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천 '하위 평가자' 베일 벗는다…여야, '현역 이탈' 촉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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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천 '하위 평가자' 베일 벗는다…여야, '현역 이탈' 촉각
  • 이태훈 기자
  • 승인 2024.02.18 16:01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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與, 하위 10% 공천 배제…野 하위 20% 최대 30% 감점
하위 평가자 개혁신당 합류 경계…낮은 지지율은 걸림돌
정영환 국민의힘 공천관리위원장(왼쪽)과 임혁백 더불어민주당 공천관리위원장. 사진=연합뉴스
정영환 국민의힘 공천관리위원장(왼쪽)과 임혁백 더불어민주당 공천관리위원장. 사진=연합뉴스

매일일보 = 이태훈 기자  |  여야의 총선 공천 작업이 막바지를 향하면서 베일에 싸인 '하위 평가자' 명단도 곧 드러날 전망이다. 국민의힘은 교체지수 산식에 따라 하위 10%에 든 현역 의원을 공천 배제(컷오프)하기로 했고, 더불어민주당은 자체 평가에서 하위 20%에 포함된 의원들에게 경선 과정에서 20~30%의 득표수 페널티를 주기로 해 사실상 컷오프시킨다. 여야는 하위 평가자로 선정된 의원들이 반발해 개혁신당으로 이탈을 경계하고 있다.

18일 정치권에 따르면 여야는 총선 50여 일 앞두고 공천 작업에 속도를 내고 있다. 인물 인지도가 월등히 높거나 격전이 예상되는 지역구의 경우 일찌감치 단수 공천하고 있고, 경선 대상지도 하나둘 공개되고 있다.

단수 공천 및 경선 지역구가 속속 공개됨에 따라 꼭꼭 숨겨져 있던 '하위 평가자' 명단도 곧 윤곽이 드러날 전망이다.

먼저 국민의힘은 이날까지 총 86곳의 단수 추천 지역구와 44곳의 경선 지역, 3곳의 우선추천(전략공천) 지역구를 발표했다. 현재까지 발표된 지역구 단수 추천, 경선, 전략공천 명단에 오른 현역 지역구 의원은 최근 민주당을 탈당해 국민의힘에 입당한 이상민 의원을 제외하고 50명이 조금 넘는다.

21대 총선에서 미래통합당(국민의힘 전신)이 84명의 지역구 당선자를 낸 것을 고려할 때 컷오프 대상자는 30명 내외로 압축된 상황이다. 앞서 국민의힘 공천관리위원회는 총선 지역구를 4개 권역으로 나눠 교체지수를 산출하는 방안을 내놨다. 교체지수 산식에 따라 권역별 하위 10%에 든 현역 의원 최소 7명은 공천에서 아예 배제하기로 했다.

이와 관련해 장동혁 국민의힘 사무총장은 지난 16일 "하위 10%도 그렇고, (경선 감점 대상인) 30%도 그렇고 비율은 영남 의원들이 가장 많을 것"이라고 말했다. 한동훈 비상대책위원장은 "시스템 공천 결과에서 만족하지 못한 결과, 어쩌면 조금 불공정한 결과가 나올 수 있을 것 같다"며 예상보다 큰 폭의 컷오프를 예고했다.

민주당은 하위 20%에 해당하는 현역의원 발표를 계속해서 미루고 있다. 당초 2월 초 발표가 유력했지만 설 연휴 이후로 미뤄졌고, 현재는 선거구 획정 지연을 이유로 발표를 미루고 있다.

공관위의 하위 20% 평가 명단에 든 현역 의원은 경선 시 득표 점수가 20~30% 감산된다. 이에 민주당 의원들 사이에선 해당 명단에 오를 경우 사실상 컷오프 되는 것이라는 인식이 팽배한 것으로 전해진다. 명단에 오른 현역 의원은 30여 명 수준으로 파악된다.

민주당 공관위는 이르면 이번 주말부터 현역 의원 평가 하위 20%에 해당하는 의원들에게 심사 결과를 개별 통보할 것으로 알려졌다. 명단을 대외적으로 공개하지는 않지만, 이번 주 공관위 경선이나 단수공천 등 발표가 이어지면서 윤곽은 자연스럽게 드러날 것으로 보인다. 민주당은 하위 20% 명단에 누가 포함되는지에 따라 계파 갈등이 재차 분출될 가능성도 있다.

여야는 하위 평가자 명단에 오른 의원들이 반발해 탈당하는 상황을 예의주시하고 있다. 특히 이들이 무소속이나 개혁신당 소속으로 출마해 총선에서 지지층 표를 갉아먹는 것을 경계하고 있다. 여야의 하위 평가자 통보가 늦어지는 배경에 개혁신당 합류를 최대한 막으려는 의도도 깔린 것으로 평가된다.

다만 좀처럼 오르지 않는 개혁신당의 지지율은 공천에서 배제된 의원들을 흡수하는 데 걸림돌이 될 것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한 정치권 인사는 <매일일보>와 통화에서 "5% 남짓한 개혁신당 지지율로는 아무리 현역 의원이라도 당선이 쉽지 않다"며 "컷오프된 의원들 다수가 개혁신당으로 이동하는 상황은 어렵지 않겠나"라고 내다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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