선 불출마로 자리의 무게만큼 헌신한다는 시그널을 보여줬다"며 "그런 것이 당의 많은 중진 또는 그런 역할을 요구받는 분들에게 상당히 무겁게 다가가지 않을까 생각한다"고 밝혔다.
여기에 한 비대위원장이 공천관리위원회 구성 대부분을 외부 인사로 채운 것을 두고 대대적인 '현역 물갈이'를 위한 포석이 아니냐는 분석과 함께 '중진 현역 희생론'도 힘을 받는 모양새다.
장예찬 전 최고위원은 YTN라디오에 "현역 의원들이 물갈이를 걱정하는 것 자체가 의정활동을 잘 못했다는 증거 아닌가"라며 "냉정하고 정량적인 평가를 통해 물갈이 해야 하는 의원들은 물갈이 해야 한다"고 말했다.
특히 용산 대통령실 인사들이 대거 영남 지역 출마를 준비하는 상황과 맞물린다. 한 위원장의 '헌신론'이 결국 지난 인요한 혁신위원회에서 공론화시켰던 '영남 중진 불출마 또는 험지 출마'로 귀결되는 것 아니냐는 지적도 나온다.
부산 5선 조경태 의원은 지난 11일 BBS라디오에 출연해 "한동훈 비대위 체제에서 가장 경계해야 될 부분은 바로 불공정한 공천에 대한 시빗거리가 없어야 된다는 점"이라며 "시민들의 의식 수준이 그냥 낙하산으로 누가 내려온다고 해서 힘 있는 분의 반사이익을 누리려고 하는 부분에 대해서는 상당히 엄격한 편"이라고 꼬집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