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물가에 금리인하 지연...미 국채금리도 폭등
고정형 주담대 중심 국내 은행 대출금리 영향
고정형 주담대 중심 국내 은행 대출금리 영향
매일일보 = 이재형 기자 | 미국의 고물가 상황이 지속되면서 금리 인하 시점이 늦어지고 있는 가운데 중동 정세 불안까지 더해지면서 국내 고정금리 주택담보대출(주담대) 금리가 들썩이고 있다.
16일 금융권 등에 따르면 이날 기준 5대 시중은행(KB·신한·우리·하나·NH농협)의 고정(혼합)형 주담대 금리 밴드는 3.14~5.77%, 변동형 주담대 금리는 3.90~6.80%인 것으로 전해졌다. 이달 초 고정형 금리는 3.05~5.73%, 변동형은 4.01~6.84%대를 형성했다. 짧은 기간 이같은 변화는 고물가에 미국의 기준금리 인하 시점이 점점 밀리고 있는 것이 주요 요인 중 하나로 꼽힌다. 미국 노동부에 따르면 미국 3월 소비자물가지수(CPI)는 전년 대비 3.5%, 전월 대비 0.4% 올랐다. 모두 월가 예상치(3.4%, 0.3%)를 소폭 상회했다. 지난해 9월(3.7%) 이래 가장 높은 수준이다. 이에 따라 금리 인하 예상 시점은 올해 4분기까지 늦어졌다. 고정형 주담대 금리 산정의 기준이 되는 금융채 5년물 금리 역시 올 초부터 3.7~3.8%대에서 움직이고 있다. 고금리 장기화에 이스라엘-이란 등 중동 전쟁 위기가 고조되면서 미국 국채금리가 급등하는 점도 영향을 주고 있다. 전자거래 플랫폼 트레이드웹에 따르면 10년 만기 미국 국채 수익률은 15일(현지시간) 미 증시 마감 무렵 4.61%로, 지난 12일 오후 4시 대비 9bp(1bp=0.01%포인트) 올랐다. 10년 만기 미 국채 수익률이 4.6%대로 오른 것은 지난해 11월 14일 이후 5개월 만에 처음이다. 미 국채 금리의 급등은 우리나라 국고채‧은행채에 연쇄적으로 영향을 줘 주담대 고정금리 상승을 부추기는 원인이 될 수 있다. 반면 한편으로는 지난달 국내외 통화정책 변화에 대한 기대감이 일각에서 커지면서 주담대 변동금리 기준이 되는 코픽스(COFIX·자금조달비용지수)는 낮아졌다. 3월 신규 취급액 기준 코픽스는 2월(3.62%)보다 0.03%포인트 내린 3.59%로 집계됐다. 코픽스가 내린 만큼 은행이 적은 이자로 자금을 조달했다는 것을 의미하며 코픽스가 오르면 그 반대다. 시중 은행들은 16일부터 신규 주택담보대출 변동금리에 이날 공개된 코픽스 금리를 반영할 예정이다. KB국민은행에서 주담대 신규취급액 코픽스 기준 변동금리는 3.91∼5.31%에서 3.88∼5.28%로 낮아진다. 우리은행의 주담대 신규취급액 코픽스 기준 변동금리 역시 4.81∼6.01%에서 4.78∼5.98%로 인하된다.저작권자 © 매일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