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선·철강·석유화학 등 중후장대 기업, AI 적용과 기술 개발에 앞장
매일일보 = 서영준 기자 | 정보기술(IT)·전자·미디어 기업과 비교해 디지털 전환 속도가 느리다는 평가를 받았던 조선, 철강, 석유화학 등 국내 중후장대 기업들이 인공지능(AI)를 적용한 기술 개발에 적극 나서고 있다. AI를 통해 생산 관리와 효율성을 높이기 위한 것으로 풀이된다.
3일 업계에 따르면 국내 중후장대 산업은 미래 동력을 확보하기 위해 AI 도입에 한창이다. 먼저 국내 철강업계는 AI를 통해 업무 효율성을 향상시켜 경쟁력을 강화하는 동시에 안전 관리에 만전을 기한다는 방침이다. 포스코는 현장에서 설비 점검에 힘쓰는 직원의 안전 리스크를 제거하는 것은 물론, 업무 생산성을 높이고자 로봇 하드웨어, 제어 소프트웨어, 스마트 센서와 AI 기술 등을 통합하는 4대 로봇 솔루션(고정형·이동형·원격운전·플랫폼 솔루션)을 개발하고 있다. 현대제철은 최근 제강 부문에서 온도 예측 모델을 도입했다. AI로 대형 압연 소재 추출 목표 온도를 최적화했고 후판 품질까지 미리 예측한다. 특히 알파고 알고리즘을 활용해 AI가 15억개에 달하는 경우의 수에서 최적 합금 비율을 계산해 내도록 했다. 이를 토대로 수개월씩 걸리던 비율 추출 실험을 10일로 줄이는 획기적인 방안을 고안했다. 동국제강은 설비자동화에 이어 공정지능화를 추진하고 있다. 기계 장치에 공정 데이터를 융합하는 단계로 자체적인 자동화 시스템이 반영된다. 시스템 내재화를 통해 △인천 △당진 △부산의 생산 시설을 스마트팩토리로 전환할 방침이다. 세아제강도 AI 전담 조직을 신설해 현장 중심의 AI 기술 도입을 강화하고 있다. 효율적인 생산 체계 구축을 통해 스마트워크와 스마트팩토링을 실현하겠다는 방침이다. 또한 현장 데이터 기반 스마트 안전 관리 기술인 에버가드 솔루션을 전 공장으로 확대하는 등 안전한 사업장 조성 투자도 지속할 계획이다. 전통 제조업의 대표주자로 평가받던 조선업계도 AI 기술을 활용해 '스마트 조선소' 구축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스마트 조선소란 AI를 비록해 사물인터넷(IoT), 디지털 트윈, 로봇 등 실시간 위치추적(RTLS)과 같은 첨단 기술을 활용한 지능형 조선소를 의미한다. HD현대는 2030년까지 스마트 조선소를 구축하기 위해 '미래 첨단 조선소(FOS) 프로젝트'를 진행하고 있다. 이 프로젝트는 △1단계 눈에 보이는 조선소 △2단계 연결-예측 가능한 최적화된 공장 △3단계 지능형 자율 운영 조선소 등으로 구성됐다. HD현대는 FOS 프로젝트를 완료해 생산성 30% 향상, 공기 30% 단축 목표를 달성한다는 계획이다. 삼성중공업은 지능형, 자율형 조선소 구축에 초점을 맞추고 있다. 우선 견적부터 제품 인도까지 선박 건조 전 과정에서 생성되는 정보를 확인하고 관제할 수 있는 데이터 기반 '전사 통합모니터링 시스템(SYARD)'을 개발, 적용하고 있다. 한화오션은 AI·로봇 기반 스마트 야드를 구축한다. 이를 위해 디지털 생산센터를 운영한다. 디지털 생산센터는 건조 중인 블록 위치와 생산 공정 정보 현황 등을 드론과 IoT 센서 등으로 실시간 확인할 수 있는 '스마트 생산관리센터', 바다 위에서 시운전 중인 선박 상태를 육지에서 확인하는 '스마트 시운전센터' 등으로 구성됐다.중국발 공급과잉으로 장기 불황을 겪고 있는 석유화학업계도 AI 도입을 통해 수익성 개선을 노리고 있다. GS칼텍스 여수공장은 설비 통합관리, 공장 운전과 생산 최적화, 탄소 저감, 안전 환경 등 전 분야에서 디지털 전환을 추진 중이다. 지금까지 수행한 디지털 전환 프로젝트만 100건이 넘는다. 특히 GS칼텍스는 AI와 데이터 분석을 기반으로 한 '설비관리 통합 플랫폼'을 도입해 80만개 이상의 설비를 효과적으로 관리하고 있다. 생산 계획과 관련한 모든 데이터를 망라한 '플래닝 데이터 플랫폼'(PDP)도 구축해 업무 비효율을 개선하고 생산성을 높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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