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실 다지기 및 자체 경쟁력 강화 통해 반등 불씨 살려
글로벌 진출, 서비스 고도화, AI 활용 등 각종 전략 꾀해
매일일보 = 민경식 기자 | 성장세가 꺾인 명품 플랫폼이 제각기 생존 전략을 꾀해 부활의 날갯짓을 펼지 이목이 쏠린다.
25일 업계에 따르면, 명품플랫폼은 코로나19 시기에는 톱스타 마케팅과 대대적인 할인 혜택 등을 앞세웠지만, 엔데믹 전환과 고물가·고금리 장기화로 성장에 제동이 걸리면서 현금 유동성 확보, 고정비 절감 등 경영 효율화에 주안점을 둬왔다.
내실 다지기와 자체 경쟁력 강화에 지속 공을 들인 결과, 실적 개선이 점차 뒤따르는 모양새다. 발란은 지난해 9월 첫 월간 손익분기점(BEP)을 실현했다. 이후 4개월 연속 영업이익을 만들며 2015년 창립 이후 8년만에 첫 분기 흑자를 달성했다.
트렌비는 지난해 12월 기준 월간 손익분기점을 맞췄다. 중고 명품 사업을 선보인 뒤 3년 만에 중고 명품 거래액이 누적 1000억원을 기록하기도 했다. 해당 사업의 연 평균 거래액 신장율은 40% 수준이다. 머스트잇의 경우 지난해 4분기 실적이 전 분기 대비 40% 가량 오르는 성과를 냈다.
다만, 실적 회복세에도 이들 앞에 놓인 난관은 여전히 많다. 소비자심리지수가 최근 두달 연속 개선되고 있지만, 체감물가는 여전히 높아 소비자 지갑이 쉽사리 열리지 않고 있기 때문이다. 국내 온라인 쇼핑 거래액 자체는 늘고 있지만, 증가폭은 매년 둔화세를 나타내고 있다. 특히, 쿠팡, SSG닷컴 등 이커머스 종합몰까지 명품 사업 차별화에 고삐를 죄면서 경쟁 구도가 갈수록 치열해졌다.
대내외적 불확실성이 사라지지 않은 만큼, 명품플랫폼들은 지속 가능한 성장 동력 확보하며 반등 불씨를 되살려 나갈 것으로 보인다.
발란은 글로벌 시장에 시선을 돌리는 모양새다. 지난해 11월 개시한 ‘K-럭셔리’를 통해 국내 컨템포러리 브랜드를 발굴하고 글로벌 진출에 나서겠다는 심산이다. 마케팅, 컨설팅 등 혜택을 제공해 브랜드를 끌어들이고 있다. 지난해 12월 중순말, K-럭셔리에 입점한 브랜드 수는 500여개로, 올 하반기까지 1000여개까지 끌어올린다는 목표다. 서비스 활성화를 위해 컨템포러리 전문관도 마련했다.
트렌비는 중고 명품 사업을 미래 성장 동력으로 삼고 AI 기술까지 접목하고 있다. 지난해 3월 정가품 감정을 도와주는 ‘마르스 AI’를 도입한 데 이어 지난해 12월 중고품 시세를 알려주는 ‘클로이 AI’까지 확충했다. 고객이 트렌비 플랫폼에 판매를 희망하는 상품을 입력 시, 클로이가 1초 내 해당 상품의 시세를 조회해준다. 회사에 따르면, 현재 견적 조회 50% 이상 클로이에서 이뤄진다. 또한, 지난해 11번가에 입점해 판로를 넓히는 등 합종연횡도 마다하지 않는 모습이다.
머스트잇은 유럽 명품 부티크 매장을 온라인으로 옮겨온 형태인 ‘부티크 전용관’을 적극 활용할 것으로 보여진다. 올해 공격적인 영업을 통해 상품 구색을 확대하고 경쟁력을 구축해 나간다는 복안이다. 이미 실시간 API 연동을 통해 약 40만개의 상품을 쏟아내고 있고, 글로벌 명품 부티크 24S, SSENSE, VITKAC 등을 유치해 해외 직구 서비스 토대를 구축했다. 개인화, 큐레이션 등 서비스 고도화는 물론 ‘고객 연구소’를 통해 사용자 만족도 향상에도 힘을 싣는다.
업계 관계자는 “비용 절감에 집중해 수익성을 어느정도 개선했지만, 실적 회복 효과를 극대화하려면 적절한 내실 다지기와 외형 확장이 모두 필요한 상황”이라며 “고물가가 지속되고 경쟁 또한 격화되면서 차별화된 서비스 고안·운영이 수반돼야 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