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전, 또 반전...'역대급' 드라마 쓴 美 대선 '7대 경합주'가 결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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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전, 또 반전...'역대급' 드라마 쓴 美 대선 '7대 경합주'가 결정
  • 조석근 기자
  • 승인 2024.11.05 15:36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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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럼프 '총격 피습' 바이든은 '전격 사퇴'... 고비마다 판세 '격변'
美 유권자 절반이 사전투표....펜실베이니아 등 '러스트벨트' 이번엔?
5일(현지시간) 미국 대선의 본투표가 열렸다. 민주당 카멀라 해리스 후보(현 부통령), 공화당 도널드 트럼프 후보(전 대통령). 사진=연합뉴스
5일(현지시간) 미국 대선의 본투표가 열렸다. 민주당 카멀라 해리스 후보(오른쪽, 현 부통령), 공화당 도널드 트럼프 후보(전 대통령). 사진=연합뉴스

매일일보 = 조석근 기자  |  5일(현지시간) 본투표에 들어간 미국 대선은 역대 어느 선거보다 극적인 순간들로 가득했다. 올해 6월 말 당시 민주당 후보 조 바이든 대통령과 공화당 후보 트럼프 전 대통령의 첫 TV토론까지만 해도 이번 미국 대선은 2020년 선거의 재방송으로 불렸다.

바이든 대통령을 끊임없이 괴롭힌 고령, 건강·인지력 저하 논란만 더 확산됐다. 6월 27일 TV토론이 82세 바이든의 거듭된 실수로 민주당의 위기감을 폭발시켰다. 당선되더라도 역대 최고령 대통령이라는 불명예 아닌 불명예가 갈수록 바이든 대통령을 옥죘지만, 정작 78세인 트럼프를 향한 고령 논란도 만만찮았다. 대선 자체가 '올드보이' 재대결 이미지로 굳어졌다.
TV토론 이후 트럼프 전 대통령 우위를 굳힌 결정적 사건이 터졌다. 공화당 전당대회를 앞둔 7월 13일 펜실베이니아 버틀러 유세 도중 총격 피습 사건이다. 총알이 오른쪽 귀를 스쳐 피가 흘러내렸지만 트럼프 전 대통령은 주먹을 불끈 쥐고 일어나 "싸우자(Fight!)"는 구호를 연속적으로 외쳤다. 미국 전역의 대선 분위기가 완전히 트럼프 쪽으로 기운 한편 바이든 캠프는 초상집 분위기로 변했다. 트럼프 전 대통령이 40세의 젊은 강경 보수 제이디 밴스 상원의원을 부통령 후보로 지명한 것도 이런 분위기를 반영한 자신감으로 해석됐다. 이번엔 바이든 본인이 대선주자를 내려놓으며 상황은 급속한 반전을 맞이했다. 7월 21일 바이든이 전격적으로 재선 포기를 선언하며 카멀라 해리스 부통령을 차기 대선 후보로 전폭 지지했다. 버락 오바마 전 대통령, 낸시 펠로시 전 하원의장 등 당내 유력 인사는 물론 유명배우 조지 클루니, 노벨 경제학상 수상자 폴 크루그먼 등 민주당 지지 명사들의 후보 교체 촉구에 바이든 대통령이 결단한 것이다. 8월 일리노이 시카고 전당대회에서 해리스 부통령이 공식 후보로 선출되고 팀 월즈 미네소타 주지사가 부통령 후보로 확정되면서 확산된 컨벤션 효과로 분위기는 확실히 반전됐다. 9월 10일 해리스 부통령과 트럼프 전 대통령의 TV토론에서 해리스 부통령이 사실상 완승하면서 상승세는 이어졌다.  그러나 곧바로 트럼프 전 대통령이 플로리다 본인 소유 골프장에서 골프를 치던 중 총기로 무장한 50대 남성이 비밀경호국(SS) 요원들에게 제압되면서 다시 암살 위기가 불거졌다. 선거가 종반부로 치달으면서 트럼프 캠프가 지지세를 다시 회복한 가운데 미국 대선은 유례없이 팽팽한 접전으로 예측불가 양상을 나타냈다. 이번 대선의 향배는 펜실베이니아, 노스캐롤라이나, 조지아, 미시간, 애리조나, 위스콘신, 네바다 등 7대 경합주의 최종 득표로 결정될 전망이다. 538명의 미국 대선 선거인단 중 93개가 이들 경합주에 배정된다.
과반인 '매직 넘버' 270석을 달성하려면 선거인단 수가 많은 경합주 승리가 필수적이다. 특히 전통적 민주당 지지 지역인 펜실베이니아, 미시간 등 '러스트벨트'가 공화당 지지로 돌아서면서 2016년 트럼프 당선에 기여했다. 펜실베이니아는 경합주 중 가장 많은 19명, 미시간은 15명이 배정된다. 3일(현지시간) 뉴욕타임스(NYT)와 시에나대의 판세 분석에 따르면 해리스 부통령은 각각 16명이 걸린 노스캐롤라이나(48%, 46%), 조지아(48%, 47%)에서 트럼프 전 대통령에 근소하게 앞섰다. 10명이 걸린 위스콘신(49%, 47%), 6명이 걸린 네바다(49%, 46%)에서도 근소한 우세다. 펜실베이니아와 미시간의 경우 해리스, 트럼프 양측이 각각 48%, 47%로 동률이다. 11명이 걸린 애리조나는 트럼프 전 대통령이 49%로 해리스 45%를 앞선 것으로 나타났다. 후보들의 막판 유세가 이곳에 집중된 배경이기도 하다. 해리스 부통령은 이날 미시간주에서 두 차례 유세를 돌며 투표를 독려했다. 디트로이트 흑인교회를 방문해선 "우리 힘을 자유, 기회, 정의를 위해 사용해야 한다"며 "투표장으로 가자"고 촉구했다. 미시간주립대 유세에선 이스라엘의 팔레스타인, 레바논 침공에 비판적인 유권자들을 겨냥해 "가자 전쟁을 끝장내야 한다"고 호소하기도 했다. 트럼프 전 대통령의 경우 펜실베이니아 유세에서 "해리스가 4년간 미국 노동자에게 경제적 지옥을 만들고 아메리칸 드림을 망쳤다"고 비난하기도 했다. 해리스 캠프는 펜실베이니아, 미시간, 위스콘신 등 과거 민주당지지 '블루월' 3곳의 확보가 대선 승리의 관건으로, 트럼프 캠프는 펜실베이니아, 조지아, 노스캐롤라이나 등 동부 연안 3주 확보를 유력한 승리 시나리오로 보고 있다. 한편 이날 기준 8000만명에 육박한 사전투표는 최종적으로 전체 미국 유권자 1억6600만명의 절반을 넘길 전망이다. 사전투표가 통상 민주당 후보에 유리했다는 과거 추세와 다를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온다. 사전투표에 부정적이던 트럼프 전 대통령측이 적극적으로 투표를 독려하면서 공화당 지지층의 참여가 이어지고 있다. 사전투표율이 50%를 넘어선 조지아의 경우 백인, 노년층의 사전투표가 크게 늘어난 것으로 집계돼 트럼프 전 대통령측의 호재로도 분석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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