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환경에 대한 국민의 의식 수준이 올라가며 전기차와 수소차 등 친환경 차동차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고 있다. 국토교통부 자료를 보면 올해 1월 현재 친환경자동차는 58만55대로 전체 차량(259만92740대) 중 2.23%의 비중 보이고 있다. 아직 보급률이 높지는 않지만 점차 증가하는 추세를 나타내고 있다.
친환경 자동차에 대한 수요는 늘고 있지만 이 새로운 자동차의 정비 인프라는 미흡한 수준이다. 현재 우리나라에서 미래차의 정비가 가능한 업체는 총 2939개 업소로 추산된다. 대부분 자동차 제작사의 직영, 협력업체로 구성돼 있고 미래차의 모든 수리가 가능한 업체는 302개 업소에 불과하다. 미래차 제작·생산·보급속도에 비해 자동차 정비 등 사후관리가 미흡해 심각한 불균형 상태를 이루고 있다.
원인은 미래차 제작사가 정비 가이드를 제대로 제공해 주지 않는 데 있다. 2022년 소상공인연합회가 자동차 정비업 종사자들을 상대로 한 설문조사 결과를 눈여겨 볼 필요가 있다. 정비업 종사자 10명 중 4명 정도가 법으로 규정된 자동차 정비 매뉴얼 등을 미제공하는 ‘자동차제작사의 의무 불이행’을 가장 큰 문제점으로 인식하고 있었다.
자동차관리법 제32조의2(자기인증을 한 자동차에대한 사후관리)에 따라 자동차제작사는 정비관련 장비 및 자료의 제공의무를 준수하여야 한다. 하지만 경미한 벌칙(1년 이하의 징역 또는 1000만원 이하의 벌금)조항과 함께 국토교통부가 자동차제작자에게 위 사항의 이행명령을 한 차례도 내린적이 없는 상황이다. 자동차제작사에 대한 관리·감독이 전혀 이루어지지 않고 있다.
국토교통부는 자동차 제작사들에게 규정에 대한 이행촉구가 아닌 이행명령을 시행해야 한다. 현재 제작사들이 책정한 정비 메뉴얼 제공비용과 고장진단기에 대한 부대비용 등이 합리적인지 면밀히 검토해야 한다. 정부의 탄소중립 정책에 따른 노후경유차 운행제한(조기폐차 포함) 등으로 일반 자동차 정비업소들이 이미 막대한 영업손실을 감내하고 있어서다.
아울러 자동차 제작사의 가상·증강현실 정비실습 프로그램 개발 등 다양한 비대면(온라인) 교육 콘텐츠의 제작·보급이 필요하다. 제작사의 시간, 장소에 관한 조건(평일 업무시간, 직영서비스센터에서 가능 등)에 대한 문제로 1인 사업장이 대부분(약 70%)인 영세한 일반 정비업소의 어려움이 가중되는 상황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