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가 히트작 개발…올해도 해외 ‘초점’
매일일보 = 강소슬 기자 | 오너 3세의 경영 중심인 식품업계가 정체된 내수 시장 한계를 극복하고 수출과 신사업 영역에서 활로를 찾고 있다. 올해는 해외 시장 공략에 초점을 맞췄다. 이를 위해 연구개발(R&D)에 고삐를 조이고 국가별 맞춤 상품 개발과 추가 증설에 집중 투자하고 있다.
10일 업계에 따르면 CJ제일제당의 지난해 R&D 투자는 전년 대비 7.1% 증가한 2348억원으로 역대 최고치를 기록했다. 영업이익의 30% 정도를 R&D에 투자한 것이다. 매출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1.31%로 주요 식품기업 중 가장 높았다.
CJ제일제당이 지난해 출시한 ‘고메소바바’는 3년간에 걸쳐 식품연구소 등 R&D 인력들이 글로벌 소비자의 입맛까지 잡기 위해 유럽 5개국을 돌아다니며 최적의 튀김옷 설비를 찾아 출시했다. 일반적으로 식품업계에서는 출시 첫해 연매출이 100억원을 넘으면 ‘메가 히트 상품’으로 평가하는데, 고메소바바는 론칭 8개월 만에 매출 500억원을 돌파했다.
이재현 CJ그룹 회장의 장남인 이선호 CJ제일제당 식품성장추진실장은 글로벌 식품사업을 도맡고 있다. 2022년 경영리더(임원) 승진 후 한국 식문화 세계화를 가속화하기 위해 해외 사업을 중심으로 영향력을 넓혀가고 있다.
삼양식품도 지난해 10월 김정수 부회장의 장남인 전병우 전략기획본부장을 상무로 승진시키며 3세 경영을 본격화했다. 삼양식품의 지난해 매출액은 전년대비 31.23% 증가한 1조1929억원, 영업이익은 63.22% 증가한 1475억원을 기록해 처음으로 1조 클럽에 가입했다. 특히 ‘불닭’ 브랜드 인기로 해외에서 매출 8000억원 이상을 거두며 5년 연속 해외 매출이 최대 실적을 경신했다.
새로운 메가 브랜드 육성을 위해 삼양식품은 지난해 R&D 비용에 58억원을 사용했다. 이는 전년 26억원 대비 두 배 이상 늘린 것이다. 삼양식품은 올해 수출물량 확대에 대응한 생산 CAPA 증대를 위해 1643억원을 투입해 밀양 2공장도 추가 증설한다. 총 5개의 라면 생산라인으로 구성된 밀양 2공장이 준공되면, 삼양식품의 연간 라면 생산량은 최대 18억개에서 24억개로 훌쩍 뛰게 된다.
농심도 오너 3세인 신상열 상무를 필두로 미래 성장 동력 발굴을 이어갈 전망이다. 농심은 올해 초 신사업 발굴을 전담하는 조직인 미래사업실을 신설하고 신상열 상무에게 미래사업실장을 맡겼다. 지난달 열린 주총에서 농심은 ‘글로벌 사업 강화’를 올해 중점 과제 중 하나로 제시했다.
농심의 ‘신라면’은 최근 5년간 해외 시장 중심으로 큰 인기를 끌어, 연평균 12% 성장률을 이어오고 있다. 미국 텍사스, 캘리포니아 지역과 멕시코 시장 점유율을 확대하기 위해 미국 제2공장 생산라인을 증설한다. 또한, 농심 미국법인은 연구개발을 통해 선보일 신제품으로 라틴 시장 공략에도 나선다. 라틴 소비자 비중이 높은 텍사스와 캘리포니아 지역 공략 후 해당 성과를 토대로 1억3000만 인구의 멕시코 시장 진출을 본격화할 계획이다.
업계 관계자는 “식품업계의 3세 경영이 본격화하며 경영 기반을 다지기 위해 신사업과 해외 성장을 주도하고 있는 기업들 외에도 풀무원, 오뚜기, 롯데웰푸드 등이 지난해 R&D 비용을 크게 늘렸다”며 “전 세계적으로 K-푸드 열풍이 불고 있는 만큼 메가 히트작을 개발해 수출로 활로를 모색하기 위함으로 풀이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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