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사업 세분화‧전문화 전초기지 역할…알짜수익처 부상
자본투입‧설비증설 등 힘 쏟아도 적자…골칫덩이 되기도
매일일보 = 김민주 기자 | 자회사 실적에 식품사 희비가 엇갈리고 있다.
식품업계는 자회사를 통해 다양한 신사업 분야에서 효율적인 영향력 확대를 꾀하고 있다. 신성장동력 발굴 및 육성이란 주효키를 쥔 자회사들의 사세가 기업 전체 수익성에 영향을 미치고 있다.
22일 식품업계에 따르면 매일유업, 대상의 자회사는 가파른 성장세를 보이며 모회사의 알짜수익처로 떠올랐다.
매일홀딩스의 커피제조, 식품제조 판매 및 수출입업을 맡고 있는 자회사 ‘엠즈씨드’는 외식사업 효율화를 위한 전초기지로 떠올랐다.
엠즈씨드는 카페 브랜드 ‘폴바셋’과 중식당 ‘크리스탈제이드’를 운영하는 자회사다. 2013년 6월 1일 매일유업 주식회사의 폴바셋 외식사업부문을 물적 분할의 방식으로 분할해 설립됐다. 지분 92.6%를 매일홀딩스 주식회사가 보유하고 있다.
그간 매일홀딩스는 인구감소로 수익성이 쪼그라든 유가공 중심 수익구조를 개편하기 위해 식물성음료 및 외식업 등으로 사업 포트폴리오를 다각화해왔다. 이 중 엠즈씨드는 외식사업을 전문적으로 이끄는 역할을 맡았고, 매해 몸집을 빠르게 불리고 있다. 엠즈씨드의 영업이익은 2021년 70억원에서 2022년 148억원으로 2배 이상 커졌다.
대상웰라이프는 건기식 사업을 전문적으로 운영하는 대상홀딩스의 자회사다. 2018년 대상에서 분사 뒤 대상그룹 지주사인 대상홀딩스의 자회사로 설립됐다. 대상이 미래먹거리로 방점을 찍은 균형영양식(환자용 식품) 브랜드 ‘뉴케어’를 비롯해, 단백질 전문 브랜드 ‘마이밀’, 건강기능식품 브랜드 ‘웰라이프’ 등을 운영하고 있다. 지난해 10월엔 기업 이미지 제고 목적으로 사명을 기존 ‘대상라이프사이언스’에서 지금의 대상웰라이프로 변경, 건기식 사업 강화에 강드라이브를 걸었다.
2019년 67억원이었던 영업이익은 2020년 115억원으로 71.6% 성장했고, 2021년엔 17.4% 늘어난 135억원을 기록했다. 공장 증설 및 광고선전비 등 판매관리비 증가로 2022년엔 영업익이 99억원을 기록, 전년비 26% 감소세를 보였다.
자회사가 ‘아픈손가락’으로 전락한 사례도 있다. 남양유업의 음료 생산 및 OEM 전문 자회사 ‘건강한사람들’은 지속된 영업손실로 적자 수렁에 빠졌다. 건강한사람들은 2011년 음식료품 제조가공‧유통‧판매업을 목적으로 설립된 회사로, 남양유업이 지분 100%를 확보하고 있다. 초반 사명은 남영F&B였으며, 2019년 건강한사람들로 사명을 변경했다.
현물출자 형식으로 2018년부터 2021년까지 4년 동안 약 1180억원을 투입했다. 2020년엔 기존 PET 음료 등을 주로 생산, 운영하던 체계에서 신선이유식, 치즈, HMR 등 다양한 제품군으로 생산 범위를 확대하고자, 약 870억원을 들여 설비를 증설하기도 했다.
모기업의 수익성 악화 속에서 감행한 투자지만, 성과는 나타나지 않고 있다. 건강한사람들의 2022년 영업손실은 49억7000만원이다. 전년 영업손실액 37억5000만원보다 적자 규모를 32.5% 키웠다. 2018년 영업이익은 13억8000만원에 달했으나, 2019년 9억1000만원으로 영업익이 34% 고꾸라졌다. 2020년 -44억원으로 적자 전환한 데 이어, 지속 영업손실을 기록 중이다.
업계 관계자는 “최근 수익성 제고 및 중장기 성장발판 확보를 목적으로, 종합식품기업으로의 정체성 확장에 나선 만큼 사업 다각화에 인적‧자본적 투자를 늘리고 있다”며 “자회사 설립은 외식업, 건기식, 바이오 등 각 주요 신사업 분야를 세분화해 전문화하는 작업의 일환이라고 볼 수 있다”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