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일보 = 이현민 기자 | 올해 미국 대선이 선거 막판 초박빙 양상으로 흘러감과 동시에 사전투표자가 많아 선거 결과가 나오기까지 며칠이 소요될 수 있다는 관측이 제기된다.
플로리다대학교 선거 연구소가 집계한 2024년 미 대선 사전투표 현황에 따르면 3일 오후 3시46분(미국 동부 표준시) 기준 미국 전체 사전투표자는 7700만명을 넘었다. 4219만5018명이 사전투표소에서 대면으로 사전투표를 했고, 3517만3674명이 우편투표(이하 투표소 도착분 기준)를 했다.
올해 미 대선 사전투표자는 팬데믹 특수성이 작용한 2020년엔 못 미친다. 다만 사전 대면 투표 기한이 남은 데다 아직 투표장에 도착하지 않은 우편투표가 있는 점을 고려하면 사전투표 통계치는 더 늘어날 예정이다. 특히 2016년 대선과 비교해 봤을 때 상당 부분 늘어난 수치이다.
팬데믹 시기 치러진 2020년 미 대선 때는 총 1억145만명이 사전투표를 했다. 이 가운데 6564만명이 우편투표자였다. 2016년 미 대선 때는 사전투표자가 총 4724만명, 이 중 우편투표자가 2422만명을 기록했다.
워싱턴포스트(WP)는 "전국적인 사전투표율은 2020년 이맘때만큼 높지는 않지만 2016년이나 그 이전 대선보다는 훨씬 높다"며 "수 백만 명이 조기 투표에 참여하면서 선거일이 선거 시즌으로 바뀌었다"고 보도했다.
선거가 접전 양상을 보이고 우편투표가 늘어나면서 올해 대선의 승자 결정은 선거 후 며칠 뒤에 나올 전망이다. 2020년 대선 때도 선거 후 4일째 들어서야 각종 언론이 '조 바이든 당선' 소식을 전했다.
우편투표가 선거 집계를 지연시키는 이유는 밀봉된 봉투를 열어 선거구별로 분류하고 유권자 서명을 확인하는 작업을 추가로 벌여야 하기 때문이다. 이를 고려해 대다수 주는 선거일 전부터 우편투표물의 분류 및 확인 작업을 허용하고 있다. 다만 펜실베이니아, 위스콘신 등 경합주를 포함한 7개주는 선거일 당일 아침에야 우편투표물을 개봉해 분류·확인하는 작업을 허용하고 있다.이에 AP통신과 워싱턴포스트(WP)는 지난달 31일 개표와 집계를 모두 끝내는데 최장 13일이 걸릴 수도 있다고 보도했다.
올해 민주당과 공화당 모두 사전투표를 적극적으로 독려하고 나섰다. 2020년 대선 당시 우편투표에 불만을 제기했던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도 이번 대선에서는 사전투표를 장려했다. 당초 사전투표는 통상적으로 민주당 지지자들이 많이 참여한다. 그러나 이번 대선에선 사전투표 유권자 구성에서 민주당 편향이 다소 옅어지고 있다. 연령별로도 지난 대선보다 고령 유권자들이 더 적극적으로 사전투표에 나선 것으로 조사됐다.
CNN이 7대 경합주 사전투표 데이터를 조사한 결과 펜실베이니아에서 2020년 대선 때는 사전투표자의 67%가 민주당, 22%가 공화당 소속으로 등록돼 있었다. 올해 대선에선 민주당원 비율이 56%로 줄고 공화당원이 33%로 늘었다. 노스캐롤라이나에서도 민주당 등록 유권자 비율이 36%에서 33%로 감소하고, 공화당 등록 유권자가 31%에서 34%로 증가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