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지주 호실적 행진 급제동…조단위 ELS 충당금 ‘어닝쇼크’ 예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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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융지주 호실적 행진 급제동…조단위 ELS 충당금 ‘어닝쇼크’ 예고
  • 이광표 기자
  • 승인 2024.04.01 15:2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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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대 금융지주 1분기 순이익 전년비 6.5% 감소 전망
2조원대 배상 규모 부담...비이자이익도 뒷걸음 예상
김주현 금융위원장이 1일 서울 중구 컨퍼런스하우스 달개비에서 은행장 간담회를 주재하고 ELS 사태 방지를 위한 책무구조 도입을 주문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김주현 금융위원장이 1일 서울 중구 컨퍼런스하우스 달개비에서 은행장 간담회를 주재하고 ELS 사태 방지를 위한 책무구조 도입을 주문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매일일보 = 이광표 기자  |  주요 금융지주들이 홍콩 H지수 주가연계증권(ELS) 대규모 배상과 상생금융 출혈이 커지면서 1분기 실적이 주춤할 전망이다. ELS 배상 등으로 1분기부터 충당금 규모가 커지고, 기준금리 인하 기대로 이자이익도 줄어들 가능성이 제기됐다. 코로나19 대응 과정에서 막대하게 불어난 대출자산과 이어진 금리인상으로 역대급 성장 효과가 꺾일 전망이다.

1일 금융정보업체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KB·신한·하나·우리금융지주 등 4대 금융지주의 올해 1분기 당기순이익 컨센서스(증권사 추정치 평균)는 지난해 1분기(4조9015억원)보다 8.31% 감소한 4조4937억원으로 집계됐다.
2조원에 달할 것으로 추정되는 '홍콩H지수 주가연계증권(ELS)' 자율배상 여파가 주요 금융지주의 올해 1분기 실적에 먹구름을 불러올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금융지주 순이익의 70%를 차지하고 있는 은행들의 대규모 충당금 적립으로 '실적 쇼크'가 예상되고 있기 때문이다. 이자이익이 줄어드는 가운데 비이자이익도 ELS 사태로 뒷걸음질이 예상되면서 '빨간불'이 켜진 상황이다. 

홍콩H지수 주가연계증권(ELS) 손실배상에 따른 충당금 적립으로 주요 금융지주의 1분기 실적 악화가 예상되고 있다. 왼쪽 상단부터 시계방향으로 신한금융지주, KB금융지주, 하나금융지주, 우리금융지주(사진=연합뉴스, 각 사)
25일 금융권과 에프엔가이드 등 에 따르면, KB‧신한‧하나‧우리 등 4대 금융지주의 올해 1분기 당기순이익 추정치는 4조5818억원으로, 전년동기(4조9015억원)보다 6.5% 줄어들 것으로 전망됐다. 

나아가 하나증권은 올해 연간 예상 순익 전망을 KB금융의 경우 기존 5조1200억원에서 4조6400억원, 신한금융 4조8000억원에서 4조5700억원, 하나금융 3조8300억원에서 3조6500억원으로 하향 조정했다.  최정욱 하나증권 연구원은 "금융소비자 보호 여론과 향후 과징금 등의 제재조치를 등을 감안할 때 일단은 수용할 가능성이 높다고 판단하고 있다"며 "은행별 전수조사 결과를 지켜봐야겠지만 최종배상비율은 30~35% 내외로 전망된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자율배상에 따른 금융지주의 이익추정치가 세전 기준 약 1조3000억원 감소할 것으로 내다봤다.  금융권에서도 실적 하락의 가장 큰 배경으로 홍콩H ELS 자율배상을 꼽고 있다. 우리은행을 시작으로 대부분의 은행들이 금융감독원의 분쟁조정기준안을 수용할 것으로 점쳐지고 있는 가운데 자율배상을 위한 대규모 충당금 적립이 예상되고 있기 때문이다. 
올해 상반기 만기가 도래하는 홍콩H ELS 규모는 약 10조원으로 해당 기준을 적용했을 때 배상금은 2조원에 달할 것으로 관측된다. 현재 5700선에 머물러 있는 홍콩H지수를 고려할 때 상반기 만기 도래분의 손실률 50%,금감원 분쟁조정기준안에 따른 평균 손실 배상률 40%를 기준한 수치다. 이를 은행별로 적용했을 때 배상금액은 국민은행 9545억원(상반기 만기 규모 4조7726억원), 농협은행 2967억원(1조4833억원), 신한은행 2753억원(1조3766억원), 하나은행 1505억원(7526억원), SC제일은행 1160억원(5800억원), 우리은행 50억원(249억원) 등으로 추산된다.  금융권에선 주요 은행들이 배상 관련 손실을 충당금 등의 방식으로 1분기 실적에 반영할 것으로 보고 있다. 문제는 충당금 뿐 아니라 이자‧비이자이익 모두 금융지주에 우호적인 상황이 아니라는 점이다.  은행의 핵심 수익성지표인 순이자마진(NIM) 하락으로 이자이익이 줄거나 정체되는 모습이 예상되고 있는데다 비이자이익 부문에서도 ELS 사태 여파로 수수료 부문의 타격이 불가피한 상황이다.  실제 지난해 국내은행이 거둬들인 비이자이익은 전년(3조5000억원)보다 68% 증가한 5조8000억원을 기록했다. 하지만 증가분의 상당수는 유가증권 관련 이익(5조원)으로, 수수료와 신탁 관련 이익은  5조1000억원, 1조1000억원에서 1조3000억원으로 제자리 걸음을 했다. 더욱 홍콩H ELS 사태 이후 다수의 은행들이 ELS 판매를 걸어잠근데다 투자심리도 크게 위축된데다 금융당국에서 은행의 고위험 상품 판매에 대한 손질까지 예고하면서 역성장이 예상되고 있다. 금융권 관계자는 "작년 4분기엔 민생금융 비용에 따른 충당금 확대가 발목을 잡았다면 올해 1분기는 ELS 충당금이 금융지주의 실적에 먹구름을 불러오고 있다"며 "금융권 전반적으로 대출 부실 확대, 부동산 PF 등 불확실성이 걷히지 않고 있어 충당금 이슈가 올해 금융권에 반복된 악재로 작용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우도형 IBK투자증권 연구원은 "향후 금리가 하락함에 따라 전반적인 NIM 하락은 불가피할 전망이나 은행마다 대출 포트폴리오, 자산 성장, 리프라이싱 주기, 저원가성 예금 비중, 시장 경쟁 등 요인에 따라 회사마다 NIM 절대 수준과 변동 폭에서 차이가 발생할 것으로 예상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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