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일보 = 강소슬 기자  |  정부가 12년간 이어진 대형마트 공휴일 의무휴업 규제를 폐지하고, 영업제한시간의 온라인 배송(새벽배송) 등을 허용하기로 공표한 가운데, 소상공인과 대형마트 노동자, 정치권 등 풀어야 할 과제는 산적하다.

6일 업계에 따르면 현행 유통산업발전법(이하 유산법) 대형마트 의무휴업일은 각 지자체의 조례에 따라 정할 수 있으며, 의무휴업 폐지는 유통산업발전법의 개정이 필요하기 때문에 여야 합의와 국회 통과를 거쳐야 한다. 법 개정은 국회 다수당인 더불어민주당의 동의가 필수적이다. 하지만 더불어민주당이 소관 국회 상임위원회인 산업통상자원중소벤처기업위원회 심의에서조차 이를 반대하는 상황이라 법 개정까지는 난항이 예상된다. 대통령실은 대형마트 규제 개선에 속도를 내기 위해 2일 대형마트 의무휴업일 제도를 폐지하기 위해 유산법 개정 전이라도 지방자치단체 조례 변경 등을 통해 실효성 있는 결과를 얻겠다고 발표했다. 정부는 법 개정 외에도 시행령을 통해 할 수 있는 최대한의 조치를 취하겠다는 입장이다. 앞서 국무조정실은 지난달 22일 ‘국민과 함께하는 민생토론회’를 개최하고 대형마트 영업 규제에 대한 정부의 개선 방향을 보고했다. 정부는 국민들의 주말 장보기가 편해지도록 대형마트 의무휴업일을 공휴일로 지정한다는 원칙을 삭제하고 평일 전환을 가속화하기로 했다. 대형마트 의무 휴일 도입은 국민 생활과 밀접한 대표적인 규제로 불려왔다. 2012년 제정된 유산법에 따르면 대형마트·기업형슈퍼마켓(SSM)은 월 2회 공휴일, 대형마트는 자정부터 오전 10시까지 영업을 할 수 없다. 전통시장과 골목상권을 활성화하고 보호한다는 차원에서 유산법 개정안이 시행됐다. 하지만, 대형마트의 의무휴업 규제는 수많은 연구결과를 통해 원래 취지와는 다르게 전통시장에는 수혜가 돌아가지 않았음이 검증됐다. 이미 일부 지역에서는 대형마트 공휴일 영업 시행 중이다. 서초구는 대형마트 의무휴업일의 평일 전환을 위해 행정예고 및 의견수렴과 유통업상생발전협의회 심의·의결 등을 거쳐 지난달 17일 고시를 통해 모든 행정절차를 마무리하고 본격 시행에 들어갔다. 지난달 28일부터 서울 서초구의 대형마트는 매주 일요일에 정상영업하고 둘째·넷째 수요일에 쉬는 것으로 의무휴업일을 전환했다. 동대문구도 이달부터 대형마트 의무휴업일을 매달 둘째, 넷째 수요일로 전환하기로 했다. 서울시의회는 25개 자치구 내 대형마트의 공휴일 의무휴업을 평일로 전환하고, 온라인 새벽 배송이 가능하도록 조례 개정을 추진하고 있다. 대형마트 공휴일 영업이 급물살을 타고 있지만, 소상공인과 마트 노동자들의 반발이 커지고 있다. 마트 노동자들은 대형마트 의무휴업일 평일 전환이 건강권과 휴식권을 침해하는 조치라며 반대의 목소리를 내고 있다. 현재 대형마트 노동자는 월 2회만 주말에 쉴 수 있는데, 정부 방침이 현실화하면 휴식권을 보장받을 수 없다는 것이다. 아울러 소상공인들도 대형마트 의무휴업일 평일 전환이 골목상권의 전반적인 경제 상황을 악화시킬 수 있다며 반발하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법 개정은 여·야 합의가 필요해 다소 시간이 걸리겠지만, 규제 완화에 시동이 걸리면서 유통업계에 긍정적인 효과가 나타날 것으로 기대된다”며 “대형마트는 전통시장과 골목상권의 적이 아니라 함께 상생하고 협력해야 할 존재다. 서로 협력해 지역상권을 함께 발전시키는 길을 찾아 나갔으면 한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