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년 보증금 청구 2354억원… 신년 증가 폭 30%대 달해
매일일보 = 권영현 기자 | 건설업계에 4월 위기설이 확산하는 가운데, 하도급 건설사들이 공사비를 제대로 받지 못해 전문건설공제조합에 청구하는 보증금 규모가 최근 급증세를 보이는 것으로 나타났다.
24일 전문건설공제조합에 따르면 지난 2023년 보증금 청구액은 2354억원으로 전년대비 23.1%가 증가했다. 최근 3년간 보증금 청구액은 2021년 1531억원, 2022년 1912억원 등 매년 20%대의 증가율을 기록 중이다. 올해 들어서 보증금 청구액과 상승 폭은 더욱 가팔라지고 있다. 전문건설공제조합 관계자는 “올해 1~2월 청구액은 전년 동기와 비교해 30%대의 증가율을 보였다”고 말했다. 전문건설공제조합 보증금 청구는 보증에 가입한 조합원사가 공사대금 등을 받기 위해 하는 것이다. 공사가 원활하게 진행되지 못해 공사대금을 받지 못할 때 청구하는 만큼 건설 현장 경기와 직접 연관돼 있다. 전문건설공제조합 관계자는 “공사비 상승과 자금 조달 여건 악화, 수주 감소 등으로 녹록지 않은 건설 경기가 지속되면서 조합원사들의 보증금 청구액이 늘어나는 것으로 보인다”며 “경기가 회복되지 않으면 올해도 크게 증가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조합은 최근 보증금 청구 증가 상황이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와 비슷한 양상을 보이고 있는 만큼, 상황을 주시 중이다. 지난 18일에는 확대간부회의를 열고 리스크 관리 방안 등을 논의하기도 했다. 업계에서는 최근 시공 순위 100위권 안팎의 중견 건설사들이 잇따라 법정관리를 신청했고, 정부가 4월 총선 이후부터 부동산 프로젝트파이낸싱(PF대출) 구조 조정에 들어갈 수 있다는 소문이 돌고 있다. 부실 PF 사업장 정리가 본격화되면 건설업계에 전반적인 위기가 수면 위로 드러날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전문건설공제조합은 전문건설사를 조합원사로 하며 현재 6만 곳이 넘는 조합원사가 가입돼 있다.저작권자 © 매일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