특례대출에 신용사면까지...이자부담 경감 정책 쏟아져
"DSR 규제 해봤자"...고금리 장기화에 한계차주만 급증
"DSR 규제 해봤자"...고금리 장기화에 한계차주만 급증
매일일보 = 이광표 기자 | 가계빚이 눈덩이로 불어나는 중이다. 지난해 4분기 전체 가계 신용(빚)이 전 분기보다 8조원 불어 또 사상최대 기록을 갈아치웠다. 높은 금리에도 주택담보대출이 15조원 이상 늘었고, 연말 카드 사용도 증가했기 때문이다.
고금리 장기화가 이어지고 있는 가운데 위험수준에 도달한 우리나라의 가계빚 규모에 연일 비상등이 켜지고 있다. 국내총생산(GDP) 대비 한국의 가계부채 비중은 세계 주요 34개국 가운데 1위다. 이런 가운데 더 이상 돈을 빌리지도 못하고 갚을 길도 막막한 한계 대출자는 점점 늘어나고 있다. 이같은 금융 취약계층 증가는 소비 위축으로 이어져 전반적인 경기침체를 가져올 가능성이 크다는 게 한국은행의 경고다. 정부는 연일 가계대출의 심각성을 경고하며 대책 마련에 나서고 있지만, 한편에서는 정책 대출 규모를 늘리고 있다. 일각에서는 목표가 서로 상충되는 가계 이자부담 완화 정책과 총부채상환원리금(DSR) 규제 강화 정책 간 충돌을 우려하는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한은이 20일 발표한 '2023년 4분기 가계신용(잠정)' 통계에 따르면 작년 12월 말 기준 가계신용 잔액은 1886조4000억원으로, 기존 역대 기록이었던 작년 3분기(9월 말·1878조3000억원)보다 0.4%(8조원) 많았다. 가계신용은 가계가 은행·보험사·대부업체·공적 금융기관 등에서 받은 대출에 결제 전 카드 사용금액(판매신용)까지 더한 '포괄적 가계 부채'를 말한다. 가계신용은 금리 인상 등 통화 긴축의 영향으로 2022년 4분기(-3조6000억원)와 작년 1분기(-14조4000억원) 잇따라 뒷걸음쳤지만, 2분기(+8조2000억원) 반등한 뒤 3분기(+17조원)를 거쳐 4분기까지 세 분기 연속 늘어나는 추세다. 가계신용 중 판매신용(카드 대금)을 빼고 가계대출만 보면, 4분기 말 잔액이 1768조3000억원으로 3분기 말(1761조7000억원)보다 0.4%, 6조5000억원 증가했다. 역시 잔액이 종전 기록인 작년 3분기(1761조7000억원)를 넘어섰다. 특히 가계대출 가운데 주택담보대출(잔액 1064조3000억원)이 15조2000억원 급증하며 직전 분기에 이어 최대 잔액 기록을 또 경신했다. 증가 폭은 3분기(+17조3000억원)를 밑돌았지만 2분기(+14조1000억원)보다는 컸다. 서정석 한은 금융통계팀장은 "작년 4분기 가계대출이 6조5000억원 늘었지만 증가 폭은 3분기 14조4000억원보다 줄었다"며 "특례보금자리론 등 정책 모기지(담보대출) 공급 속도 조절과 50년 만기 대출 상품 판매 제한 등의 영향"이라고 설명했다.저작권자 © 매일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