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과점 유지 산업 5년간 51개‧10년간 36개 달해
고물가 장기화에 식품사‧유통사 독과점 가시화
고물가 장기화에 식품사‧유통사 독과점 가시화
매일일보 = 이선민 기자 | 국내 산업계는 점유율이 높은 업체에 대한 집중도가 높고, 선두 사업자의 순위가 굳어져 독과점 구조를 형성하고 있다.
22일 공정거래위원회가 조사한 국내 480개 광업·제조업 산업의 시장구조를 살펴보면, 2016∼2020년(5년)간 독과점구조가 유지된 산업(이하 독과점 산업)은 51개다. 10년째 독과점 구조가 굳어진 산업은 메모리용 반도체(99.3%·CR3 기준), 승용차(92.8%), 맥주(97.9%), 스마트폰(90.8%) 등 36개다. 독과점 산업은 5년 연속 1위 사업자 점유율(CR1)이 50% 이상이거나 1~3위 사업자 점유율(CR3)이 75% 이상인 산업이다. 장기간 독과점 구조가 지속되면 해당 기업이 시장 지배력을 남용하거나, 일부 기업이 가격담합을 형성하는 등 등 불공정거래 행위가 발생할 가능성이 높다. 특히 최근에는 고물가가 오랜시간 지속되면서 소비자들이 피부로 직접 느끼는 라면, 가공식품 등 먹거리 기업과 소비재를 판매하는 유통회사, 온라인 플랫폼 등의 독과점이 문제로 부상하고 있다. 최근 쿠팡은 CJ제일제당과 갈등을 빚으면서 “독과점 식품기업 제품이 쿠팡에서 사라지면서 중소·중견기업 제품 판매량이 급증했다”는 자료를 내기도 했다. 해당 자료에서 쿠팡은 지난해 지난 1~5월 즉석밥 식품 판매 추이를 분석한 결과 독과점 식품기업 제품이 쿠팡에서 사라지면서 중견기업 즉석밥 제품은 최고 50배, 중소기업 제품은 최대 100배 이상 성장했다고 지적했다. 햇반이 빠지면서 중소기업 유피씨의 상반기 판매가 전년 동기 대비 1만407% 급성장했고, 시아스의 성장률은 7270%에 달했다. 하림의 프리미엄 즉석밥도 전년 동기 대비 4760%의 급성장했다. 양 사의 경쟁 구도와 별개로 CJ제일제당과 오뚜기의 점유율이 97.6%인 즉석밥 시장에서 한 회사가 빠지자 중소·중견 식품업체들이 전례 없는 성장을 한 상황이다. 쿠팡도 모바일 유통의 강자로 독과점 기업이라는 지적에서 자유롭지 못하다. 1분기 쿠팡의 월평균 이용자 수(MAU)는 3027만명으로, 2~5위인 지마켓(옥션 포함) 836만명, 알리 808만명, 11번가 745만명, 테무 660만명을 모두 더한 수준이다. 이에 소상공인연합회는 “플랫폼의 시장 지배력이 높아지면서 대안을 마련할 여력이 없는 소상공인은 갑질과 불공정행위를 고스란히 감내하는 상황”이라며 “플랫폼 공정 경쟁촉진법을 신속하게 제정하고 규제 대상에 쿠팡‧배민‧쿠팡이츠‧요기요‧야놀자‧여기어때‧직방 등 업종별 독과점 플랫폼을 포함해야 한다”고 촉구했다.저작권자 © 매일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