퇴직연금 환승 투자상품 안 팔아도 되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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퇴직연금 환승 투자상품 안 팔아도 되네
  • 이재형 기자
  • 승인 2024.02.05 14: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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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감원, 퇴직연금현물이전제도 11월부터 시행 예정
은행권 “자금 운용 접근 자체 달라” 고객 이탈 우려
정부가 퇴직연금을 가입한 금융소비자가 기존과 다른 금융사로 계좌를 옮길 때 이미 투자 중인 상품 그대로 이전하는 제도를 시행한다. 일러스트=연합뉴스

매일일보 = 이재형 기자  |  정부가 퇴직연금을 가입한 금융소비자가 기존과 다른 금융사로 계좌를 옮길 때 이미 투자 중인 상품을 그대로 이전하는 제도를 시행한다. 당국은 소비자의 편의를 크게 향상시킬 것으로 전망하고 있지만 업계 간 고객 모시기 경쟁은 더욱 치열해 질 것으로 관측된다.

5일 금융업계에 따르면 정부는 오는 11월을 목표로 퇴직연금 현물이전 제도를 시행할 것으로 전망된다. 퇴직연금 현물이전 제도란 퇴직연금 가입자가 기존의 금융사에서 다른 금융사로 갈아탈 때 기존에 운용 중인 상품 포트폴리오 그대로 옮길 수 있게 하는 제도다. 현재 기존 운용 종목들을 모두 매각한 후 새로운 상품으로 가입해야 하는데, 이런 번거로움을 덜기 위해 추진 중이다.

금융감독원은 최근 퇴직연금 사업자 설명회를 열고 이같은 내용을 금융사들과 공유했다. 앞서 지난해 초 금감원·고용노동부·한국예탁결제원 등 테스크포스가 꾸려진 바 있다. 그간 개별 금융사들 간 이해관계 충돌 등 조율할 부분이 많아 구체적인 실행 계획이 나오지 않았다. 업계에서는 시행 시점이 특정된 만큼 작업에 속도가 붙을 것이라는 예측이 나온다.

정부는 업무지침을 만드는 작업부터 진행할 예정이다. 모든 금융사는 통일된 전문을 기준으로 전산 시스템을 설계한 뒤 일정 정도 테스트 기간을 가진다. 이후 시스템의 안정성이 확인되면 서비스는 오픈된다.

다만, 은행권에서는 이같은 제도 변화가 달갑지 않은 모양새다. 상대적으로 ‘하이 리스크 하이 리턴’ 전략을 구사하는 증권사 등에 고객을 빼앗길 수 있다는 우려다. 자산의 보수적인 운용보다는 손실을 감내하고서라도 높은 수익을 기대하는 투자 트렌트 변화가 그 배경이다.

한 은행권 관계자는 “포트폴리오 내 편입 종목, 지수, 채권 등 현물 자산을 그대로 이전한다고 하더라도 이를 실제 운용하는 자산 운용사에 제시하는 운용 가이드는 은행과 증권사 등은 다르다”며 “은행업 본질이 보수적인 운영을 전제하는 만큼 수익률에 차이가 있을 수 밖에 없다”고 했다.

그는 “최근 젊은 층을 중심으로 고수익을 쫓는 투자 트렌드가 확산하고 있는 만큼 다소간 고객 이탈은 불가피해 보인다”라고 덧붙였다.

실제 운용 성과면에서 은행과 비은행 금융사는 차이를 나타내고 있다. 금감원에 따르면 지난해 퇴직연금 사전지정운용제도(디폴트옵션)의 평균 수익률은 10.13%로 나타났다. 초저위험상품부터 초고위험상품까지 6개월과 1년 수익률을 각 금융사별로 비교한 결과, 수익률 상위에는 대부분 은행 외 증권사 등이 랭크됐다. KB국민은행과 NH농협은행의 상품만이 1년 수익률 상위 5개 상품에 이름을 올리는 정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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