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일보 = 안광석 기자 | 올해 1월부터 4월까지 전세보증사고 규모가 2조원에 가까운 것으로 나타났다.
19일 주택도시보증공사(HUG)에 따르면 해당 기간 전세보증금 반환 보증보험 사고액은 1조9062억원, 사고 건수는 8786건이다.
이 기간 보증보험 사고액은 전세사기 및 역전세 여파로 작년 같은 기간보다 76% 급증한 것이다. 이에 따라 올해 연간 사고액은 역대 최고치였던 작년 규모(4조3347억원)를 뛰어넘을 것이라는 전망도 나온다.
월별 사고 규모는 1월 2927억원, 2월 6489억원, 3월 4938억원, 4월 4708억원에 달한다.
HUG가 올해 세입자에게 전세금 반환을 요청받고 내준 대위변제액은 1조2655억원이다. 이는 전년 동기 대위변제액 8124억원보다 55.8% 늘어난 수치다.
전세보증보험은 집주인이 세입자에게 보증금을 제때 돌려주지 않을 때 HUG가 자체 자금으로 먼저 세입자에게 반환한 뒤 2∼3년에 걸쳐 구상권 청구와 경매를 통해 회수하는 상품이다.
보증사고 규모가 커지면서 HUG의 집주인에 대한 대위변제액 회수율은 10%대를 맴돌고 있다.
2019년만 해도 58%였던 전세 보증보험 대위변제액 연간 회수율(당해연도 회수금/대위변제 금액)은 2022년 말 24%, 지난해 말 14.3%로 떨어졌다.
작년 한 해 동안 HUG가 집주인 대신 세입자에게 3조5544억원을 내어줬는데, 이 중 5088억만 회수할 수 있었다는 의미다.
올해 1분기 대위변제액 회수율은 17.2%다. 전세금 8842억원을 대신 돌려주고 1521억원을 회수했다.
전세가율이 조금씩 높아지면서 전세사기 우려가 여전한 상황이다. 실제로 지난해 60% 후반대까지 떨어졌던 서울 빌라 전세가율은 올해 들어 다시 조금씩 높아지고 있다.
통상 전세가율 80%를 넘으면 집을 처분해도 세입자가 보증금을 제대로 돌려받지 못할 수 있기에 깡통전세로 분류한다.
한국부동산원 임대차 시장 사이렌에 따르면 올해 4월 서울지역 연립·다세대(빌라)의 전세가율은 평균 72.0%로, 올해 1월(70.4%)부터 4개월 연속 상승했다.
빌라 전셋값은 여전히 하락세인 가운데 시세가 전세가보다 더 떨어져 전세가율이 높아지고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전국에서 빌라 전세가율이 가장 높은 곳은 전남 광양으로 104%를 기록했다. 매매가보다 전셋값이 높다는 의미다. 서울에서 빌라 전세가율이 가장 높은 곳은 강서구(80.2%)였고, 구로구(79.0%), 관악구(77.8%), 중구(76.8%)도 높은 편이다.