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일보 최원석 기자] 오비맥주는 지난 2012년 맥주시장 점유율 1위를 기록한 이례 지속적인 성장을 거듭하고 있다.세계 최대 맥주그룹인 안호이저-부시 인베브(AB인베브)가 지난 1월 콜버그 크라비스 로버츠(KKR)와 어피니티에쿼티파트너스(AEP)로부터 오비맥주를 58억 달러에 재인수하기로 결정했다. 이 인수가액은 5년 전 오비맥주를 AB인베브로부터 인수한 금액인 18억 달러의 3배를 넘는 금액이다.5년간 3배의 몸값을 올린 것을 반증하듯 이 기간 오비맥주의 성장 속도는 남달랐다.지난 2012년 15년간 국내 맥주시장 1위를 지키고 있던 하이트진로를 끌어내린 오비맥주는 대표 브랜드 카스의 시장 점유율을 60%까지 끌어올렸다. 또 2009년에 배해 매출은 68%, 영업이익은 120%가 늘었다. 오비맥주가 만년 2위에서 부동의 1위로 올라 선 것이다.업계 관계자들은 이러한 오비맥주의 성장 배경을 공격적인 투자와 장인수 사장의 리더십으로 꼽는다.오비맥주는 2009년 당시 글로벌 금융위기 상황에서 인력 구조조정이 아닌 과감한 투자를 단행했다. 시설 투자에만 2000억원을 쏟아 붓고 마케팅 비용도 30% 늘렸다. 이러한 투자는 위기속에서 기회를 만들어 냈고 5년간 돋보이는 성과를 낼 수 있었다.오비맥주의 눈부신 성장에는 장인수 사장의 뚝심있는 리더십이 있다.장 사장은 대경상고(현 대경정보산업고)를 졸업한 뒤 1980년 진로에 입사, 30년 가까이 진로(2005년 이후 하이트진로)에서 영업현장을 누볐다.
‘정치 깡패’로 불리던 유지광의 주류 도매상을 담당하기도 하고 ‘참이슬’의 성공을 뒷받침하기도 했다.장 사장은 2010년 1월 경쟁 회사인 오비맥주의 영업총괄 부사장으로 자리를 옮겼다. 당시 오비맥주는 업계 2등이었다. 영업사원들은 월말이면 출고 실적을 부풀리느라 간판 제품인 카스를 도매상 창고에 쌓아두는 ‘밀어내기식 영업’에 매달렸다. 이로 인해 유통기간이 3~6개월로 길어졌다.카스는 장 사장이 진로에서 일할 때 처음 선보인 진로 제품(이후 카스를 만들던 진로쿠어스가 오비맥주에 합병)이었다. 그만큼 카스에 대해 잘 알고 있던 장 사장은 “비열처리 맥주인 카스는 채소와 같은 신선 식품”이라며 “잘못된 영업 관행을 바로잡을 테니 6개월의 시간을 달라”고 대주주를 설득했다. 그는 월말 출고를 줄이고 월초 출고를 대거 늘렸다.직원들에게도 밀어내기를 중단하고 공장에서 막 출고된 제품을 바로 공급하라고 강하게 주문했다. 처음엔 카스 점유율이 더 떨어졌다.하지만 4개월이 지나면서 점유율이 가파르게 올라가기 시작했다. 카스의 시원한 맛을 소비자가 높게 평가한 것이다. 현재까지도 카스는 출고 1개월 이내 제품이 대다수다.카스 점유율은 2009년 35.2%에서 2011년 42% 이상으로 치솟았고, 2013년 1분기엔 50.5%까지 높아졌다. 현재 카스의 시장점유율은 60%에 육박하는 것으로 업계는 분석하고 있다.하지만 장 사장과 오비맥주 앞에 놓인 과제도 만만치 않다. 우선 오는 4월 ‘유통 공룡’인 롯데그룹이 맥주시장에 뛰어든다. 하이트진로도 박문덕 회장이 나서 결연한 의지를 보이며 맥주시장 1위 탈환을 목표로 내걸었다.AB인베브가 오비맥주를 아시아지역 전초기지로 삼겠다고 밝힌 만큼 해외시장 공략도 오비맥주가 한단계 더 도약할 수 있는지 가늠하는 잣대가 될 것으로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