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2대 당선인 일동, 결의문 낭독도···"다시 시작"
매일일보 = 이태훈 기자 | 4·10 총선 참패로 위기를 맞은 국민의힘이 연이틀 지도 체제 구성을 위해 머리를 맞댔지만 이번에도 결론을 내지 못했다. 일단 실무형 비상대책위원회를 구성해 차기 당 대표 선출을 위한 전당대회를 여는 '큰 틀'만 확정한 상태다. 여당은 오는 17일 상임고문단 의견 청취 후 필요하다면 낙선자 의견 수렴까지 거쳐 차기 지도부 구성과 관련한 사항을 결정한다는 방침이다.
윤재옥 원내대표 겸 당 대표 권한대행은 이날 국회에서 진행한 제22대 당선자 총회를 마친 직후 기자들과 만나 "당을 빠른 시간 안에 수습해 (새로운) 지도부 체제가 빨리 출범할 수 있는 쪽으로 (의견이) 모아졌다"며 "전당대회를 치르기 위한 '실무형 비대위'를 구성할 것"이라고 말했다.
국민의힘 당헌·당규에 따르면 전당대회 준비위원회 위원장 및 위원 구성은 최고위원회 권한인데, 현재 여당은 최고위가 없고 한동훈 비대위 또한 사실상 해체됐기 때문에 전당대회 개최를 위해선 다시 비대위를 구성할 수밖에 없다.
윤 권한대행은 "내일(17일) 상임고문들의 모임이 있는데, 저를 비롯해 핵심 당직자들이 참석해 의견을 듣겠다"며 "낙선자들의 의견을 듣자는 의견도 (당선자 총회에서) 나왔다. 참석 가능한 인원을 파악한 후 금요일(19일)쯤 추진하려고 한다"고 설명했다. 구체적인 전당대회 개최 시기를 묻자 "날짜를 정하기보다는 빠른 시일 내에 하려고 한다"고 답했다.
이날 당선자 총회에서 나온 내용이 전날 중진 간담회에서 모인 총의에서 몇 발짝 나가지 못했다는 지적도 나온다. 누구를 중심으로 비대위를 꾸릴 것인지를 포함해 새 비대위 구성 시점과 활동 기한, 역할 등도 구체화하지 못했기 때문이다. 일각에서는 윤 권한대행이 비대위원장을 맡아 전당대회를 진행하는 방법도 언급됐으나, 윤 권한대행은 "(그런) 의견은 있었지만 결론을 내리지는 않았다"며 "(계속해서) 의견을 수렴할 것"이라고 말했다.
당선자 총회는 2시간 가까이 진행됐는데, 참석한 의원 대부분은 윤 권한대행 체제하에 비대위를 출범하고 가급적 빨리 전당대회를 치르는 방법을 거론했다. 윤상현 의원은 당선자 총회를 마친 직후 기자들과 만나 "차기 원내대표가 비대위를 구성하는 게 맞다"면서도 "(하지만) 야당이 5월 2일에 특검법을 처리하겠다고 하니, 이때까지는 윤재옥 원내대표가 마무리해야 한다. 차기 원내대표에 부담감을 줘선 안 된다"고 주장했다.
김태호 의원도 "실무형(관리형) 비대위이기 때문에 비대위 자체에 큰 의미를 둘 필요는 없다"며 "(다만) 비대위의 과제를 줄이면서 빠른 시간 안에 전당대회를 열고 변화된 모습을 보여야 한다"고 강조했다.
한편 국민의힘과 비례 위성정당 국민의미래 당선자들은 이날 총회에서 결의문을 낭독하기도 했다. 이들은 "다시 시작하겠다. 기득권을 내려놓고 오직 국민만 바라보고 한마음 한뜻으로 변화해 나가겠다"며 "국민을 섬기는 마음으로 일하겠다. 민생, 경제, 외교, 안보, 또 집권 여당으로서 해야 할 일들을 실천해 나가겠다"고 밝혔다. 국민의힘과 국민의미래는 실무적인 절차를 거쳐 조만간 합당할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