줄지 않는 가상자산 피해…‘리딩방 사기’ 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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줄지 않는 가상자산 피해…‘리딩방 사기’ 최다
  • 이재형 기자
  • 승인 2024.04.29 14: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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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익률 80% 인증 등 유혹...고배율 레버리지에 강제청산까지
금감원 가상자산 투자사기 피해사례·대응 요령 담은 사례집
금융감독원은 산하 가상자산연계 투자사기 신고센터를 통해 접수된 누적 2209건의 피해 신고를 전수 분석해 대표적 피해사례 7건을 선정, 피해 경위와 대응 요령을 담은 사례집을 29일 발간했다. 지난 18일 서울 빗썸 고객센터에 표시된 비트코인 가격. 사진=연합뉴스

매일일보 = 이재형 기자  |  #A씨는 온라인 채팅 플랫폼 텔레그램에서 가상자산 대리매매를 홍보하는 B씨에게 자신이 투자 실패 등 현재 어려운 상황들을 토로했다. 사연을 들은 B는 수익률 인증 사진을 보내주며 본인의 매매 승률이 80%에 달한다고 자랑한 뒤 유료회원 리딩방이나 대리매매를 통해 도움을 주겠다 제안했다. 대리매매는 B가 A의 가상자산거래소 계정에 직접 접속하여 매매한 후 수익금을 50:50으로 정산하는 방식이었다.

매매도 힘들었고 자신감도 떨어졌던 A는 B에게 대리매매를 맡겼고, 본인의 해외 가상자산거래소 계정에 자금을 충전한 뒤 B에게 ID와 PW를 모두 알려줬다. B는 변동성이 큰 알트코인 선물을 거래하며 레버리지도 25~40배를 쓰면서도, 청산은 절대 없다며 금방이라도 큰 수익이 날 것처럼 A에게 기대감을 줬다.
하지만, B는 대리매매를 시작한 다음 날 첫 거래부터 손절했고 그 다음 날에는 강제청산까지 당했다. 그럼에도 A는 B를 계속 믿었고, 추가 자금까지 입금했지만 B는 스탑로스(지정가 자동 손절 기능) 조차 설정하지 않으면서 매매를 진행했고, 심지어 비트코인 선물 거래에 150배 레버리지를 쓰면서 수 차례 청산당하며 결국 A의 투자금을 모두 날렸다. 금융감독원은 산하 가상자산연계 투자사기 신고센터를 통해 접수된 누적 2209건의 피해 신고를 전수 분석해 대표적 피해사례 7건을 선정, 피해 경위와 대응 요령을 담은 사례집을 발간했다고 29일 밝혔다, 금감원은 “디지털자산거래소 공동협의체(DAXA)와 공동으로 집중적‧종합적인 홍보를 실시, 가상자산 투자사기 경각심을 고취하고 투자자 피해 예방 홍보 효과를 극대화 하고자 한다”고 말했다. 금감원에 따르면 올해 1∼4월 금감원 가상자산연계 투자사기 신고센터에 접수된 피해사례(중복집계)를 유형별로 분석한 결과 리딩방 사기가 26.5%로 가장 비중이 컸고, 미신고거래소(18.9%), 피싱(17.7%), 유사수신(5.29%) 등의 순으로 나타났다.
금감원이 집계한 대표적 피해사례 7선을 보면 △미신고 가상자산거래소를 통한 사기 △락업코인 판매(블록딜) 사기 △로맨스 스캠 사기 △유명 코인 사칭 사기 △가상자산거래소 직원 등 사칭 사기 △가상자산 리딩방, 대리매매 사기 △대체불가토큰(NFT) 경매 사기 등이었다. 유명 코인 사칭 사기는 대형 가상자산거래소에 상장된 시가총액이 큰 유명 코인을 시세보다 저렴하게 판매한다고 했지만, 이름만 같은 가짜 코인이었고, 판매업체는 잠적해버린 사례다. 금감원은 이 사례집을 홈페이지에 전자파일 형태로 게시하고, 전국 노인복지관과 고용지원센터, 광역 지자체 등을 통해 고령자 등 취약계층 위주로 배포할 계획이다. 금감원 관계자는 “만일 본 책자에 기재된 사례와 동일하거나 유사한 투자사기를 당했다고 의심되는 경우 즉시 금감원이나 경찰에 신고하고 상담과 도움을 요청하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금감원은 디지털자산거래소 공동협의체인 닥사(DAXA)와 공동으로 이 사례집을 비롯해 가상자산 투자사기 대표 유형 숏폼 시리즈와 투자자 유의 사항 교육영상을 SNS 채널 등에 게시하고, 닥사 홈페이지에 통합정보게시판을 운영할 방침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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