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30대 77% “부모에게 경제적 독립하지 못했다”
매일일보 = 김혜나 기자 | 수도권 중소기업들이 만성 인력난에 허덕이며 심각한 위기에 놓였다.
1일 통계청 국가통계포털(KOSIS)에 따르면, 지난해 근로자 300인 미만 중소기업 취업자 중 39세 이하 청년층은 781만7000명으로 전체의 30.9%다. 그중 29세 이하가 13.5%, 30대는 17.4% 등이다.
중소기업 취업자 중 비중이 가장 큰 연령층은 60세 이상(24.0%)이다. 이어 50대(23.8%), 40대(21.3%) 순이다. 중소기업과 대기업 간 임금과 근로조건 격차가 점차 벌어지면서 청년층의 중소기업 기피 현상이 커진 것으로 분석된다. 지난 2022년 12월 기준 영리기업 중 대기업 근로자 평균소득은 월 591만원(세전 기준)으로 중소기업(286만원)의 약 2.1배 차이다.
저출생도 인력난 심화 요인이다. 통계청에 따르면, 국내 생산가능인구는 2019년 3762만8000명으로 정점을 찍은 뒤 매년 감소세다. 2039년 2955만2000명으로 처음 3000만명대 밑으로 떨어졌으며, 2062년에는 1983만4000명으로 2000만명대를 밑돌 전망이다.
지난달 15일 관계부처 합동 제15차 일자리전담반(TF) 회의에서도 인력난 해소 방안이 집중 논의됐다. 정부는 노동시장 환경 개선과 교육 격차 해소로 한국 경제의 역동성을 높이고 청년과 여성, 중고령층 등 잠재 인력의 노동시장 진입을 촉진시켜 생산인구 감소에 대응한다는 방침이다.
‘캥거루족’ 증가도 심각한 위협이 되고 있다. 캥거루족은 대기업 및 공기업에 취업하는 과정에서 채용합격이 이뤄지기 전까지 부모님에게 의존하는 청년층을 뜻한다.
채용콘텐츠 플랫폼 캐치에 따르면, 지난 1~5일 2030대 1903명을 대상으로 온라인 설문조사를 실시한 결과 응답자의 77%가 ‘부모님께 경제적으로 의존하고 있다’고 답했다. 응답자 43%가 부모의 집에서 같이 살고 있었고 41%는 부모에게 월세나 용돈 등을 받는다고 답했다. 부모와 같이 살면서 용돈도 받는다는 응답은 7%였다.
2030대가 부모에게서 독립하지 못하는 가장 큰 이유는 ‘안정적인 수입이 없어서’가 56%로 가장 많았다. 그다음 ‘생활비 부담 때문에(17%)’, ‘독립할 필요성을 느끼지 못해서(13%)’, ‘부모님이 경제적으로 여유로워서(7%)’, ‘목돈 마련을 위해(3%)’ 등 순이었다.
지난달 비경제활동인구 중 ‘쉬었음’ 인구는 28만9000명으로 전년 동기 대비 1만5000명 증가했다. 연령별로는 20대(-2만1000명)와 50대(-1만명)에서 감소했다. 30대(1만 5000명)와 40대(1만 3000명)는 전년 대비 증가했다. 경제활동이 가장 활발한 30대와 40대에서 그냥 쉰 인구가 늘어난 것은 부정적으로 해석된다. 이처럼 쉬는 청년들은 늘어나는 반면, 중소기업 인력난은 확대되는 추세다.
중소기업의 인사담당자는 “채용시장이 다양한 이유로 경직되며 구인하기가 더 어려워졌다는 것이 체감된다. 반년 이상 공고를 올려둬도 지원자가 거의 없는 직종도 있다”며 “사무직의 경우 사정이 조금 낫지만 특히 제조업의 경우 충원이 어렵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