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지시간 5일 美 해리스 vs 트럼프 대선 본투표 돌입
트럼프 당선 시 방위비 폭증, 北 대화 재개 등 한반도 격변
'히든 해리스' vs '샤이 트럼프' 숨은 표심 변수될 듯
매일일보 = 조석근 기자 | 바이든 행정부의 연장일까, 아니면 트럼프의 귀환일까.
미국 사상 가장 치열한 2024년 대선 본투표가 5일(현지시간) 열렸다. 카멀라 해리스, 도널드 트럼프라는 모든 면에서 상반된 두 후보의 당선 여부를 두고 세계가 숨을 죽이고 있다. 당장 우크라이나와 중동에서 각각 벌어진 '두 개의 전쟁' 운명이 결정된다. 한반도를 비롯한 동북아 질서의 큰 변화도 예상되는 만큼 미국 대선 결과에 관심이 집중된다.
우선 민주당 해리스 부통령이 당선될 경우 조 바이든 행정부의 대외 기조는 그대로 이어질 전망이다. 동맹과의 협력으로 미국의 글로벌 리더십을 강화한다는 차원이다.
차세대 반도체, AI 등 첨단기술을 겨냥한 미국의 대중국 견제가 유지되는 가운데 한미일 협력도 활성화될 전망이다. 미국 국내적으로는 당선 시 최초의 흑인·아시안 여성 대통령이 되는 만큼 해리스가 공언한 여성의 재생산권(낙태권) 보호, 부유층 증세, 이민개혁 등이 적극 추진될 전망이다.
공화당 트럼프 전 대통령의 당선으로 트럼프 2기 정부가 들어설 경우 더 강력해질 미국 우선주의 관련 조치가 예상된다. 동맹국에 대한 방위비 대폭 증액, 모든 수입품에 대한 10~20% 보편관세 부과 등이 대표적이다.
단적으로 트럼프는 한국에 대해 현재 수준의 9배 이상에 달하는 100억달러(13조7000억원) 규모 주한미군 방위비 분담금을 공언했다. 미국 현지 투자 해외기업의 보조금 축소로 귀결될 수 있는 인플레이션 감축법(IRA) 폐기를 공언하는 만큼 국내 주력 기업들의 타격도 예상된다. 미국 국내적으로는 트럼프 본인의 사법 리스크를 겨냥한 미 사법 당국에 대한 고강도 압박도 현실화될 수 있다.
초박빙 양상으로 접어든 이번 대선의 향방을 가를 변수로 '히든 해리스', '샤이 트럼프'의 존재가 꼽힌다. 2016년, 2020년 대선 당시 펜실베이니아, 미시간, 위스콘신 등 경합주 지역의 트럼프 전 대통령 득표율은 여론조사보다 최대 5% 이상 높았다. 평소 지지 성향을 숨기는 샤이 트럼프 계층 때문이다. 과거 선거에서 트럼프 전 대통령을 지지한 백인 여성층의 경우 해리스 캠프의 낙태 관련 공약에 어느 정도 지지표를 보내줄 지도 관건이다.
대선에 대한 양당 지지층 결집도를 가늠할 사전투표의 경우 미 전역에서 전날까지 7800만명을 기록했다. 코로나19 팬데믹을 제외하면 역대 가장 높은 사전투표율로 미국 유권자 1억6600만명의 절반에 육박한다.
한편 이번 대선이 민주, 공화 미 양대 진영의 극한 대결로 치달은 만큼 대선 결과를 두고도 상당한 후유증이 예상된다. 트럼프 전 대통령은 지난 3일 펜실베이니아 유세에서 "(4년 전) 나는 (백악관을) 떠나지 말았어야 했다"고 말했다. 2020년 조 바이든 후보 당선 시 트럼프 후보 진영은 대선을 '부정선거'로 규정하며 트럼프 지지자들이 미 의회를 점거하는 초유의 사태가 발생했다.
트럼프 전 대통령의 이같은 발언은 대선 불복 의사를 노골적으로 드러낸 것으로 해석된다. CNN은 "2020년 각본으로 돌아가 2024년 대선 결과에 이의를 제기할 기반을 놓으려는 것"이라고 분석했다. 본인의 패배를 대비한 대선 불복 운동의 사전 포석이란 뜻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