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일보 = 한철희 기자 | 지난 2023년 10월 26일 밤늦은 시각, 산업통상자원부를 상대로 국정감사가 진행되던 국회 상임위장에는 때아닌 박수갈채가 쏟아졌다. 산업통상자원부를 상대로 질의를 이어가던 한무경 의원(국민의힘, 비례대표)이 한 손에 UAE가 발행한 1000디르함 신권 지폐를 들어 보이고는 “여기에는 팀코리아가 수출한 바라카 원전 1~4호기가 그려져 있다. 이런 영광은 이 자리에 계신 분들의 노고가 아니었으면 불가능했을 거라고 생각한다”라고 말하며, 자리에서 일어나 기관 증인석을 향해 허리를 숙였다. 의원들의 호통과 질책이 난무하는 국정감사장에서 해당 상임위원들의 박수가 나왔다.
4개월여가 지난 후, 여의도가 아닌 총선 현장에서 그를 만났다. 자칭 ‘평택 엄마’라고 부르며, 정치와 사랑에 빠진 한무경 의원 현역 의원이자 제22대 총선 평택甲 예비후보다.
◇국민의힘에서 단수공천을 받았다. 예상했었나?
그런 건 아니다. 함께 경쟁했던 후보들 모두 훌륭하신 분들이다. 이번 공천 결과는 중앙에서 결정한 걸로 알고 있다. 미안하기도 하고 고맙기도 한 것이 솔직한 심정이다. 다만 공천에 누가 되지 않도록 좋은 결과를 만들기 위해 최선을 다하겠다는 마음을 다지고 있다.
◇성공한 기업인에서 정치인이 되었다. 특별한 계기가 있었나?
특별한 계기가 있었다기보단 운명의 한 줄기가 아니었나 싶다. 한국여성경제인협회장직을 수행하면서 쌓은 인적 교류가 내 속에 잠재해 있던 정치적 성향을 일깨워줬고, 비례대표로 원내에 입성한 후 현실정치에 몸담으면서 정말 거짓말처럼 정치와 사랑에 빠졌다. 사랑은 운명처럼 다가오지 않나. 그런 맥락에서 내게 있어 정치는 운명이라고 말하고 싶다.
◇정치가 운명이라고 했다. 본인이 생각하는 정치는 무엇인가?
가장 기본적인 질문이지만 가장 어려운 질문이다. 글쎄…많은 이들이 정치를 정의했지만, 거기에 굳이 하나를 보탠다면, 난 정치는 곧 국민이라고 말하고 싶다. 생각해봐라 국민을 떠난 정치가 있을 수 있나? 정치가 없는 국민이 존재할 수 있을까? 지금 우리가 사는 모든 일상이 난 정치라고 생각한다. 그래서 난 국민이 곧 정치고, 정치가 곧 국민이라고 말하고 싶다.
인도 수상 네루는 “정치는 국민의 눈물을 닦아주는 것”이라고 말했다. 한 의원은 “정치는 국민이다”라고 말한다. 시대의 차이는 있지만 두 사람 모두 국민을 향해 있다.
◇정치는 국민이라고 했다. 국민을 위한 정치는 어떤 정치인가?
국민과 함께하는 정치를 말한다. 아파하는 국민 곁에, 슬퍼하는 국민 곁에 그리고 고통받는 국민 곁에 정치는 늘 함께 있어야 한다. 그것이 국민을 위하는 정치다. 정치가 국민을 외면한 채 정치만을 위한다면 그건 정치가 아니라 권력이 된다. 정치는 권력이 아니다. 내가 정치를 하는 이유는 내가 가진 사랑을 나누기 위함이다. 사랑은 위대하다. 누군가에겐 힘이 되고, 누군가에겐 희망과 용기가 된다. 난 정치라는 행위를 통해 내가 가진 사랑을 많은 이들과 나누고 싶다.
◇고향이 대구인데 평택甲에서 출마를 했다. 평택과 어떤 인연이 있나?
벌써 20여 년의 세월이 훌쩍 지났다. 2002년도에 세교 산단에 쌍용자동차 부품공장을 세웠다. 어려웠던 시기였지만 평택 공장으로 인해 도약에 발판을 마련할 수 있었다. 평택이 지금의 한무경을 키운 것이다. 이제 평택시민들에게 그 은혜를 갚아야 한다. 난 누가 뭐라도 평택 엄마다. 평택이 키운 한무경이 엄마의 마음으로 평택을 키울 것이다.
◇평택을 어떻게 키울 것인가?
평택은 반도체와 완성차 공장을 가진 국내 유일의 도시다. 지금의 평택을 더욱 발전시키기 위해선 평택을 ‘첨단경제특별시’로 만들 필요가 있다. 그러기 위해서는 먼저 ‘규제자유특구 지정’이 선행되어야 한다. 현재 평택갑 지역은 군 공항과 미군기지로 인한 각종 규제로 가로막혀 있다. 대표적인 것이 ‘고도 제한’이다. 도시가 발전하기 위해선 규제로부터 자유로워야 한다. 그래야 투자가 촉진되고 일자리가 창출된다. 나, 한무경은 한다면 한다. 평택갑 지역을 규제자유특구로 만들 것이다.
◇선거가 얼마 남지 않았다. 마지막으로 하고 싶은 말은?
모든 분에게 감사하다. 한무경을 아는 분들도 감사하고, 한무경을 모르는 분들도 감사하다. 조금만 기다려달라고 말하고 싶다. 한무경이 먼저 다가가겠다. 그리고 그분들 곁엔 늘 나, 한무경이 함께 하고 있다는 것을 말씀드리고 싶다.
마가렛 대처가 이런 말을 했다. ‘지도자라면 무엇을 할 것인가를 명확하게 보여야 한다. 그러면 국민이 따라온다’라고.
평택=한철희 기자 [email protect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