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통산업발전법·온라인주류판매규제·온플법, 시장 성장 막는 규제로 전락
소비자단체, 정부 규제개선에 찬성… 여론 모아 화력 지원
매일일보 = 이용 기자 | 상생 경영에 대한 중요성이 대두되며 이를 완화할 정책이 시행된 가운데, 정작 본래 취지에 맞지 않아 부작용만 초래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6일 업계에 따르면, 소비자 단체와 경제단체들은 △유통산업발전법 △온라인 주류 판매 규제 △온플법(플랫폼경쟁촉진법) 등을 현실과 동 떨어진 시대착오적 제도라 지적하며, 개선 및 수위 완화를 요구한다.
그중 가장 실효성이 부족하다는 지탄을 받은 법안은 유통산업발전법이다. ‘대형마트 의무휴업’으로 대표되는 해당 제도는 본래 대형마트의 지방 상권 장악을 우려해 지역 소상공인을 생존을 보호하자는 취지로 시행됐다. 그러나 실제로는 지역 상권에 돌아온 혜택도 미미하고, 소비자의 선택권만 제한됐다는 지적이 나왔다. 근로자 대부분이 쉬는 공휴일에 대형마트가 공휴일에 문을 닫으면서, 소비자들의 불만이 쌓이는 상황이다.
결국 지난달 22일 민생토론회에서 정부는 국민생활 불편해소를 위해 지자체 주도로 대형마트 평일휴무를 확산시키는 한편, 유통산업발전법에서 의무휴업 공휴일지정 원칙을 삭제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최근 소비자들은 이 외에도 여러 규제로 인해 불편을 겪고 있다며, 규제 개선 여론에 동참해 기업계에 힘을 실어주는 모양새다. 실제 일부 소비자 단체는 정부의 유통 업계에 대한 규제 완화 움직임에 찬성하며, 화력 지원에 나섰다.
소비자정책 감시단체인 컨슈머워치는 정부가 단말기유통법·도서정가제·대형마트 의무휴업 제도의 전면적 쇄신 의지를 천명하자, “자유 시장경제 질서 이념에 입각해 불필요한 시장 개입을 줄이고, 자유로운 경쟁을 촉진하고자 하는 정부 의지를 보인 것”이라며 환영의 뜻을 밝혔다.
도서정가제, 대형마트 의무 휴업제의 경우는 전면 폐지까지 가지 못했지만, 괄목할만한 진전은 보였기에 긍정적이라 평가했다. 단체 측은 소비자가 규제 혁신에 따른 변화를 체감하면, 더 근본적인 논의의 장을 열 수 있을 것이라는 기대감을 나타냈다.
현재 공정거래위원회가 추진중인 '온플법'은 플랫폼 업계와 소비자 모두의 지탄을 받는다. 공정위가 거대 온라인플랫폼을 사전에 지정하고 4대 반칙 행위(자사우대·최혜대우·멀티호밍·끼워팔기) 적발 시 이를 규제하겠다는 법안이다. 본래 취지는 플랫폼 사업자의 우월적 지위 남용을 금지하기 위해 플랫폼과 입점업체 사이 표준계약서을 의무화 해 사전에 규제한다는 내용이다. 이에 플랫폼 기업계는 업계 성장 저해를 이유로 반대하며, 소비자도 제공받는 혜택이 줄어들 수 있다며 반발하는 중이다.
컨슈머워치는 지난달 25일 기준 플랫폼법 반대 서명운동에 5000명이 넘는 소비자가 서명했다고 밝혔다. 단체는 관련법의 전면적인 재검토를 주장하며, 지난달 9일부터 서명운동을 진행 중이다. 컨슈머워치 측은 “공정위가 제정하려는 ‘플랫폼법’은 소비자 후생을 떨어트리고 소비자 선택권을 침해할 것"이라며 "공정위가 전면 재검토 할 것을 요구한다”고 말했다.
주류 거래에 대한 과도한 규제도 소비자들의 비판 대상이 됐다. 소비 채널이 온라인으로 옮겨가는 상황에서 온라인 주류판매 규제는 시대착오적이란 지적이다. 실제 주한유럽상공회의소(ECCK)가 한국 주류 산업의 지나친 규제를 언급했으며, 현재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국가 중 온라인 주류 판매가 금지된 국가는 한국과 폴란드 단 두 곳뿐인 것으로 나타났다.
대형마트 L사 파트장은 “주류는 무게 때문에 소비자들이 구매에 제약을 느낀다. 심지어 술 상자를 들다가 허리를 다쳤다며 치료비를 내놓으라는 손님도 있었다. 구시대적인 규제로 소비자들도, 판매자도 불편을 겪는 상황이 개선돼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